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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스마트폰] ③무선 충전 기술 ‘성큼’

2013.02.26

PC를 쓰면서 가장 골칫거리는 선이었다. 책상을 복잡하게 할 뿐더러 먼지가 꼬인다. 그래서 무선 기술은 참 고맙기 그지없다. 인터넷부터 시작해 키보드, 마우스, 심지어 오디오까지 무선으로 바꾸면서 선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절대 안 될 것 같은 게 바로 전원이었다. 아직 PC는 무선으로 쓸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전력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에서는 무선 충전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올랐다. 지금 당장 살 수도 있을 정도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조금씩 선보이는 기술이다.

코일 통한 자기유도가 기술 핵심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 공명 방식, 다른 하나는 자기 유도 방식이다. 기본이 되는,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구현하기 쉬운 것은 자기 유도 방식 무선 충전이다. 자기 유도는 코일사이로 강한 자석을 움직이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충전기는 코일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전달할 자기장을 만든다. 이 자기장이 닿는 곳에 마찬가지로 코일을 붙이면 유도전류가 일어나면서 전자기가 전달된다. 이를 배터리 충전에 이용하는 것이다. 코일 가운데에 있는 강한 자석 때문에 자기 유도 방식충전 스테이션에 장치를 가져다 대면 ‘철썩’하고 붙는다.

Nexus4_wireless_charger

관건은 충전 효율이다. 자기 유도 방식은 국제무선충전표준협회(WPC, wireless power consortium)가 만든 Qi방식과 파워매트가 갖고 있는 PMA방식으로 나뉜다. 기본 원리는 같지만 주파수를 달리해 충전 효율에는 차이가 있다. 대체로 충전 효율은 PMA 방식이 좋다는 평이다. 구글과 AT&T, GM이 PMA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충전 스테이션 관련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아직 머뭇거리는 인상이다. PMA 방식은 파워매트가 전적으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품 안에 심기가 까다롭다.

지금까지는 Qi 방식이 스마트폰 안에 더 많이 들어가 있다. 요즘 LG전자가 옵티머스G프로, 넥서스4 등에 쓴 기술도 Qi다. LG가 주도하고 노키아, 에너자이저 등이 참여하고 있다. Qi는 WPC내에서 기술 표준을 갖고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어 많은 제조사들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PMA방식의 파워매트 제품으로 아이폰4S를 충전해봤다. 충전 시간은 2시간 남짓으로 꽤 빨랐다. 파워매트는 유선 대비 90% 수준의 충전 효율을 낸다고 밝히고 있다. 초기에 더 빠르게 충전되는 아이폰 배터리의 특성도 그대로다. 접점에서 1cm정도는 떼어도 충전이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직접 심어도 범퍼, 실리콘 케이스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각 제품에 맞는 충전 재킷을 끼워야 하는 게 아쉽다. LG전자도 지난 2월18일 옵티머스G프로를 발표하면서 Qi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을 언급했는데 실제 충전 시간은 3~4시간 정도로 유선이 2시간~2시간40분 가량 걸리는 것에 비해 약 1.5배 가량 되는 것으로 발표했다. 따로 충전 재킷이 없어도 되는 것은 편리하지만 공급 전력이 PMA보다 낮다는 평이다. 옵티머스G프로의 무선 충전기 옵션은 아직 판매되지 않고 있다.

powermat_wireless_charge

표준 다툼, 근거리에서 원거리로 기술 발전

가장 이상적인 기술로 꼽히는 것은 자기 공명 방식이다. 자기 공명 방식도 전력 코일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은 자기 유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자기 공명방식은 말 그대로 코일에 맺히는 전력을 공진해 도달 거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현재 기술로는 주변 2m 정도까지는 전기 신호가 퍼져 나간다. 충전스테이션 근처에 있으면 스마트폰이 저절로 충전되는 것이다.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필요가 없다. 하루 종일 게임해도 배터리가 안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 개발되는 기술 수준은 2m 범위를 갖는다. 1m 이내에서는 상당한 충전 효율을 내고 2m 정도 떨어지면 40%정도로 떨어진다. 급속 충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서히 충전하고 전력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거리를 더 늘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기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신경 쓰인다. 최근에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 자기장을 쓰는 쪽으로 기술이 발전된다. 충전에 쓰지 않는 에너지는 충전 스테이션이 다시 끌어당기는 기술도 있다. 전파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도 무선 충전에 쓸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이유로 지금은 자기 방식이 더 대중화되고 있다.

자기 공명 방식은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협회가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 퀄컴, SK텔레콤등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자기 공명 방식의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중인데 아직은 기술의 안정성과 효율이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S4도 당장은 자기 유도 방식의 무선 충전 기술이 들어간다는 소문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표준화 시급, 충전기 인프라 확대부터

무선 충전은 스마트폰 배터리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수시로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어서다. 이 기술이 널리 대중화되려면 우선은 표준화가 가장 중요하다. 제조사마다 제각각이었던 스마트폰의 충전기가 마이크로USB로 통일된 것처럼 충전 주파수를 통일하거나 서로간의 호환성을 갖게 하는 기술이 시급하다. 현재는 자기 유도 방식인 Qi와 PMA 간에도 충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각각의 방식으로 운영하되 서로간의 충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가능성은 확인했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충전 스테이션이 주변에 얼마나 많이 깔리는지도 중요하다. 아직까지 무선 충전을 위한 충전 스테이션은 값이 매우 비싸다. 구글이 내놓은 넥서스4용 Qi 방식 무선 충전기가 59달러에 팔린다. 넥서스4가 299~349달러인 것을 생각하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파워매트 제품도 충전 매트만 10만원 가까이 한다. 어차피 한 곳에서만 충전할 거라면 USB 케이블을 쓰는 게 더 빠르고 싸다. 무선 충전이 빛을 발하려면 충전기는 개인이 구입하는 것보다 곳곳에 인프라처럼 깔릴 필요가 있다. 커피숍에 음식점에, 그리고 차량용 거치대도 무선 충전기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놓일만한 곳에 많이 두면 둘수록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다. PMA는 미국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마다 충전 스테이션을 달아두고 있다.

starbucks

이후 자기 공명 방식으로 신호가 몇 미터씩 뻗어나갈 수 있다면 차 안에 탔을 때나 사무실 안에서 주머니 속에 스마트폰을 넣고 자리에 앉아만 있으면 저절로 충전이 될 수 있다. 프로세서 작동 속도가 높아지고 화면은 고해상도에 점점 커지는 스마트폰에게 전기를 덜 먹으라고 하거나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무선 충전 기술만큼 현실적인 게 또 있을까.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