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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베가 아이언2’ 출시…청출어람!

2014.05.08

팬택이 ‘베가 아이언2’를 발표했다. 제품을 비교적 많이 내놓는 팬택이지만, 지난해 꺼내 놓은 5가지 제품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게 바로 ‘베가 아이언’이었다. 테두리 전체를 끊지 않고 하나의 메탈 케이스로 씌웠던 그 디자인을 두 번째 제품에도 그대로 끌어안았다.

일체형 알루미늄 케이스 채택해 무게 줄여

일단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은 ‘가볍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무게는 152g으로, 지난 제품이 154g이었던 것과 거의 같다. 하지만 1세대 제품이 보기보다 묵직했다면 베가 아이언2는 보기보다 가볍다. 5인치에서 5.3인치로 커진 것이 기대했던 무게보다 가볍게 느끼도록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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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지지 않고 한 판으로 된 메탈 케이스는 그대로다. 다만 지난 제품이 스테인레스 스틸을 썼던 것과 달리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이게 크기는 늘려도 무게가 늘어나지 않은 비결이기도 하다. 베젤은 베가 아이언에 비해 조금 두꺼워진 느낌이 없진 않은데 그래도 5.3인치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가로폭이 얇긴 하다.

전반적인 하드웨어는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과 별로 다르지 않다. 사실상 퀄컴이 프로세서를 평준화했고,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역시 저마다 비슷비슷하다. 팬택도 베가 아이언2에 2.3GHz로 작동하는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와 5.3인치 1920×1080 해상도 디스플레이, 1300만화소 광학식 손떨림 방지 디지털 카메라 센서를 갖추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팬택이 AMOLED를 썼다는 점이다. 팬택은 과거 일부 제품에 AMOLED를 썼었는데 일단 제품 수급에 상당히 애를 먹었던 바 있다. 이후 꽤 오랫동안 색 특성과 소비자 반응도 영향을 끼치면서 IPS 방식의 LCD를 써 왔는데 이번에 다시금 바꿨다. 박창진 부사장은 “TFT와 OLED는 서로 상반된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과장된 색 표현력과 열화 등의 문제가 꽤 많이 개선되었고 두께, 크기 등을 두루 비교해 AMOLED로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MOLED와 TFT LCD를 둔 논란은 여전히 뜨겁지만, 이젠 이용자 기호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제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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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 분리, ‘기능보다 사용자화’

팬택은 제품을 낼 때마다 소비자 반응에 매우 예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홈 버튼이다. 팬택은 초기 소프트키 도입에 가장 서둘렀는데 지난해 ‘베가 시크릿’을 내놓으며 하드웨어 홈 버튼으로 바꿨다. 문지욱 중앙연구소장은 “베가 아이언2에는 두께와 베젤 크기 때문에 소프트키를 고민했는데 지난해 소프트키가 베가 아이언의 단점으로 지적됐기에 소비자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른 제품들의 특징을 끌어안는 것은 종이 한장 차이인데, 뒷면의 지문인식처럼 팬택의 명확한 UX가 자리잡아야 할 것 같다.

지문인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이야기도 해보자. 팬택은 지난해 지문인식 센서를 달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관련 메뉴도 여럿 만들면서 차별화를 꾀했는데 베가 아이언2에서는 이를 옵션으로 돌렸다. 뒷판을 떼어내고 ‘시크릿 케이스’를 씌우면 지문인식 센서와 그 기능들을 쓸 수 있다. 케이스를 씌우면 곧바로 알아채고 메뉴에도 관련 기능들이 살아난다. 매끈한 뒷판을 살릴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기능을 확장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는 높이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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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면에선 변화가 그리 많지 않다. ‘기능이 늘어났다’고 강조할 기능은 없다. 대신 더 깔끔하고 필요에 따라 꾸밀 수 있도록 여지를 두었다. 팬택은 이를 ‘파사드GUI’라고 부르는데, 주요 위젯의 투명도나 색, 배경을 바꿀 수 있는 옵션을 두었다. 기능은 이용자가 앱으로 채우고, 앱이 하지 못하는 기본 위젯과 키보드 배경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한 방식은 시크릿 케이스와 더불어 자유도를 살리는 요소로 꼽을 만하다. 음악 플레이어와 전화 받는 화면 등에 대각선으로 긋는 UI를 쓴 것도 재미있다.

제품 그 자체의 가치 인정받을 것인가

전반적인 평가와 좀 떨어진 이야기로 마무리해볼까 한다. 제품의 안정성이나 UX 등을 판단하려면 오래 써 봐야겠지만 베가 아이언2는 잠깐 만져본 것으로도 잘 만들었다고 평할만 하다. 베가 아이언도 마찬가지였지만 플라스틱과 금속은 손에 닿는 느낌부터 다르다. 가공에도 꽤 공을 들인 모습이 보인다. 아이폰을 떠올리는 모서리 가공을 했고, 검은색 제품은 알루미늄에 색을 입히는 애노다이징도 면에 따라 다르게 칠했다. 그래서 검은색 밑바탕에 빨간색, 금색, 은색 등의 모서리 컷에 색을 입힌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흰색은 샴페인 골드, 로즈 핑크, 실버 등 3가지 색을 통으로 입히긴 했지만 2가지 색을 다르게 만든 것도 괜찮은 시도다. 금속에 원하는 글자를 새겨주는 시그니처 서비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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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재질은 제조사엔 양날의 검이다. 원가는 10배 이상 비싸고 생산도 그리 만만치 않다. 지난해 베가 아이언도 케이스 수율이 생산량에 영향을 끼쳤던 바 있다. 이는 곧 수익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영 상황이 썩 좋지 않은 현재 팬택으로서는 일종의 모험이다. 하지만 쫒겨서 당장 많이 파는 것이 최우선인 모델을 찍어내지 않은 건 높게 평할 만하다. 문제는 그 노력이 얼마나 인정받을 것이냐에 있다.

박창진 부사장은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이었으면 좋겠다”라며 “베가 아이언2를 쓰는 소비자들이 그 자체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고 그 느낌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총괄을 맡은 문지욱 중앙연구소장 역시 “메탈이 제품의 심미적 가치를 올리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시리즈”라고 설명했다.

제품 그 자체로 보는 것과 현재 시장 상황과 팬택의 상황을 합쳐서 보면 가치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제품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제품을 만든 제조사 입장에서도 부정하기 어렵고 한편으로는 불편한 일이다.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을 더 집어 넣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 남은 건 디자인과 마감, 사용성이다. 디스플레이와 홈 버튼 UX가 오락가락한다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팬택이 뭘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베가 아이언2에서 보인다. 늘 지적되던 서비스 문제도 이마트와 손잡으면서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다. 브랜드에 제품이 가려지는 상황이 스마트폰에도 이어오고 있는데, 적어도 베가 아이언은 제품 그 자체로 평가받아도 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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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