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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니클, “런처의 새로운 용도를 고민했어요”

2013.10.17

자,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해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스마트폰은 누구나 갖고 있는 플랫폼이다.
철저히 개인화된 스마트폰 플랫폼은 수익을 낼 것이고 가능성도 탄탄하다.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는 엄청난 속도와 큰 수익을 낼 것이다.
바탕화면(런처)을 사로잡는 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전망들, 여러 분석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해 왔고 머릿속으로도 어렵잖게 떠올릴 것 같다. 이런 의견에 반대하는 이는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잘 되는 비즈니스는 아직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기존 PC 웹기반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모바일로 바꾸는 정도일 뿐, 온전히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면서 속시원히 성공한 사례도 별로 없다. 특히 런처와 쇼핑은 그렇다. 페이스북도, 이베이도 그리 잘 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게 대세가 아니어서일까. 그건 아닌 것 같지만 누가 런처 사업이나 쇼핑몰을 시작한다고 하면 덜컥 겁부터 난다. 게다가 브라이니클은 둘 다 하겠다고 나선 회사다. 사실 처음 TV광고를 봤을 때는 메시지보다 유명한 연예인들이 모델로 나섰고 광고도 꽤 세련돼서 눈길이 갔다. 그렇다고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 대형 포털에서 하는 서비스도 아니다. 그런데 대뜸 런처에 적잖은 광고비가 들어가는 TV광고를 한다고?

브라이니클이 내놓은 런처는 언뜻 보면 기존에 쓰던 런처들과 비슷하다. 그런데 왼쪽 오른쪽으로 넘겨보면 쇼핑 상품들이 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계속 넘기면 쇼핑 카테고리가 바뀐다. 위·아래로 넘기면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상품이 바뀐다. 앱이나 위젯 화면도 위·아래로 밀면 바뀐다. 우리가 기존에 좌우로 넘기던 것을 위·아래로 바꾼 대신 양 옆으로는 전혀 다른 화면 구성을 넣은 것이다. 재미있을 수도, 상당히 거슬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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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희 브라이니클 부사장을 만났다. 브라니클은 인프라웨어 출신 임원들이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며 설립한 기업이다. 이학희 부사장은 인프라웨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그 경험이 큰 재산이 됐다고 한다. 왜 런처 사업을 시작했냐고 먼저 물었다.

“런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대체로 런처 기능이 폰 꾸미기가 중심이 되거나 자체 서비스에 치중해 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모바일 서비스라면 런처를 허브로 쇼핑, 콘텐츠,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앞서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작이다. 그 가능성, 누구나 알고 있다. 식상한 느낌도 든다. 이학희 부사장 설명을 더 들어보자.

“런처는 능동적인 쇼핑보다도 접근성이 높고 약간은 충동적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수많은 쇼핑몰이 모바일로 넘어오고 있지만 그저 화면 크기만 PC에서 모바일로 옮겼을 뿐 다른 경험을 주지 못했습니다. 모바일에 맞는 경험은 개인화, 맞춤 서비스라고 봤습니다.”

그럼 그냥 쇼핑 런처인가? 그렇다면 대형 오픈마켓들도 고전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뭘 팔 생각일까. 쇼핑몰까지 직접 운영하려면 자본이 만만치 않을 텐데. 가벼운 마음으로 마련한 자리인데, 자꾸 꼬치꼬치 캐묻게 됐다.

“일단은 오픈마켓 형태입니다. 종합몰, 여성 쇼핑몰, 남성 패션몰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들을 유치했습니다. 스타일난다, 레미떼, 설탕공장 같은 쇼핑몰이 입점해 있고 티켓몬스터도 입점해 있습니다. 모바일 백화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말하자면 유통 플랫폼이다. 쇼핑몰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그에 따른 판매 수수료를 적용한다. 아예 한 면 전체를 쇼핑몰에 내어주는 광고 상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티켓몬스터 같은 경우 주력 딜에 대해 광고처럼 운영된단다. 모바일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어려운 환경은 전화로 보완했다. 홈쇼핑처럼 상품 아래에 전화 버튼이 있고 바로 콜센터로 연결된다. 생각해보니 모바일 쇼핑이니 꼭 결제도 모바일로 해야 할 필요도 없다. 현실적인 선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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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런처와 비슷한 모습이다. 좌우로 넘기면 카테고리가 바뀌고, 위·아래로 넘기면 기존 좌우 전환처럼 화면이 넘어간다.

