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⑥’생산민주화’의 그늘, 지적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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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기술의 발전은 ‘3차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3D프린터와 3D 데이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의류, 캐릭터, 자동차 부품, 장난감은 물론, 인체의 구성요소까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3D프린터를 이용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흉상을 만들고,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3D 디자인 파일화한 뒤 새로운 예술품으로 제작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은 문화·예술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3D프린팅을 하려면 3D 데이터 파일이 필요하다. 3D 데이터 파일은 금형에 가까운 속성을 지닌 것으로, ‘변형성’과 ‘확산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성질은 지식재산권법 제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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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리커 Scott Maxwell. CC BY-SA 2.0.

먼저, 새로운 3D 데이터 파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3D프린팅 기술은 행정청의 일정한 심사를 거쳐 특허법으로 보호된다. 그러나 3D 데이터는 무체물이다. 그런데 산업재산권법 즉 특허법은 ‘물건’, 상표법은 ‘상품’, 디자인보호법은 ‘물품’,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 등 표지에 대한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 보니 산업재산권법에서는 타인의 3D 데이터를 무단으로 작성·양도하는 행위를 침해 행위로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

고성능 3D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3D프린팅 관련 기기의 발전은 저작권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3D 디자인 파일의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나, 스캐너로 제작된 3D 디자인 파일도 사진 저작물의 저작물성 기준이 적용 가능하고, 표준 환경을 제공하는 CAD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경우에도 창작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점은 저작권 분쟁 시 3D 디자인 파일의 저작권 보호범위와 한계 설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3D 디자인 파일은 도형저작물, 건축저작물 그리고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복합적 성질의 저작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떠한 형태로 보호될 것인지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분쟁 발생시 저작권법상의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D프린팅 환경에선 일반인도 타인의 저작물을 손쉽게 3D 디자인 파일화하고, 이를 변형해 이용하는 것도 어렵잖다. 이는 공정이용 적용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

3D 디자인 파일은 지식재산권법 문제뿐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과도 매우 밀접히 관련돼 있다. 특히 기존 제품을 기초로 해 만들어진 3D 디자인 파일은 그 변형 정도에 따라 지식재산권법의 침해 문제를 야기할 개연성이 높다. 허나 이에 대한 판단 기준은 아직 불명확하다. 고성능 3D 프린터와 주변기기가 일반인에게도 널리 보급되고 침해 개연성이 높아진다면, 자칫하면 3D 프린팅 관련 비즈니스를 저해할 우려도 있다.

3D프린팅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지식재산권법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OLYMPUS DIGITAL CAMERA전성태_2009년 경희대학교에서 지식재산권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입사해 신지식재산연구팀, 법제연구팀 팀장을 거쳤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일본지적재산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법제연구팀 부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