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시장, 스트리밍 ‘맑음’ 케이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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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TV를 보는 사람은 늘고 유료 케이블방송을 보는 사람은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NPD가 1월20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 2012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미국에서 HBO와 같은 유료 케이블 방송 가입자 수가 38%에서 32%로 6%p 줄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는 23%에서 27%로 4%p 늘었다. 아직 유료 케이블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더 많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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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 2012년 5월~ 2013년 8월 미국 유료 케이블과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추이(출처: NPD)

스트리밍은 인터넷으로 영상이나 음악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술을 말한다. 초기 스트리밍 서비스는 유튜브나 비메오처럼 비교적 짧은 동영상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엔 재생시간이 긴 드라마와 영화, TV쇼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발전과 스마트폰, 태블릿 보급이 확산되면서 꼭 TV 앞에 앉지 않고 온라인으로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와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이다. 선두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케이블TV 채널의 강자인 HBO보다 가입자 수가 많아졌다. 넷플릭스는 2013년 3분기에 미국 내 가입자가 2012년 3분기보다 130만명이 늘어 3110만명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시기 HBO 가입자수는 2800만명으로 추산됐다.

넷플릭스 성장세를 견인한 주된 이유는 가격경쟁력이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7.9달러를 내면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 TV쇼 등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 종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에 등록된 영상 콘텐츠의 장르는 7만6897개에 이른다. 케이블 유료 방송 서비스 이용료는 한 달에 최소 50달러 정도로 3~4배 비싸다. 게다가 케이블방송은 셋톱박스가 달린 TV 앞에서만 봐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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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지난해 영상을 공급해 주는 업체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어엿한 방송국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자체제작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가 에미상 3관왕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아마존 프라임도 자체제작 드라마 ‘알파하우스’와 ‘베타스’를 선보였다. 단순히 스트리밍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것 뿐 아니라 전통적인 케이블 채널들처럼 콘텐츠 제작, 유통의 모든 과정을 대체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차세대 기술도 아직까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유리하다. 차세대TV로 거론되는 4K해상도의 UHDTV에 대한 대처도 넷플릭스는 전송 시스템만 적용하면 된다. 이미 시험서비스도 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은 UHD 방송 전송을 위해 셋톱박스 뿐 아니라 전송망도 손봐야 한다. HBO조차도 스트리밍 서비스에 손을 내미는 이유는 이런 데 있을 것이다. HBO는 2011년에 넷플릭스와 비슷한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HBO고’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