차별화 요소도 마련했다. 스마트폰은 개인화 기기다. 그래서 즐겨보는 상품이나 좋아하는 제품의 선호도를 분석해 화면을 넘기는 것만으로 솔깃한 상품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 서비스로 삼았다. 아직은 기초적인 분석 단계고 가입자도 많지 않지만 이후에 규모가 늘어나면 고도화된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란다.

브라이니클이 다음으로 준비하는 것은 메신저 서비스다. 또 다시 궁금해졌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외에는 다른 성공 사례가 없는 게 국내 메시징 서비스다. 브라이니클은 자신 있는 눈치다. 일단 메신저 자체에 메시지 회수 기능, 단체 대화방에서 귓속말 기능, 메시지 목록에 관심 상품을 넣는 것 등인데 가장 솔깃한 건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적립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메시지 1건 이용할 때마다 적립금을 쌓아주기 때문에 친구들을 끌어올 수 있다. 적립금만 쏙 빼먹는 이용자도 많겠지만 일단 그 정도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쇼핑몰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이제야 뭔가 조각 그림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대기 화면에 쇼핑몰만 있는 건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넣는 것을 고려중입니다. 힌트를 주자면 윤종신, 김예림, 하림 등이 속해 있는 미스틱89가 브라이니클과 형제 회사인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광고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이 서비스에 갑자기 눈길이 가기 시작한 것은 이 그림이 단순히 런처와 쇼핑에서 끝나지 않아서다. 브라이니클은 화면을 넘기는 조작 방식을 이용한 플랫폼이다. 쇼핑은 그 중 하나일 뿐이고 음악, 영상, 콘텐츠, 커뮤니티 등을 넣을 수 있다. 실제로도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넘기면 나오는 각 면을 광고에 할당할 수도 있고, 미디어 면으로 쓸 수도 있다. 게임을 덧붙이는 것도 가능하단다. 어떻게 보면 바탕화면을 이용한 포털 서비스인데, 각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묶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구조를 화면 넘기는 것으로 단순화한 셈이다. 가장 적극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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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카테고리의 쇼핑 상품이 개인화된다. 직접 전화를 걸어 홈쇼핑처럼 주문·결제할 수도 있다.

그간 런처 비즈니스에 대해 테마나 위젯을 판매하는 것 정도가 주요 수익원이었다. 아니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혹은 네이버가 스스로의 서비스 지배력를 강화하기 위해 런처를 만들었을 뿐이다. 고런처 정도가 성공한 사례인데, 브라이니클의 큼직한 밑그림 자체는 흥미롭다.

인프라웨어부터 닦아온 B2B 경험을 비즈니스로 만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단다. 각 페이지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푸시 형태다보니 운영하기에 따라 한 쇼핑몰의 상품으로 배치할 수도 있고 미디어 플랫폼으로도 쓸 수 있다. ‘이베이 전용 브라이니클’ 같은 가지치기 앱이 기업에 공급될 수도 있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단다.

“런처들은 모두 좌우를 이용하지만 위·아래를 활용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위·아래도 활용해 화면을 더 넓게 쓰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학희 부사장이 인터뷰 서두에서 설명했던 이 단순한 생각이 인터뷰가 끝날 무렵에는 작은 모바일 화면에 펼친 큼직한 플랫폼으로 커졌다. 모바일에서 런처, 쇼핑, 콘텐츠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이야기가 상품으로 뭉쳐진 것도 볼 만했지만 적절한 수익 모델과 엔터테인먼트라는 강점을 잘 조합한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이제 성패는 실제 이용자들이 얼마나 받아들여줄지, 정말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달렸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