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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폭 “웰컴 삼성”, 크롬 “굿바이 웹킷”

2013.04.04

모질라재단 삼성과 협력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개발하는 모질라재단이 삼성전자와 협력하기로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모바일기기와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새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만들기 위해서다.

모질라재단은 4월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더 빠른 멀티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와 이기종 컴퓨팅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며 “진화한 웹브라우저 엔진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와 최근 협력하기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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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재단이 앞으로 소개할 웹브라우저는 모질라재단이 자체 개발한 새 웹브라우저 엔진 ‘서보(Servo)’를 기반에 둔다. 서보는 모질라재단이 지난 2012년부터 연구해 온 엔진이다.

기대되는 부분은 앞으로 모질라재단의 웹브라우저 체감 성능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부분이다. 현재의 컴퓨팅 환경에서는 PC는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막론하고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서보 엔진으로 개발될 모질라재단의 새 웹브라우저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게 된다.

웹브라우저가 자체적으로 동영상이나 음악 등 추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HTML5 표준이나 그래픽 처리장치(GPU)로부터 가속 지원을 받는 웹GL 기술 등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높은 프로세서 성능을 필요로 하는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고자 하는 모질라재단의 서보 엔진 기술이 반갑다.

이 같은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모질라재단의 가장 안성맞춤인 동반자다. 우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팔고 있는 업체라는 점이 장점이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2억1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전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이들 10명 중 4명의 손에 ‘갤럭시’ 시리즈가 들려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업체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린 만한 숫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용 ‘엑시노스’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도 파이어폭스에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4개의 핵심 코어와 4개의 저전력 코어로 설계된 모바일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출시할 모바일기기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응용프로그램(앱)의 가장 모범적인 요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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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 ‘웹킷’ 버리고 ‘블링크’로

모질라재단이 삼성전자와 웹브라우저 개발을 협력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동시에 구글도 중요한 계획을 알렸다. 구글은 그동안 ‘크롬’ 웹브라우저에서 쓰던 웹킷(WebKit) 엔진 지원을 중단하고, 새 엔진을 적용하기로 했다. 새 엔진의 이름은 ‘블링크(Blink)’다.

웹킷 엔진은 지난 애플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개방형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됐다. 자바스크립트 엔진을 포함하고, HTML이나 CSS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웹킷 엔진을 쓰는 브라우저는 노키아 심비안 운영체제(OS)의 ‘S60’, ‘블랙베리 브라우저’, 애플의 ‘사파리(웹킷2)’ 등 다양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치돼 있는 웹브라우저도 웹킷 기반이다. 전체 웹브라우저 엔진 시장 중 웹킷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엔진이기도 하다.

블링크는 구글의 개방형 소스 프로젝트 크로미움 프로젝트와 웹킷 엔진에 기반을 둔다. 크로미움 프로젝트 공식 블로그를 보면, 구글 웹킷 개발팀은 똑같은 웹킷 코드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웹킷 기반 웹브라우저가 만들어지는 지금의 웹브라우저 개발 환경에 문제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개발 환경의 복잡성은 높아지고, 모두의 혁신 속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는 게 구글의 지적이다.

아담 바스 구글 엔지니어는 크로미움 프로젝트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수년 동안 복수의 아키텍처를 지원해옴에 따라 웹킷과 크로미움 프로젝트 모두 복잡성이 증가했다”라며 “이는 집단적인 혁신 속도 저하 문제를 일으켰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웹킷 대신 블링크를 통해 개발 환경을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은 블링크 프로젝트의 첫 삽을 내부 구조를 뜯어고치는 것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아담 바스 엔지니어는 “예를 들어 7가지 빌드 시스템과 7천여개의 개발용 파일, 450만여줄에 이르는 코드를 삭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웹브라우저 개발업체 오페라의 결정도 흥미롭다. 오페라는 불과 두 달 전 자체 엔진인 ‘프레스토(Presto)’를 지원 중단하고, 웹킷 엔진으로 갈아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웹킷 대신 블링크를 선택했는데, 오페라가 난감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오페라는 블링크를 선택한 구글의 결정을 따를 계획이다.

오페라 대변인은 4월4일, 해외 IT 매체 더넥스트웹을 통해 “지난 2월 프레스토 엔진을 버리고 웹킷 엔진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할 때 이미 크로미움 프로젝트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임을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구글의 결정을 따라가겠다고 밝힌 셈이다. 오페라 역시 블링크 엔진을 데스크톱과 모바일기기용 오페라 브라우저에 확대해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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