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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소재와 디자인…팬택 ‘베가 아이언’

2013.04.18

팬택이 신제품 ‘베가 아이언’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옆 테두리를 한 판으로 만든 케이스와 거의 없다시피 한 베젤, 그리고 한쪽 구석을 장식한 쥬얼리 라이팅이다. 성능?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치고 느린 것 있나? 스마트폰의 관심사가 점차 프로세서를 앞세운 하드웨어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흐름이라는 걸 느끼게 한 게 베가 아이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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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묵직하니 손에 쥐는 느낌이 좋다. 이게 일단 점수를 꽤 먹고 들어간다. 우선 팬택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금속 테두리다. 이 테두리는 여러개의 판을 붙인 게 아니라 하나의 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뒷편은 플라스틱으로 덮어 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팬택은 여기에 금속 안테나 기술을 심었다. 전체 판이 안테나 역할을 한다. 팬택은 손으로 쥐어도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처리했다고 밝혔다. ‘HTC 원’도 유니바디 전체를 안테나로 활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팬택은 옆 테두리만 메탈로 띄웠다. 아이폰4, 4S와 비슷해 보인다. 이 때문에 아이폰4의 ‘데스그립’을 떠올리게 되는데, 애플과 팬택의 안테나 기술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팬택은 이 메탈 안테나 하나로 LTE부터 MIMO안테나, 무선랜, GPS 신호를 다 잡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어서 관심이 간다. 이 안테나 기술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상세하게 이야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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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스테인레스 재질로 케이스를 씌우고, 안테나 역할까지 한다.

크기는 5인치지만, 베젤을 거의 없다시피 느낄 정도로 줄였다. 위 아래는 안테나 수신부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양 옆은 물리적 베젤은 물론이고 디스플레이 안에도 간극이 거의 없다. 떨어뜨리면 깨질까 걱정될 정도로 디스플레이 끝이 바로 옆면에 바싹 붙어 있다. 팬택은 두께가 2.4mm라고 밝혔는데, 실제 체감은 더 작아 보인다. 앞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도 75.5%로 끌어올렸다. 살짝만 떨어뜨려도 화면이 깨지지 않을까. 팬택은 “스테인레스 스틸을 써서 휘거나 떨어뜨렸을 때 충격을 막아준다”라고 설명했다. 얼마나 버틸지는 알 수 없지만 플라스틱 제품과는 분명 다르다.

전체를 유니바디로 만드는 것이 디자인 면에선 가장 깔끔하지만 공정도 어렵고 팬택이 주력하는 국내 시장에서 뒷판을 열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다. 어쨌든 금속을 쓴 것은 제품을 고급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마감을 최우선으로 요구했다는데, 금속 재질의 생명인 마감도 좋다. 이전 베가 제품들과 전혀 다른 디자인이 나오긴 했지만 발표장에서 기자들의 반응도 이전 제품과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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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가 거의 화면 끝까지 닿아 있다. 터치스크린도 인셀 방식이어서 면에 바짝 붙어있는 느낌이고 색도 환하다.

오른쪽 귀퉁이에 비어 있는 공간이 보이는데, 애초 인터넷에 유출된 사진이 돌았을 때는 스트랩을 끼울 수 있는 구멍이 아닌가 했는데 실제로는 LED 알림창이 자리잡고 있다. 7가지 색으로 전화 수신, 메시지, SNS 등의 수신 여부를 알려준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 권장하는 기능으로 ‘넥서스’ 시리즈에도 화면 아래 가운데에 넣은 바 있는데 이걸 구석에 넣어 보기에도 좋다. 그런데 어느샌가 스트랩을 연결할 구멍이 짠듯이 사라진 게 문득 아쉬워진다.

성능 이야기는 특별히 강조할 건 없다. 1.7GHz 스냅드래곤 600 프로세서를 썼고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기가와이파이로 부르는 IEEE802.11ac 안테나를 넣은 것은 앞으로 이동통신사들이 기가와이파이 망을 깔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을 통해서 받아들이던 음성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자체에도 음성 분석 시스템을 넣어 속도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시선인식 기술도 들어가 있어 화면을 지켜보고 있는지, 가로·세로로 보는지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개선이 됐다. 일단 메뉴에 쓰이던 글꼴이 다소 벙벙하게 벌어져 있던 것을 촘촘하게 좁혀 읽기 좋고 세련돼졌다. 팬택은 구글의 가이드라인인 소프트키를 고집하는 편인데, 이것도 크기나 모양을 다르게 해 화면을 최대한 가리지 않도록 신경 썼다. 제품의 모든 걸 파악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품 그 자체만 보자면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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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이례적으로 메탈 케이스 부품을 뜯어서 보여줬다.

사실 팬택은 경영 면에서 썩 좋지는 않은 상황이다. 올 1분기 매출이 줄었고 5년만에 순익도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기술 개발에는 느슨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오히려 그간 나오던 제품들에 비해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고 2월에 나온 ‘베가 넘버6’에 비해서도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팬택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또 신제품을 내놓은 셈인데 ‘베가 넘버6’와 ‘베가 아이언’의 두 브랜드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베가 아이언이 베가 넘버6의 후속작이나 저가 제품이 아니라 똑같이 풀 HD를 앞세워 ‘보는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올해도 분기에 한 가지 제품 정도의 호흡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결국 제품보다 재료 이야기가 중심이 될 정도로 베가 아이언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애플을 ‘재료 덕후’라고 부르는 이들이 간혹 있다. 재료에 오타쿠처럼 집착한다는 의미인데 생산량과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지언정 디자이너들이 재료 특성을 고집한다는 데서 나온 이야기다. 팬택도 이례적으로 아예 메탈 부분을 따로 떼어 보여줄 정도로 자신을 내비쳤다. 플라스틱이나 크롬 테두리 정도가 주류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의 새로운 시도가 인정받을 지 두고 보자.

팬택 베가 아이언은 4월말, 5월초쯤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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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치지만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쓴 넥서스4보다도 작아보인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