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1년] SAS “분석에서 가치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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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국내외 대다수의 기업이 2013년에도 주목하겠다고 꼽은 단어다. 근데, 걱정이 앞선다. 이미 너무 많은 매체가 지난 한 해 빅데이터를 주목했다. 빅데이터 시장성, 가능성, 사례 등을 얘기했다. 갑자기 쏟아진 빅데이터에 사람들은 ‘귀에 딱지가 앉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의 가치를 얘기하려고 한다. 그래서 1년전 ‘빅데이터’와 지금의 ‘빅데이터’는 뭐가 다른지 살펴봤다.

SAS는 36년 동안 ‘분석’ 분야로 한 우물을 판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그래서일까. 테라데이타, 오라클, SAP, EMC, HP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기업들과는 조금 다른 길로 빅데이터 시장에 접근한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을 살린 데이터 관리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고급분석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가치 전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SAS가 분석에 있어서는 맏형입니다. 사실 빅데이터를 다루는 게 신기술을 도입한다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예전에는 감과 느낌으로 하던 경영을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기업이 어디일까요.”

이진권 SAS코리아 상무는 빅데이터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건, 제대로 된 분석을 통한 가치 찾기라고 보았다. 맞춤형 마케팅, 최적 마케팅, 공장 설비 관리 등 모두 데이터를 분석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이진권 상무는 하둡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 못지 않게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안에서 회사 전략에 도움이 될 만한 가치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ASkorea

“좋은 장비, 박스, 솔루션이 하나로 갖춰진 시장은 다른 영역이고 다른 게임입니다. 오라클이나 SAP에서 SAS 솔루션이 안 돌아가나요?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어떤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최적의 분석 환경을 갖추는 것입니다.”

실제로 SAS가 빅데이터 시장 접근 위해 구현한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은 분석을 통한 가치 생성에 초점을 두었다. SAS는 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 분석, 축적하는 내부 운영 시스템을 전사적데이터웨하우스(EDW)와 연계해 분석데이터웨어하우스(ADW)에서 빅데이터 가치를 찾는다는 입장이다. 이 ADW 안에서는 샘플링 없이 전수 데이터 처리나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 실시간 추천과 감지가 가능한 분석이 이뤄진다.

“이제 각 데이터를 분석해서 가치를 얻어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통합 데이터를 봐야 합니다. 단기 데이터가 아닌 시계열 데이터, 특정 데이터가 아닌 모든 걸 포함하는 데이터를 분석해야 합니다.”

ATM에서 발생하는 로그 데이터를 떠올려보자. ATM에서 발생하는 입출금 내역, 시간, 장소 데이터들을 분석하면 뭔가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은행은 생각한다. 하지만 ATM 기기에서 하루동안 발생하는 데이터 양은 많다. 분석한다고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잘 모른다. 분석해봐야 뭐가 나올지 모르는 데이터를 선뜻 분석하려는 고객은 없다. 이진권 상무는 은행의 이같은 고민을 도와주는 게 빅데이터 시장에서 SAS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데이터를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다른 관점에서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일 말이다.

“예를 들어 ATM에서 발생하는 시계열 데이터를 6개월로 나눠 그 흐름을 봤습니다. 그러다보니 A라는 계좌를 쓰는 사람이 강남에서 ATM 기기를 쓰다가 강북에 있는 ATM 기기를 씁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나 것일까요. 이사를 했거나 직장이 바뀌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해당 계좌를 사용하는 고객의 위치정보가 바뀐 걸 아는 건 마케팅에서 중요한 일이다. 해당 은행은 더 이상 강남지점이 아닌 강북지점에서 해당 고객에게 은행 상품을 권유할 수 있다. 아니면 강북에 있는 가맹점들의 할인쿠폰을 제공해 소비를 늘리게 도울 수도 있다. 위치에 맞춘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가격이 높은 곳으로 이사를 간 거라면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행동을 감지한 분석이지요. ATM 데이터 하나만으로는 살펴볼 수 없지만,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기업은 자사 고객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ATM 데이터에 대해 오늘치밖에 분석하지 못해 이런 정보를 알 수 없었지만, 이젠 몇 초 안에 며칠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빅데이터 시대죠.”

물론 모든 국내 고객이 앞서 거론한 ATM 사례처럼 데이터를 분석하는 건 아니다. 이전권 상무는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된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전에 분석 결과에만 마음이 급해 안달하는 고객, 무엇을 얻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그저 분석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고객 등 빅데이터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다양한 기업을 만났단다.

“빅데이터가 뭔지 대충 개념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사업 전략을 세울 것인지 고민하는 기업은 많지 않지요. 그저 단기간에 데이터를 분석하면 바로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해당 기업들이 바라보는 해외 사례는 최소한 10년치 데이터는 쌓아서 분석한 결과물인데 말이죠.”

국내는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 전에 빅데이터 시장에 접근하는 기업이 적잖다. CIA를 비롯해 해외 기업은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기범을 잡겠다’는 식의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찾기 위한 데이터 모델을 만들었다. 국내 기업은 그저 전통적인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솔루션에 데이터만 넣으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란 기대를 품고 빅데이터 시장에 접근한다.

데이터 모델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부딪히면서 모델 수정 작업도 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관련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는 이런 중간과정 없이 결과만 기대하는 고객이 적잖은 게 문제라고 이진권 상무는 설명했다.

“국내 고객들도 빅데이터 프레임워크가 아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넣으면 결과가 나오는 프레임워크가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정거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 말입니다. 올핸 플랫폼을 구축하는 국내 기업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