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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이 본 구글안경, “아직 안경 아니다”

2014.07.17

구글안경의 행보가 심상찮다. 하드웨어에서 탈피해 패션을 입기 시작했다. 안경테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소재도 확장했다. 여름철 선글라스 모델까지 선보였다. 성별, 연령별로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보다 친숙한 패션 소품으로 구글안경을 변모시키고 있다.

패션 업계와 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와 협업해 구글안경 신규 모델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오클리 선글라스로 유명한 이탈리아 안경 업체 룩소티카와도 제휴를 맺었다. 이들 패션 기업과의 협업 및 제휴로 전혀 다른 구글안경 디자인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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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외양과 색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구글안경

IT가 패션 산업으로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가속도도 붙었다. ‘기능은 좋은데 쓰고 다니기는 좀…’이라는 망설임도 조금씩 사그러질 조짐이다. 그저 ’신기한 물건’이기만 했던 웨어러블 기기가 친숙하고 세련된 패션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패션 업계의 몸값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IT 기업으로 스카우트되는 패션 업계 인사들이 부쩍 늘어났다. IT-패션의 ‘콜라보’도 빈번해졌다. 기기 혁신에만 집중해왔던 IT 기업들의 전략이 서서히 패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패션의 가치가 결합되지 않은 웨어러블 기기로는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체득한 결과다.

안경 산업은 특히나 구글의 공세가 거세다. 여러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개발된 ‘신상’ 구글안경을 태평양을 넘어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높은 가격이 여전히 흠으로 꼽히지만, 국내 안경 산업도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할 시점에 온 것만은 틀림없다.

국내 안경 디자이너들은 구글안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구글안경 디자인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구글안경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물었다.

1세대 안경 디자이너 김종필 씨 “안경 시장 활성화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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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디자인 전문기업 디자인샤우어의 김종필 대표(출처 : 디자인샤우어)

안경디자인 전문기업 디자인샤우어 김종필 대표는 구글안경이 안경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성이 결여된 국내 안경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필 대표는 ‘수작전’, ‘소나기’ 등 수공예 안경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국내 1세대 안경 디자이너다. 그의 작품은 중국에 카피캣 모델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 대표는 구글안경에 대해 “그 자체로는 아직 안경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기존 안경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구글안경은 IT 기기의 기술집약체”라며 “앞으로 점점 더 슬림해진다면 그때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눈에 비친 구글안경 디자인은 ‘아직은…’이다.

“패션적 측면까지는 논하기는 아직 어렵다. 구글안경은 모더니즘적 디자인을 기본으로 해서 나온 것 같다. 디자인상의 가치는 아직 별도로 평가하기는 이른 것 같다. 지금이야 볼드한 느낌이 강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더 얇아질 수도 있지 않겠나.”

그는 좋은 디자인 기준의 외양이나 컬러 위주에서 일상 속의 윤택함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안경 디자인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경향을 놓고 본다면 구글안경은 ‘좋은 디자인’ 상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을 스마트폰으로부터 해방시켜주고 자유롭게 해주지 않나. 이것은 안경 디자인에 있어 창조적인 효과이며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가 구글안경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안경 시장의 흐름이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안경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라섹, 라식 수술로 기능적 필요에서 안경을 쓰는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패션 소품으로서 안경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대부분의 산업이 기능적 필요 단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디자인이나 패션의 가치를 더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며 “이미 안경 시장은 패션의 단계로 진입했고 패셔너블한 안경을 찾는 수요가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이 IT 기업과 안경 산업의 ‘콜라보레이션’ 기회를 늘려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D 안경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삼성과 LG 등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다. 안경 디자인과 기술의 접목이 확대되고 있는 것 아니겠나. 결국 IT 업체들도 안경의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본다. 조율과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안경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반도옵티컬 “패션 아이템으로 보기엔 시기상조”

주 반도옵티칼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renoma, Paul Hueman, Andre Kim, Autre

▲반도옵티컬 주요 안경 브랜드

국내 대표 안경 브랜드인 반도옵티컬의 견해는 다소 엇갈렸다. “안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인식은 다르지 않았지만 구글안경의 미래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이 조금 더 강했다. 반도옵티컬은 라이선스 브랜드 ‘레노마’와 ‘앙드레 김’으로 안경 소비자에게 친숙한 안경 전문기업이다. 최근에는 ‘폴 휴먼’이라는 브랜드도 내놓은 바 있다.

반도옵티컬 김현동 디자이너는 “구글안경은 카메라, 전자회로, LED창 등 포함돼야 할 요소들의 수와 크기가 너무 많다”며 “이로 인해 기존 안경의 두께, 모양 등 디자인적으로 제약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제약 사항은 안경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 약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필요에 의해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미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눈의 편안함과 피로도 해소가 더 중요하다. 이들 소비자들은 도수 교정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눈과 안경의 초점 간 거리, 경사각 등의 제한사항이 많다. 안경테 모양도 눈의 피로도를 결정한다. 따라서 구글안경의 상단 카메라 렌즈는 미적 요소보다 시력을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소비자들의 눈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김씨는 안경의 품질은 편안함과 가벼움, 색상과 멋에 의해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구글안경은 “패션 아이템으로 분류하기에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고 했다. 여전히 전자기기로서의 속성이 강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현재로선 안경 시장을 대체할 정도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안경은 아직 논쟁적인 상품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그런만큼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IT 기업이 안경 시장을 집어삼킬지, IT 기업과 안경 산업이 협업을 통해 공존하는 모양새로 바뀔지 전망하기조차 쉽지 않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 디지털 기술이 빠른 속도로 침투해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준비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격언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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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입니다. 이메일은 dangun76@mediati.kr 트위터는 @dangun76 을 쓰고 있습니다. '뉴스미디어의 수익모델 비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관련 분야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저서로 '트위터 140자의 매직', '혁신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mediagotosa/)에서 더 많은 얘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