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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마저…보조금 대란과 단통법

2014.11.02

‘아이폰6’ 출시는 오랜만에 통신 시장에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아이폰이어서라기보다 잘 팔릴 것 같은 기기가 묘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9월 아이폰6와 6플러스가 발표된 뒤 국내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아이폰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과 외산 단말기의 무덤, 그리고 단통법의 직격타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적어도 국내 출시 첫 주 성과는 긍정적이라고 볼 만하다. 그리고 그 ‘긍정’은 ‘경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란’이라는 씁쓸한 그림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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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10월31일 아이폰 출시 현장] “통신사 경품은 보조금?”

통신사들은 꽤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다소 축소됐던 예약자 개통 이벤트도 되살아났다. 여기에 LG유플러스까지 아이폰 출시에 가세하면서 출시 분위기는 조심스럽지만 뜨거워졌다. 늘 그렇듯 1호 가입자를 비롯해, 새벽부터 아이폰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이들은 통신사가 마련한 선물을 받아갔다.

그 사이에 ‘경품이 단통법에 위반되는 것 아닌가’하는 소식이 나왔다. 통신사들은 1호 가입자에게 추가로 아이폰6를 한 대 더 주거나, 1년 동안 통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선물했다. 출시 행사에 나온 1~2백 명의 가입자에게는 10만원 남짓의 케이스와 충전독 같은 액세서리도 제공됐다. 이는 단통법에 위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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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은 페이백이나 상품권, 고가의 제품으로 편법 제공되는 보조금을 막기위해 단말기 구입시에 제공되는 일체의 혜택을 현금성으로 보고 제한한다. 판매점들도 필름이나 케이스를 끼워주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보조금 상한선이 30만원이기 때문에 6만9천원 요금제를 1년 동안 제공하거나 아이폰을 추가로 한 대 더 주는 것은 불법이 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실제 10월31일 “미래부가 간담회를 통해 행사에서 제공된 경품을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유권해석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통위 역시 현장에서 제공된 경품을 부당한 것으로 보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해졌다.

이런 경품이 왜 부당한 보조금으로 해석될까? 단통법이 2조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조금은 아래와 같기 때문이다.

[2조9항] ”지원금”이란 이동통신단말장치 구매가격 할인, 현금 지급, 가입비 보조 등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구입비용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용자에게 제공된 일체의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

[2조10항] “장려금”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이동통신단말장치 제조업자가 이동통신사업자(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대리점 또는 판매점 등에게 이동통신단말장치 판매에 관하여 제공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
-나. 이동통신사업자(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가 대리점 또는 판매점 등에게 이동통신단말장치 판매에 관하여 제공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

단통법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12만원대 요금에 책정된 20만원의 보조금과 10만원 상당의 경품은 법을 넘어서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1등에게 제공된 1년 통화권, 추가 단말기 등의 경품은 ‘일체의 경제적 이익’이기 모두 불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장면2 11월2일 새벽] 20만원 대란, 아이폰마저

아이폰의 출시 반응이 뜨겁고 반응이 좋아지자 다시 보조금이 고개를 들었다. 시작은 주말인 11월1일 오후부터였다. 그 시작은 단통법을 거스르진 않았다. 통신사들은 요금제와 관계없이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주는 것으로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 정도의 보조금은 사실 직접적으로 법을 거스르는 건 아니다. 단통법은 최대 보조금의 상한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모든 가입자에게 최소한 요금제에 비례한 보조금을 주도록 하고 있다. 아이폰에 책정된 보조금이 보통 12만원대 요금제에 20만원이기 때문에 6만9천원 요금제에서는 최소 12만원, 4만5천원 요금제에서는 7만5천원 정도의 보조금을 주어야 맞다. 하지만 이 이상의 보조금을 주어도 현재 상한액인 30만원만 넘지 않는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요금제에 비례하는 것은 하한선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최고 보조금을 주는 것은 현재 정부가 바라는 그림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20만원을 넘고 어느새 30만원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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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틑날 새벽에 일이 터졌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7~8만원대 요금제를 몇 달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아이폰6의 출고가는 20~30만원까지 떨어졌다. 대부분 16GB 제품이었는데 출고가가 78만9천원이니 보조금이 약 50~60만원까지 실린 셈이다. 30만원을 넘으면 불법이고, 가입시에 특정 요금제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소비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정보를 공유하며 새벽, 문을 연 매장들을 찾아 헤맸고,

[장면3 단통법의 효과] 긍정, 착시?

공교롭게도 미래부는 한 달을 갓 채운 단통법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위축된 시장은 회복 중’이고, ‘이용자간 차별은 사라졌다’고 해석했다. ‘통신 소비는 알뜰’해졌고, ‘이통사 경쟁이 본격화’라는 내용도 덧붙었다.

하지만 이미 이 법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보조금의 영향을 덜 받는 아이폰에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이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당장은 큼직한 신제품이 없는 한 아이폰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잠잠한 시장이 다시 불붙는 것은 아이폰을 둔 통신사간의 경쟁,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제조사간 경쟁이 따라붙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현재 단통법의 가장 큰 문제는 법안 자체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터지면서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신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현재 여론은 법안을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단순히 보조금을 분리해서 공시하거나 판매와 서비스를 분리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은 아니다.

단통법의 목적을 한번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금을 내릴 것인가, 단말기 가격 부담을 내릴 것인가, 그리고 어디에서나 똑같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단통법이 이 세가지를 다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통신사와 소비자는 그렇게 순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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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시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고 통신사간의 경쟁을 일으킨 건 결국 시장이다. 정부 해석처럼 혹시라도 단통법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은 아닐까? 주변의 반응을 보면 그게 아주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더 기다린다고 싸진다는 보장도 없었고, 어딘가 더 발품을 팔아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포기에 가까운 생각이 자리를 잡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깨져버렸다. 이제 소비자들은 다시 아이폰의, 갤럭시의 대란을 기다릴 것이다.

밤새워 첫날 제품을 구입한 이들은 결국 단통법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폰 출시와 함께 일제히 높아진 갤럭시노트4의 보조금, 그리고 아이폰 출시 다음날 터진 11월1일의 대란은 하루 걸러 ‘호갱’을 찍어냈다. 단통법은 이 두 상황 모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아이폰 출시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의외로 언락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점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언락폰을 굳이 찾은 이들의 답은 공통적이었다. ‘약정’, 그리고 ‘단통법’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