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홈, 한 달 성적표는 ‘기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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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 달이 갓 지난 페이스북 홈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초기의 뜨거운 관심은 어느새 사그라들었고 이제는 언급조차 잘 되지 않고 있다. 어느새 잊혀진 것일까.

페이스북 홈은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 뿐 아니라 단말기와 런처 생태계에 큰 파장을 가져올 만한 시도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한 달 사이에 그 반응은 썩 긍정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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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단말기 가격이 떨어졌다. 99달러에 팔던 HTC의 페이스북 홈 폰인 ‘퍼스트’는 지난주 99센트로 값이 뚝 떨어졌다. 출시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사실상 공짜폰으로 뿌린 셈이다. 단말기의 인기가 없다는 얘기다. 이는 퍼스트가 저가폰으로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에 비해 이렇다 할 강점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페이스북 홈이 판매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도 부정하긴 어렵다.

구글플레이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몇 명이 내려받았는지 정확히 수치를 알 수는 없는데 구글플레이에는 100만명 이상 내려받았다는 표시가 돼 있다. 하지만 실제 얼마나 많은 안드로이드에 깔려서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 미지수다. 주변을 봐도 페이스북 홈을 즐겨 쓰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초기 호기심에 국내 출시 전에 꼼수로 깔아서 쓰기도 했지만 결국 지우고 원래의 런처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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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점수도 짜다. ‘불편하다’는 반응이 적잖고, ‘켜자마자 페이스북 피드의 이미지가 보이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외신들의 반응도 시들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HTC 퍼스트의 가격 인하가 페이스북 홈의 추락의 시작”이라며 “분석가나 구글플레이 이용자 리뷰 반응 모두 아직까지는 좋지 않다”고 짚었다.

아직 페이스북 홈의 성공이나 실패를 논하기에는 어렵다. 애초 페이스북 홈은 장밋빛 결과를 단숨에 낼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현재 페이스북 홈은 완전한 런처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따지고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런처’는 말 그대로 실행기인데 페이스북 홈은 스마트폰의 기본 화면을 친구들의 페이스북 피드와 페이스북 메시지로 채운다. 페이스북의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데는 그 어떤 환경보다 편리하고 보기 좋았지만, 앱을 실행시키려면 몇 단계를 더 거쳐 들어가야 한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페이스북 홈은 앱을 실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연결된다. 커뮤니케이션이 쉽다는 것이 페이스북 홈의 기본 특성이다.

페이스북 홈에 관심 있을 얼리어답터들은 좀 더 많은 앱들을 빠르게 실행하고 갖가지 위젯을 띄우며 자유롭게 ‘나만의 스마트폰’을 꾸미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이들에게 ‘갤럭시S4’ 같은 고성능 스마트폰의 기능을 모두 억누르고 페이스북 위주로 쓰라는 것은 어지간한 페이스북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덥석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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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페이스북과 메신저 위주로 쓰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페이스북 홈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스마트폰의 UI가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고, 아무리 쓰기 쉽다고 해도 새로운 환경의 스마트폰을 선뜻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묘하게도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페이스북 홈은 스마트폰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만을 강조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고런처 같은 기능 많은 런처나 갤럭시S4처럼 기능 많은 스마트폰을 쓰는 얼리어답터들에게는 사실상 페이스북 홈은 너무나도 불편한 족쇄나 마찬가지다. 이들 입장에서는 실패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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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페이스북 홈은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는 피처폰이라고 보는 쪽이 옳다. 이 메시지가 정확히, 그리고 꾸준히 전달된다면 페이스북으로서는 직접 운영체제의 뿌리부터 만드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으로서는 무리해서 이용자를 늘리기보다는 페이스북 홈이 낡은 스마트폰에서는 조금 무겁다는 점과 데이터 이용량이 많다는 점을 해결하고 더 많은 스마트폰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것이 급선무다.

페이스북 홈의 성공에는 ‘꾸준히’라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이건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홈은 운영체제나 다른 런처들처럼 개발에 큰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페이스북의 기본 기능들을 홈 화면에 보여주는 것에 가깝다. 꼭 파일 크기로 개발에 대한 노력을 가늠하는 건 아니지만, 페이스북 홈의 용량은 258KB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벼운 앱이란 뜻이다.

페이스북 홈의 발전은 이 설치파일에 달렸다기 보다는 페이스북, 그리고 페이스북 메신저의 영향력이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홈에 대한 반응은 일주일은 뜨겁게, 한 달은 시큰둥하게 흐르고 있다. 이제 1년을 내다볼 차례다. 페이스북의 반응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