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사기성 크라우드펀딩에 첫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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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모금액을 ‘먹튀’하는 사기성 크라우드펀딩에 처음으로 칼을 빼들었다.

킥스타터 웹사이트 갈무리

킥스타터 웹사이트 갈무리

FTC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에서 보드게임을 만든다며 돈을 모은 뒤 환불 조치도 안 한 채 일방적으로 개발을 취소한 에릭 슈발리에에게 벌금 11만1793달러를 물렸다고 6월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TC가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에 개입한 첫 번째 사건이라 <리코드><워싱턴포스트> 등 많은 외신이 이 소식에 주목했다.

에릭 슈발리에는 2012년 더포킹패스라는 회사를 차리고 ‘애틀랜틱시티에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라는 보드게임을 만들겠다며 킥스타터에서 모금을 시작했다. 그는 3만5천달러가 넘게 모일 경우 후원자에게 게임이나 주석 피규어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모금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는 후원자 1246명한테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12만2874달러(1억3641만원)를 받았다. 후원자 대다수는 리워드를 받기로 약속된 금액인 75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하지만 돈이 모인 뒤 일은 순조롭지 않았다. 에릭 슈발리에는 개발 진척사항을 공유하지 않고 차일피일 일정을 연기하다 14달 뒤인 2013년 7월24일 돌연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으로 돈을 모아 새 게임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보드게임 개발사를 차리고 싶었지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재가 생긴 탓에 결국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에릭 슈발리에는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모아 후원자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약속을 끝내 지키지 않았다.

FTC 조사 결과, 에릭 슈발리에는 킥스타터 모금액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FTC는 에릭 슈발리에에게 벌금 11만1793달러를 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가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서 벌금 집행은 중단된 상태다. FTC는 에릭 슈발리에가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추후에 이런 사기성 크라우드펀딩을 다시 벌이지 못하게 예방하려는 조치다.

다행히 후원자는 보드게임은 받을 수 있었다. 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아티스트 리 모어와 케이스 베커가 에릭 슈발리에 대신 개발을 이어갈 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크립토조익이라는 보드게임 개발사가 킥스타터 프로젝트를 이어받은 덕분에 후원자들은 2013년 7월31일 ‘애틀랜틱시티에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제시카 리치 FTC 소비자보호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이 불확실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소비자는 그들의 돈이 후원한 프로젝트에 쓰일 거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FTC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에 개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사기성 크라우드펀딩은 해당 웹사이트 운영진이나 법무부가 조사하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리코드>는 에릭 슈발리에 사건을 계기로 FTC가 후원자 보호를 위해 사기성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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