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길남 박사 “앞으로 10년, 스마트폰이 e격차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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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동안 인터넷을 활용하는 전세계 인구는 계속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세계 인구 90%가 인터넷을 이용하게 될 텐데, 이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인터넷은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편리한 도구다. 적어도 우리가 볼 때 그렇다.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 쓰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현재 전세계에서 인터넷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인구는 20억명 수준. 아직도 50억명이 넘는 지구촌 이웃이 인터넷의 혜택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1982년,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현재 국내 IT 업계를 이끌고 있는 많은 경영자를 길러낸 스승이기도 하다. 전길남 박사는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포럼(SDF) 2014’에 참석해 ‘연결’을 주제로 인터넷 선진국이 맞닥뜨린 과제를 설명했다.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이른바 ‘인터넷 후세대’를 돕는 일,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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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터넷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아시아의 한국,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만 쓰이고 있는 기술이다. 전길남 박사는 앞으로 10년이 지난 2024년이면, 전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이 인터넷을 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숫자로 따지면 70억명 정도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동 등 상대적으로 인터넷 연결에서 소외된 나라에 있는 이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게 될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길남 박사의 주장이다. 모두의, 모두를 위한 인터넷을 위한 준비다. 전길남 박사가 가능성을 본 플랫폼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앞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으로 통일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여러 기기에 동시에 돈을 쓸 수 없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죠. 특히, 앞으로 인터넷을 쓰게 될 이들은 큰 금액을 인터넷 연결에 투자할 수 없는 만큼 값싼 기기 하나로 몰리게 될 것입니다.”

아프리카나 남미 쪽에 있는 나라를 떠올려보자. 현재 스마트폰 가격은 이들의 소득 수준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몇 달 치 월급을 인터넷 연결에 써야 한다면, 인터넷 인구는 늘어나기 어렵다. 100달러 선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값싼 스마트폰이 절실한 까닭이다.

인터넷 사용 요금을 적정한 선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현재 인터넷 요금은 매우 비싸다. 국내의 인터넷 사용 요금이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저렴한 수준임에도 개발도상국 처지에서 보면, 3~4배는 비싸다는 것이 전길남 박사의 설명이다.

값싼 스마트폰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서도 모두가 원활하게 쓸 수 있는 성능도 담보돼야 한다.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발도상국에 사는 이들이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길남 박사는 “물론, 쉬운 과제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과거 1990년대 한국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넷 세상을 연 것과 같이 앞으로 10년 동안 아시아가 인터넷 보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70년대에 국내에서 정보통신서비스를 개통하면서 경쟁논리를 도입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초고속망 사용료가 전세계에서 가장 싼 것은 업체 사이의 경쟁 덕분입니다. 초고속망과 전화 등 우리의 경쟁 노하우를 세계에 많이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길남 박사는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할 구체적으로 방안으로 기업의 가격 경쟁 활성화를 제안했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사용료는 전세계 최저 수준이다. 몇 개 업체가 가격을 낮춰온 결과다. 미국식 인터넷 보급을 따른 멕시코는 소수의 업체가 매우 비싼 가격을 받고 인터넷을 서비스 중이다. 국내의 인터넷 서비스 노하우가 아프리카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카카오톡’도 전길남 박사가 가능성을 보고 있는 분야다. 카카오톡은 ‘와츠앱’, ‘바이버’, ‘라인’, ‘위챗’과 더불어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이들이 쓰는 무료 문자메시지 응용프로그램(앱)이다. 위챗과 라인과 같이 아시아에서 발현된 아이디어다. 인터넷의 목적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는 만큼, 문자메시지는 이들의 소통 창구인 셈이다.

“아시아가 앞으로 10년의 인터넷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라인’, ‘카카오톡’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아이디어잖아요. 이처럼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