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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발로 뛰는 구글표 스마트폰 게임, ‘인그레스’

2013.11.08

구글이 MMO(Mass Multiplay Online) 게임을 만들었다. 데스크톱이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게임이다. 방 안에 편히 앉아 즐기는 게임과 다르다. 온 동네를 이잡듯 뒤져야 한다. 이름은 ‘인그레스’다.

‘인그레스’는 구글의 사내 벤처 나이안틱랩스(NianticLabs)가 개발한 게임이다.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포경선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나이안틱랩스는 스마트폰이 사람 사이의 소통을 끊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이 현실로부터 멀어진다는 점도 경계했다.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느라 주의력을 잃어버리는 사용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은 또 어떻고.

“스마트폰 대신 세상을 보며 인생을 즐기도록 할 수 없을까. 현실과 스마트폰 사용자를 연결하자.”

‘인그레스’는 이 같은 생각에서 출발했다. 2012년 11월 처음으로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1년여 만인 2013년 11월 공개 시범서비스로 바뀌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이라면 누구나 구글플레이에서 ‘인그레스’를 무료로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 정식 출시는 오는 2014년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상상한 모바일 MMO 게임을 ‘인그레스’에서 미리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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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을 나눠 싸워라”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구글이 설명하는 ‘인그레스’의 배경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힉스입자 연구로 유명한 유럽 CERN 연구소에서 정체불명의 에너지 ‘엑소틱 매터(XM)’를 발견했다고 한다. XM은 외계의 것으로 밝혀졌는데, 지구인의 뇌를 조작하는 에너지를 방출한단다. ‘계몽군(The Enlightened)’은 XM의 에너지를 활용해 지구인을 진화시키기로 결정했다. XM의 에너지로 인간의 뇌를 조작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얘기다.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저항군(The Resistance)’으로 불린다. 저항군은 XM의 위험성을 알리고 퇴치하려는 이들이다. 계몽군과 적대관계다.

게임 배경 설명을 듣고 나면, 게이머는 계몽군과 저항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은 바꿀 수 없다. 나라가 이 꼴이니 저항군을 선택했다.

게임에 접속하면, 게이머가 서 있는 위치를 중심으로 ‘포탈(Portal)’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과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로변에는 기대한 것보다 포탈 개수가 많았다. 게임 메뉴에서 계몽군과 저항군의 세력도를 한눈에 비교할 수도 있다.

‘인그레스’는 구글 지도에 기반한 게임이다. 지도 위에 표시된 실제 지형지물을 찾아다니며 적군 포탈을 점령하고 새로운 아군 포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에서는 구글 지도를 이용할 수 없다. 지형이 온통 까만색으로만 나온다. 찻길이나 건물 모양의 구글 지도를 쓸 수 없으니 지레짐작으로 방향을 잡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구글 지도만 이용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국내 지도 서비스와 연동해 지도를 나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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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시작하려면 계몽군∙저항군 중 하나의 세력을 골라야 한다(왼쪽).

“지형지물을 점령하라”

혹여 MMO게임이라 하여 칼과 방패를 들고 불덩이를 쏘는 장면을 상상한 것은 아닐런지. ‘인그레스’는 때리고 물리치는 게임이 아니다. 지형지물을 상징하는 게임 속 포탈을 뺏고 뺏기며 세력을 넓혀가는 게임이다.

포탈은 게임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XM을 방출하는 기지 역할을 한다. 계몽군과 저항군이 포탈을 사이에 두고 다툼을 벌이는 것이 ‘인그레스’를 즐기는 기본 방식이다. ‘땅따먹기’ 게임을 생각하면 된다.

저항군이 점령한 포탈은 지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계몽군은 초록색으로 뜬다. 게이머가 어떤 진영에 소속돼 있느냐와 관계없이 어떤 포탈이든 해킹할 수 있다. 게이머가 포탈 가까이 접근하면, 해킹 메뉴가 활성화된다. 포탈을 해킹해 게임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또, 포탈을 해킹할 때마다 경험치(AP)를 얻는다. 경험치를 많이 얻을수록 게이머는 높은 레벨을 달성할 수 있다. 포탈을 해킹해 얻는 XM 점수도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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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에서도 포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단, 게임은 스마트폰에서 즐겨야 한다(www.ingress.com/i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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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가까이 가면, 해킹할 수 있다(왼쪽). 포탈을 해킹하면, 아이템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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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에 있는 한 조형물이 포탈로 등록돼 있다. 가까이 가면 해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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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로 지정된 합정동 조형물을 해킹하는 장면

“더 빨리, 더 많이 뛰어라”

포탈은 ‘공진기(Resonator)’와 ‘링크(Link)’로 관리할 수 있다. 공진기는 포탈을 점령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이다. 포탈에는 최대 8개의 공진기를 설치할 수 있는데, 공격을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포탈을 잃어버린다. 점령한 포탈은 다른 포탈과 링크로 연결할 수 있다. 포탈을 3개 이상 연결하면, ‘필드’로 바뀐다. 필드는 전세계 계몽군과 저항군의 점수를 계산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더 많은 필드를 가진 쪽이 게임 속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지형지물은 구글이 직접 포탈을 등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이머가 직접 구글에 포탈 등록 신청을 해도 된다. 접수된 포탈 등록 신청은 구글이 검토 후 실제 게임 속에 반영된다.

등록 방법은 간단하다. 포탈로 등록하고 싶은 지형지물 근처로 이동해 게임 화면을 길게 누르면, ‘새 포탈’ 메뉴가 나타난다. 지형지물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된다. 구글이 포탈 등록을 검토하는 시간은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하니, 그동안 다른 포탈을 공격하고 점령하며 기다리도록 하자. 포탈 등록 기준도 있다. 공공장소에 있는 상징적인 지형지물이어야 한다. 또, 금방 사라질 수 있는 지형지물은 포탈로 등록할 수 없다. 게이머 안방에 있는 책장이나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는 받아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직접 집 밖으로 나가 우리 동네를 상징하는 지형지물이 뭐가 있는지 살펴보자. 건물 앞에 우뚝 선 동상도 좋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은 건물도 좋다. 동네 초등학교에 꼭 있는 ‘단군상’과 ‘세종대왕상’은 단골 포탈 후보다. 출퇴근길에 짬짬이, 쉬는 날 동네를 산책하며 즐기는 게임인 만큼 뱃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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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로 등록되지 않은 지형지물은 포탈 등록신청을 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직접 게임 속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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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그레스’ 소개 동영상 보러가기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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