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ZTE, ‘구글나우 런처’를 기본 화면으로

2014.07.21

앞으로 나올 ZTE의 스마트폰은 넥서스 시리즈의 UX를 따를 전망이다. 마치 넥서스 스마트폰처럼 아예 구글의 런처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ZTE는 보도자료를 통해 7월24일에 출시될 블레이드 VEC 4G 스마트폰이 구글의 서비스와 구글나우 런처를 미리 심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스마트폰은 스냅드래곤 400 프로세서를 넣은 보급형 제품이지만 안드로이드4.4 킷캣을 운영체제로 쓴다.

ZTE는 보도자료에서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 구글나우 런처에 대한 이야기를 더 강조했다. 정작 제품은 사진 한 장 없다. 위젯을 깔기 쉽고, 목소리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구글 서비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전체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심지어 음성검색을 켜는 ‘오케이 구글’이 편리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읽다보면 이게 ZTE의 신제품 보도자료인지, 구글나우 런처를 설명하는 자료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lg_nexus5_leaked

ZTE 보도자료 말미에 짚은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 4가지는 점입가경이다. ▲비주얼이 매력적인 UI, ▲빠르고 쉬운 구글 나우 접근, ▲빠르고 가벼움, ▲“오케이 구글” 한마디로 구글 검색 등이다. 구글나우 런처를 쓴다는 것에 이렇게까지 가치를 매기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ZTE는 왜 이런 판단을 내렸을까? 제조사별 안드로이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수록 차별점을 런처, 그러니까 UI에서 찾는 것이 요즘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이다. 그런데 ZTE는 오히려 구글이 지금 생각하는 이상적인 런처를 가져다 쓰기로 했다. 거꾸로 가는 셈이다.

짚어보면 ZTE는 매우 현실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애초 안드로이드의 기본 런처는 아주 밋밋했다. 그 자체가 상품이 아니라 포장해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초기 안드로이드의 흐름이었기에 구글도 여기에 따로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HTC의 센스UI나 삼성전자의 터치위즈처럼 런처 UI가 기기의 차별점인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마련됐다.

그런데 지난해 구글도 슬그머니 런처를 내놓았다. 런처라고 말도 안 했고, 따로 내려받을 수도 없었다. 그냥 넥서스5에 넣어서 내놓았다. 구글나우 런처다. 이름처럼 바탕 화면에서 구글나우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고, 디자인도 크게 개선이 있었다. 대신 넥서스에서만 쓸 수 있었다. 그런데 ZTE가 이걸 쓰겠다는 얘기다. ZTE가 넥서스를 만드는 것도, 구글플레이 에디션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zte_grand_memo
▲ZTE의 ‘그랜드메모’, 자체 UI와 구글런처 UI의 차이는 분명하다.

구글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는 제안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기가 다양해지길 바라는 것만큼 일관된 UI를 갖기를 바란다.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완성도를 높이도록 하는 장치들이다. 구글나우를 더 많이 쓰게 되는 런처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그게 중국 통신업계의 대표 기업인 ZTE다. ZTE 역시 싸워서 쉽게 이기기 어려운 런처 UI 시장에 직접 덤비기 보다는 구글의 것을 가져다 쓰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개발에 대한 비용을 줄이면서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스냅드래곤 400 프로세서가 들어가는 저가 제품에서는 개발비용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이니 ZTE로서도 구글 런처는 얻는 것이 더 많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ZTE는 중국 기업이다. 중국은 구글 서비스를 원활하게 쓰기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ZTE는 안드로이드 기기들 중에서도 구글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쓰고 서비스 인증까지 받는 OHA(Open handset alliance)에 일찌감치 속해 있던 기업이기도 하다. 이기기에 중국 내부에서는 결국 바이두나 텐센트 같은 서비스를 깔아서 쓰겠지만 이들보다 해외 시장을 위한 노림수로 볼 수 있다. 아직은 ZTE라는 브랜드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순정 스마트폰같은 인상을 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만든 런처는 아직 중국 색깔을 벗어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구글로서도 의외다. 운영체제도 주는데 구글 서비스에 더 적극적으로 접근할 런처인들 못 주겠냐만은 이를 원하는 제조사에게 배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는 없다. 물론 안 된다고 한 적도 없긴 하다. 하지만 이로써 구글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OHA 진영의 안드로이드폰들은 구글 런처를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기의 개성을 살리는 건 더 어려워졌지만 넥서스가 아니어도 구글이 생각하는 방향성을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다. 이쯤되면 구글도 마지못해 생태계에 런처를 제공하는 모습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제공하기에 구글나우 런처는 가볍고 깔끔하면서 예쁘다. 페이스북조차도 쉽지 않았던 게 런처 시장인데 그 마저도 결국 구글이 ‘단순함’과 ‘검색’을 무기로 평정하려는 모양이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