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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 플랫폼도 HTML5가 해답 아닌가”

2014.02.05

스마트카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 열린 CES로 스마트카가 하루 아침에 뚝딱 우리 앞에 나타난 것 같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꽤나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 바로 자동차 카테고리입니다. ‘커넥티드카’나 ‘지능형 인포테인먼트’같은 이야기가 그것이지요.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가능성을 따지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라는 점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고,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들이 요즘 눈앞에 보이는 스마트카입니다. 그럼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볼까요? 웹브라우저와 HTML5로 자동차를 IT에 연결시키는 오비고의 오태안 이사를 만났습니다. 오비고는 이미 현대, 기아자동차에 HTML5 기반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만들었던 경험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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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는 차량에 맞는 앱 환경 필요

오태안 이사는 “자동차와 IT의 연계는 되냐 안되냐를 떠나 어떤 자동차 회사든 꼭 해야 하는 방향이고, 또 모두가 준비하고 있는 산업”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어떤 차량을 타든간에 똑같은 서비스를 받기를 원합니다. 모바일에서 쓰던 경험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죠.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맞게 템플릿 기반으로 차량에서 보기 좋도록 만드는 것이 요즘 흐름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티맵과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보는 티맵은 다릅니다.”

이미 자동차 회사들은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잡은 듯합니다. 어떤 운영체제를 쓸 것인지, 누구 플랫폼을 활용할지보다는 뭘 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고 오태안 이사는 설명합니다.

그럼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에 붙은 IT를 어떻게 활용할까요? 이건 스마트TV에 던졌던 고민과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TV를 통해 뭘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엉뚱하게도 웹브라우징이나 SNS 같은 대답이 나왔던 게 초기 스마트TV의 상황이었습니다. 자동차에서도 IT를 활용해 웹서핑을 할까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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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서 쓰는 IT의 역할은 몇 가지로 한정됩니다. 일단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필요한 기능이 다릅니다. 운전자는 말하고 듣는 것 위주로, 동승자는 보는 것 위주로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디오만 해도 벌써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파수를 잡고 방송을 들려주는 것을 넘어 라디오에서 나오는 곡을 인식해 인터넷에서 그 곡과 관련된 정보를 화면에 띄워주고, 그 가수의 다른 곡이나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을 추천해 스트리밍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생각해볼까요? 이게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실현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는 게 아니라 차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인터넷이 결합해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매시업이 자동차 시장의 중요한 열쇠입니다.”

‘서비스+서비스’가 새로운 사업 만들어

방향은 서비스로 갈 것 같습니다. 오태안 이사도 같은 이야기를 꺼냅니다. 특히 차량 내부 정보는 자동차 업체들에 고급 정보이기도 합니다. 외부에 잘 드러내려고 하지 않지요.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업계의 수익구조가 직접적인 판매보다도 유지보수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차량 내부 상태 정보와 위치정보가 더해지면 정비센터와 연계해 소모품이나 차량 관리를 서비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엔진오일 상태가 좋지 않으니 근처 정비소에 가서 교체하라’는 메시지와 정비소 위치정보를 함께 주는 식으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자동차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은 어떨까요? 최근 구글이 아우디를 비롯해 여러 자동차 업체와 손을 잡았고 애플도 iOS인더카 시스템 개발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BMW를 중심으로 한 제니비 연합도 있고, 각 완성차 업체들도 자체 IT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야 말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스마트폰처럼 안드로이드 혹은 iOS같은 운영체제가 시장을 휘어잡진 않을까요? 그게 오비고 같은 업체에는 위협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헌데 오비고는 오히려 기회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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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를 쓰든, iOS를 쓰든, 리눅스를 쓰든 자동차 업체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어차피 안드로이드든 리눅스든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차량에 맞게 새로 화면을 구성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터치스크린을 쓸테고, 누군가는 조그다이얼로만 작동되게 하기도 합니다. 안드로이드나 리눅스를 덜렁 올린다고 결과물이 나오진 않습니다. 이전에는 어느 한쪽이 주도권을 다 가져갈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각자의 역할을 구분하는 움직임입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고 해도 운영체제와 미들웨어, 앱, 인터페이스, 안전 문제 등 따져야 할 일들이 많고 한 업체가 주도해서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차량과 연동되는 레거시 시스템이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여전히 자동차 업계는 안전성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고 적어도 그 안전성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혼란이 계속 이어질 듯합니다.

“인포테인먼트만 해도 한 가지 차종에 적게는 5~6개, 많게는 10개 이상의 업체가 제품을 공급합니다. 이들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어오라고 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자동차 업체들은 운영체제나 칩 등을 정해주지 않습니다. 부팅시간이나 반응 속도 같은 기능에 대한 가이드만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각각 업체에 모든 기준을 맞추라고 개발 주문을 내린다면 개발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겁니다. 대신 자동차 업체가 인터페이스 부분을 개발하고 관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올려서 공급하면 개발 비용도 저렴해질 뿐 아니라 개발 기간이나 업그레이드, 안정성 모든 부분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운영체제와 플랫폼, 미들웨어를 가리지 않는 HTML5가 적절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운영체제보다 인터페이스가 주도권 쥘 것”

이미 자동차 회사들은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데 질려 시쳇말로 ‘멘붕’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차 한 대에 80가지 스마트폰이 제대로 연결되는지 테스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HTML5를 이용하면 기기간 연동이 수월하고 업데이트 또한 모든 차종에 동시에 이뤄집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기를 도입해도 차량 브랜드의 특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주도권 다툼에서 자동차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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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오비고는 이번 CES에 2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연했습니다. 한쪽은 텍사스인스투르먼트의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를 올렸고, 다른 한쪽은 프리스케일 프로세서에 리눅스를 띄웠습니다. 하지만 둘 다 HTML5를 이용해서 똑같은 기능을 구현하도록 했습니다. 직접 사무실에서 두 기기를 보니 각각 어떤 운영체제를 썼는지 전혀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디오와 비디오, 공조기 등도 HTML5로 모두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1년 전에 본 오비고의 시스템과 2년 전에 본 오비고와는 또 전혀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자동차 업계는 어떻게 흘러갈 지 자신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구글이나 애플이 차량에 맞는 솔루션을 완전히 갖추고 표준화된 OBD 인터페이스와 연결해 전세계 모든 차량이 비슷한 플랫폼을 갈 지도 모르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운영체제는 거들 뿐 눈 앞에 보이는 결과물은 모두 자동차 회사가 손에 쥐고 가져갈 듯도 합니다. 아직 그 답이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떤 쪽이든 ‘된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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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고 HTML5 스마트카 시스템 시연 동영상 보기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