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차단 서비스에 돈 지불하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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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 광고 회사 구글이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 돈을 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구글 광고를 차단하거나 숨기지 못하게 하려는 게 이유란다. 간 크게도 구글과 주판알을 튕긴 서비스는 ‘애드블록 플러스’다.

애드블록 플러스는 파이어폭스와 오페라, 크롬과 같은 웹브라우저에 설치해 쓰는 확장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2억회 이상 다운로드됐으며, 1600만명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에는 텍스트 광고와 이미지형 배너 광고를 차단하거나 숨기는 기능이 있어 이용자가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인터넷을 쓰도록 돕는다. 바로 이 서비스가 추구하는 바이자, 개발된 배경이다. 웹 서핑을 하는 데 눈에 거슬리는 광고를 보이지 않게 하는 것 말이다.

애드블록 플러스 로고

이 서비스는 2002년 ‘애드블록’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한동안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정식 업데이트 버전이 출시되지 않았으나 인기는 꾸준히 끌었다. 2006년 마이클 맥도날드, 2007년 블라디미르 팔란트가 새 버전 애드블록 플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2011년께 이 서비스는 광고를 차단만 하다가 허용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무렵 애드블록 플러스를 운영하려고 아이요 회사가 설립됐다.

애드블록 플러스의 새 기능은 광고주 또는 광고 서비스 회사의 시름을 덜었으리라. 새 기능으로 아이요가 수익 모델을 만든 걸 봐도 알 수 있다. 새 기능의 이름은 ‘허용할 만한 광고’이다.

2013년 7월 첫주, 독일의 한 블로거는 구글이 애드블록 플러스의 허용할 만한 광고를 위해 운영진에 비용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만이 아니라 구글의 광고 상품 ‘애드센스’를 쓰는 광고주가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 돈을 낸다는 이야기였다. 광고 차단을 콘셉트로 전세계 이용자를 확보한 서비스에 광고주와 광고 회사가 자금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이 블로거는 구글과 함께 애드블록 플러스의 허용할 만한 광고에 돈을 내는 회사로 아마존, 레딧, 얀덱스 등을 꼽았다. 이 얘기는 독일어로 공유되다 영어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기능을 두고 독일의 블로거가 괜스레 이야기를 부풀린 것은 아닐까.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허용할 만한 광고를 선정해 이용자가 방문하는 웹페이지에서 그 광고가 보이는 걸 막지 않는다는 것 뿐인데, 엄밀하게 얘기하면 원래대로 보이게 하는 것을 두고 괜히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오늘날 우리는 웹서비스를 대부분 무료로 쓰면서 광고에 노출된다. ‘무료 서비스=광고판’인 세상이다. 이 세상에서 살면서 광고가 보기 싫어 별도 프로그램을 웹브라우저에 깔았다. 이 프로그램은 자기에게 돈을 내는 광고 회사나 광고주의 광고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렇지 않은 광고는 차단해 버린다. 광고가 기존 대형 브랜드는 자기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신규 브랜드나 회사는 자기를 알리는 데에 쓰인다는 점에서, 애드블록 플러스에 대한 블로거의 고발은 전자만을 도와주는 결과를 낳은 애드블록 플러스에 대한 비판일 게다.

아이요는 위 비판이 일자 “인터넷 이용자 스스로 광고를 허용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허용하지 않을지 정할 수 있다”라며 “비용을 받는 것은 애드블록 플러스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쓰이며, 작은 기업이나 블로거에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이용자가 아니면 인터넷 서비스를 쓰기 어려운 환경에 사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