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내 휴대폰 시장은 '글로벌 격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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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시장이 2007년과 2008년에 전세계 단말기 제조 업체간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 56%, LG전자 20~21%, 팬택앤큐리텔 20~21%, 모토로라 7~8%, KTFT 1~2% 등 국내 3개사가 90% 정도의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비동기식이 아닌 동기식이었다. 초기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이 동기식 단말기 시장도 장악했는데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이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발빠른 대응으로 국내 시장을 수성해 왔다.

하지만 점점 상황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F가 전세계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비동기식으로 3세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내년 3월이면 비동기식 3세대 서비스 인프라가 전국으로 확산된다. SK텔레콤에게만 단말기를 공급했던 모토로라가 KTF에게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전세계 단말기 1위 업체인 노키아도 다시금 국내 단말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소니에릭슨도 SK텔레콤과 접촉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조영주 KTF 사장도 연말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단말 업체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명확한 시기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중저가 단말을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F의 이런 전략에 SK텔레콤도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 이외에 눈여결 볼 곳은 일본 NTT도코모의 전용 단말기를 공급하는 NEC와 파나소닉의 향후 행보다. NTT도코모는 KTF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지분도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 이동통신사들이 연합체인 커넥서스에 도코모가 지분을 투자했다. NEC와 파나소닉이 도코모와 KTF와의 관계를 고려해 HSDPA 단말기를 국내 출시할 개연성이 높아진 상태다.

노키아의 행보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경쟁사인 모토로라의 움직임이었다. 올해 모토로라가 모토로라코리아를 CDMA 단말의 연구개발 기지화를 단행했다. 당연히 WCDMA 분야도 연구가 진행된다. 국내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노키아로서도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다. 노키아의 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팬택앤큐리텔은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또는 Orginal Design Manufacturing) 업체기도 하다. 노키아에 ODM 형태로 단말기를 공급한 적도 있고, 또 영국 O2라는 이동통신사로부터 ODM 형태로 ICE라는 단말을 납품한 경험도 있다. 두 회사의 관계가 심심찮게 거론되는 것도 이런 관계 때문이다.

해외 단말기 업체들이 국내 진출하지만 당장 삼성전자에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중저가 제품을 공급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면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은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업체는 팬택앤큐리텔이다. 워크아웃 상태인 이 업체에게 내수 시장의 수성은 회생을 위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팬택앤큐리텔은 스카이와 큐리텔이라는 두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내년에는 큐리텔의 비중을 점차 줄이면서 스카이 전략 모델 위주로 시장을 수성할 방침이다. 스카이는 슬림폰을 필두로 HSDPA폰, DMB폰 등의 전략 모델 출시를 강화하고,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슬림을 위주로 하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스카이다운’ 첨단 제품을 시중에 선보인다는 방침. 

팬택앤큐리텔은 "2007년에는 올해보다 모델 수를 더욱 줄여 주요 전략 모델을 중심으로 단위당 판매대수를 제고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팬택계열은 이를 통해 개발 효율을 증대하고 재고 감소 효과를 유발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7년과 2008년은 국내 단말기 시장이 급변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내부 시장을 방어하면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국내 업체들이 해외 단말기 업체들의 중저가 단말들을 어떻게 방어하면서 수성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비동기식 서비스가 확산되면 될수록 해외 단말 업체들의 국내 진출 기회는 그만큼 늘게 돼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내 단말기 업체들은 국내 시장 9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왔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이제 안방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고가의 다기능 제품부터 중저가의 필수 기능이 제공되는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생기면서 해외 단말 업체들의 국내 진출을 반기고 있지만 국내 단말기 업체들은 뿌리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가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내수 시장을 놓고 전세계 휴대폰 단말 업체들의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