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SA ‘구글형 감시엔진’ 실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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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 운영하고 있는 ‘감시엔진’의 실체가 드러났다. 구글과 흡사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 이 감시엔진은 전 세계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수집해 미국 내 주요 정부 기관과 공유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베이 창업자가 투자해 설립된 독립 언론 ‘더인터셉트‘에 의해 8월25일 확인됐다.

‘더인터셉트’가 공개한 기밀문서를 보면 NSA는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07년 미국을 향한 잠재적 위협을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시엔진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시엔진 서비스명은 ICREACH. 외양과 메뉴는 구글 검색을 베낀 듯 닮았다. 가운데 검색창이 존재하고 우측 상단에는 e메일, 폰, SMS, 챗, 위치, 팩스 등의 메뉴가 배치돼 있다. 각 키워드별로 관련 정보를 혼합해서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 성격을 갖췄다.

ICREACH  How the NSA Built Its Own Secret Google -The Intercept

ICREACH 실제 서비스 화면.

8500억건 문서, 1천여명 정보분석가에게 제공

ICREACH에는 하루 20~50억건의 기록이 등재된다. 이메일, 전화, 팩스, 인터넷 채팅, 문자메시지, 휴대폰에서 입수한 위치정보에 대한 30여가지 메타데이터 수집돼 검색이 가능하다. 미국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민들의 커뮤니케이션 내역도 일일이 기록된다. 물론 범죄 행위에 연루되지 않은 일반 시민의 통신 내역도 수집 대상에 포함됐다. 이렇게 수집된 문서는 대략 8500억건에 이른다고 ‘더인터셉트’는 보도했다.

이 감시엔진에 대한 접근은 미국 내 23개 정부기관 소속 1천여명의 정보분석가들에게 허용되고 있다. 그간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에는 NSA가 수집한 문서가 타 기관에 공유된다는 사실은 적시돼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았다. ‘더인터셉트’가 입수한 문서로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정부기관 소속 정부분석가들은 ICREACH를 통해 감시 대상 시민의 종교나 정치적 성향까지 잠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비록 통신 내용까지는 수집하지는 않지만 교신한 인물이나 그들과의 관계 등을 추적함으로써 대체적인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집 대상의 교신 정보에는 30여개의 메타데이터가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위협 예측’이 목적이라는데

ICREACH architecture

ICREACH는 NSA의 말을 빌리면 “미국의 미래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개발됐다.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 내 타 정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매년 250만~450만달러의 예산을 감시엔진 개발에 배정하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 대변인 제프리 앤추카이티스는 ‘더인터셉트’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공유는 9.11 테러 이후 기관 정보 커뮤니티의 기둥이 됐다”면서 “개별 정보기관이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개발 목적을 설명했다.

NSA는 ICREACH를 “원스톱 쇼핑 도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NSA 디렉터에서 물러난 케이스 알렉산더는 내부 문서를 통해 “전례 없을 정도의 방대한 메타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이터 병합으로 감시체제 구축 의혹도

하지만 ICREACH는 위협에 대한 대처 목적을 넘어선다는 것이 ‘더인터셉트’의 분석이다. 특히 미국 마약단속국(DEA)나 FBI에도 접근을 허락함으로써 메타데이터 간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정보와 마약 범죄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새로운 감시체제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국가정보원이 지닌 첩보 및 커뮤니케이션 정보와 국내 건강보험 정보를 병합하게 되면 국정원은 우리 시민 개개인의 통화 내역을 비롯해 주요 질환 내역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즉 정보 기관과 타 국가 기관 간 데이터베이스가 병합되면 사실상 감시 시스템의 작동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더인터셉트’는 “최근에도 NSA는 ICREACH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새로원 지원금을 찾아다니고 있다”면서 “이는 공유 가능한 데이터에 대한 폭넓은 접근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