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순위 조작한 ‘랩지니어스’, 구글에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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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검색엔진 최적화(SEO) 기술을 악용한 웹사이트에 제재를 가했다. 항상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던 랩지니어스란 웹사이트를 검색 결과 6번째 페이지로 밀어냈다. 랩지니어스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검색 순위를 조작했다고 판단해 벌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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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니어스는 미국에서 음악 가사와 음반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2009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2년에 벤처캐피탈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1500만달러, 우리돈 158억여원을 투자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랩지니어스 앞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건 한 블로거가 랩지니어스의 행태를 폭로하면서부터다. 블로거이자 글라이더 CEO인 존 말버는 블로그에 “랩지니어스가 구글 검색 순위를 오르기 위해 사용해선 안되는 ‘스팸SEO’ 기법을 사용했다“고 글을 올렸다.

스팸SEO는 웹서비스 제공자가 구글을 속이고 거짓으로 검색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콘텐츠를 올리는 일을 말한다. 보통 스팸SEO 기법을 사용한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빈 페이지이거나 검색결과와 상관없는 내용, 의미 없는 글자들이 나열돼 있는 경우가 많다.

랩지니어스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블로거 중 검색 제휴를 할 사람이 있으면 좀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존 CEO가 “제휴 블로거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설명해달라”고 e메일을 보냈다. 돌아온 답장은 존 CEO를 충격에 빠뜨렸다.

존 말버가 올린 글에 따르면, 랩지니어스는 존 말버에게 블로그 글에 저스틴 비버가 포함된 13개 링크를 포함해 글을 올릴 것을 부탁했다. 때맞춰 저스틴 비버가 새 앨범을 냈고, 그 키워드를 찾는 사용자가 많으니 해당 링크를 포함해 글을 올리면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랩지니어스는 올라간 블로그 글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유통해 조회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랩지니어스는 저스틴 비버를 검색하는 사용자를 낚아 검색 순위를 조작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존 말버가 올린 글을 접한 구글 매트 커츠 검색그룹 총괄 엔지니어는 랩지니어스를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서 내렸다. 그리고 검색 결과 6번째 페이지로 보냈다. 랩지니어스가 사용한 SEO 기법이 구글 검색 결과를 왜곡시킬 정도로 지나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 웹마스터 지침’을 지키는 선에서 SEO 작업을 하기를 권고한다. 특정 웹사이트를 통째로 복사하거나 의미 없는 이미지가 아무 설명 없이 계속 올라오는 경우, 검색 결과에서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특정 용어나 문구를 의미 없이 반복해 올려놓은 행위를 스팸SEO라고 명시한다. 어떤 웹사이트가 웹마스터 지침을 위반하면, 해당 웹사이트의 검색 순위를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 구글 검색 결과에서 뺀다.

랩지니어스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구글의 처사가 다소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랩지니어는 웹사이트를 통해 구글에 공개 서한을 띄우고 “구글의 SEO 정책을 위반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번 행동이 불법은 아니다”라며 “블로거와 돈을 주고 받으며 부당하게 링크를 거래한 것도 아니고, 링크를 상단에 걸기 위해 검색어를 조작한 것도 아니다”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앞으로 문제가 됐던 SEO 방법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까지 구글은 랩지니어스의 사과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25일 기사에서 “구글이 처벌을 내리긴 했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