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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vs 기자, 독자는 기사 차이 못 느꼈다

2014.10.30

알고리즘이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 저널리즘’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 내러티브 사이언스,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 와이섭 등 이미 알려진 기관들을 비롯해 CBS 인터렉티브와 같은 언론사, 판타지 저널리스트 같은 스타트업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통미디어의 수익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로봇 저널리즘이 확산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내러티브 사이언스는 <포브스> 등에 ‘퀼'(Quill)이라 불리는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포브스>는 주요 시황 정보를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로봇을 활용해 하루 수십 건씩 작성한다. 다만 타 기사 비교했을 때 페이지뷰가 높지는 않다.

<포브스>, 하루 수십 건씩 로봇 작성 기사 쏟아내

포브스에 게시되고 있는 로봇 작성 기사. 하루에도 수십건씩 자동으로 작성돼 올라오고 있다.(출처 : 포브스 홈페이지)

포브스에 게시되고 있는 로봇 작성 기사. 하루에도 수십건씩 자동으로 작성돼 올라오고 있다.(출처 : 포브스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최근 로봇이 작성한 기사를 뉴스 독자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올 5월에도 유사한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지만 조사 대상이 소규모인데다 특정 집단에 한정돼 있어 신뢰를 크게 얻지는 못했다.

네덜란드 틸버그 대학의 힐레 반 데 카 교수와 에미엘 크라머 교수가 지난 10월24일 발표한 로봇 저널리즘 관련 논문은 연구방법이 조금더 정교해졌다. 기자와 뉴스 소비자로 분리해 실험을 실시했고 신뢰도와 전문성 인식에 초점을 맞춰 기자와 뉴스 소비자의 차이를 밝혀냈다.

실험은 독일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을 대상으로 모두 232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중 기자는 64명이었다. 실험 참여자는 남성 45.7%, 여성 54.3%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에게 제시된 기사는 4건이며 D2S(Data to Speech) 시스템에 기초해 알고리즘으로 작성됐다. 대신 2건은 기자가 나머지 2건은 로봇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했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모두 로봇이 작성한 기사이지만 기자와 뉴스 소비자들 간의 신뢰도와 전문성 평가는 조금씩 엇갈렸다. 논문에 따르면 뉴스 소비자들은 전문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기자와 로봇을 동일하게 인식했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전문성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로봇 기자에 대해서는 신뢰성에 조금 더 가치를 둔 정도였다.

기자들은 로봇보다 기자가 신뢰성 더 높다 인식

실험 참여자에 제시된 로봇 작성 기사 샘플. 물론 독일어로 작성돼 제공됐다.

실험 참여자에 제시된 로봇 작성 기사 샘플. 물론 독일어로 작성돼 제공됐다.

반면 기자들은 뉴스 독자들과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전문성 수준에 대해서는 로봇이나 기자나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신뢰성에 대해서는 로봇보다 기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전문성은 비슷할지 몰라도 기자가 더 신뢰도가 높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기자들은 전문성 척도에 있어서는 로봇 기자를 뉴스 소비자들보다 더 높이 평가하기까지 했다.

요약하자면 뉴스 소비자들은 작성자가 로봇이건 기자건 별 차이가 없다고 평가한 반면, 기자들은 전문성에선 로봇이 우위에 있을지 모르지만 신뢰성은 기자가 더 높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교수는 실험을 통해 “로봇이 작성한 뉴스에 대해 뉴스 소비자의 인식은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2014년 5월 발표된 클러월 교수 논문 결론과도 동일하다. 결국 뉴스를 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신뢰성이나 전문성에 있어 기자가 쓴 기사나 로봇이 쓴 기사다 다르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두 교수는 지난 10월24일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개최된 ‘2014 컴퓨테이션+저널리즘’ 심포지엄에서 ‘저널리스트 vs 뉴스 소비자 : 기계 작성 뉴스의 지각된 신뢰도’라는 제목으로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dangun76@gmail.com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입니다. 이메일은 dangun76@mediati.kr 트위터는 @dangun76 을 쓰고 있습니다. '뉴스미디어의 수익모델 비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관련 분야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저서로 '트위터 140자의 매직', '혁신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mediagotosa/)에서 더 많은 얘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