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의 ‘상업성’, 누가 어떻게 판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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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인 방송이 ‘핫’하다. MBC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 콘셉트로 ‘마이리틀텔레비전’이라는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KBS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수익을 내는 채널이 많이 생기자, 이들을 묶어 관리해주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만큼 잡음도 커진다. 최근엔 CJ E&M ‘다이아TV’가 소속 크리에이터의 방송에 제품 홍보를 해주는 대가로 한 업체에 돈을 요구한 일이 밝혀지며 논란이 됐다. 1인 방송의 상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1년에도 블로거의 대가성 게시물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일었다. 이른바 ‘파워블로거지’ 사건이다. 당시 블로거의 상업성을 규제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주체는 정부였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을 발표하며 블로거의 상업성을 규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넘어갔다. 네이버는 ‘광고주 후원을 통한 글 작성시 후원사실을 명시’하여야 하며 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파워블로그 자격을 상실할 수 있는 규약을 마련했다. 다음 역시 다음이 제시하는 추천리뷰 가이드를 준수하지 않는 블로거에 대해서는 우수 블로그 제외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1인 방송의 상업성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양상은 몇 년 전 블로그의 상업성을 규제했던 방식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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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역시 블로그의 상업성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정위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에 따라 제재를 받는다. 단지 콘텐츠가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안전정보과 과장은 “(1인 방송의 상업성 관련해)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 이상의 규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사건 처리 절차도 동일하다. 오행록 과장은 “기본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검토한다”라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직권조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다.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에 따르면 아직까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과 같은 방송 콘텐츠의 대가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가 들어온 사례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처리 절차

△공정거래위원회 사이트 갈무리

국내 개인방송 플랫폼 사업자들 역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두고 있다. 몇 년 전 블로그를 서비스하는 포털이 해당 광고의 노출을 정지하거나 파워(우수)블로거 선정을 철회할 수 있는 자체 규약을 마련했던 것과 유사하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대표는 “파워블로그 사건의 여파”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콘텐츠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상업/홍보 방송’에 대해선 “1. 방송 내용 및 방송 자막, 채팅, 공지 등을 통해 상업적인 홍보를 하는 경우 2. 합법적인 상업 사이트, 물품 등 이라도 아프리카TV와 사전 협의 없이 홍보하는 경우”는 “상업/홍보 방송 경고 조치 및 즉각적인 방송 송출 차단”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모니터링과 위반 사항에 따른 제재를 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하루 5천개 이상의 방송이 개설된다. 모든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게 가능할까. 아프리카TV 홍보팀은 “모니터링 등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라며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파워블로거의 게시물을 모두 통제하기 어려운 것처럼, 아프리카TV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J들이 개인 스스로 방송국을 만들고 인지도가 올라가다보면 광고에 대한 개별 커뮤니케이션도 많아질 것이고, 이 가운데 나름의 위법적인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BJ들이 이러한 경우에 합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꾸준히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tv팟은 라이브 방송에 대한 운영 가이드라인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공지된 영상 규제에 따르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운영될 경우’ 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누구나 광고·홍보 방송으로 느낄 정도로 노골적인 방송의 경우 제재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 tv팟은 모니터링과 신고를 통해 방송 규제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UGC 플랫폼은 출시돼 있지 않은 상태다. 네이버TV캐스트는 네이버가 선별해 제휴·계약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홍보실은 “웹드라마 관련해서는 광고나 심의 규제가 없는 상태”라며 “자체적으로 케이블 심의 수준에 맞춰 제휴 단계에서 검토한다”라고 밝혔다.

△https://flic.kr/p/Corac

https://flic.kr/p/Corac. Thomas van de Weerd. CC BY.

이와 달리, 해외 사업자인 유튜브는 상업성에 대해 별다른 규제를 하고 있지 않다. 국내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와 팬이 함께 소통하는 커뮤니티”라며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무엇보다도 팬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영상이든 홍보 영상이든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니아 수준의 지식과 관심, 그리고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하는데, 크리에이터의 개성을 살린 신선하고 재미있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들을 제작함으로써 팬들로부터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크리에이터들은 팬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게 방송 활동에 가장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광고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안재억 씨는 광고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대놓고 광고’ 제안도 마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광고를 찍다보면 개인 영상 창작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사람들이 내 영상을 기다리지 광고를 기다리진 않는다”라며 “개인 영상에 투자할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윤하 비디오빌리지 대표는 “광고와 협찬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는 말 그대로 1인 미디어 제작자가 광고주의 제품·서비스를 제작비와 출연비, 매체비를 받고 광고해주는 경우”라며 “이 경우 ‘대놓고 광고’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광고 영상을 만든다면 광고주와 시청자 모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대놓고 온라인 영상 광고‘는 ‘제작지원’을 받았다고 명시하지 않는다. 누구나 광고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크리에이터가 제작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건을 지원받는 경우가 협찬”이라고 설명하며 “이 경우 지원받을 물건에 광고 효과를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협찬’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조윤하 대표는 “문제가 되는 부분은 리뷰형 광고”라고 말했다. 그래서 비디오빌리지는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해당 제품을 자신의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을 만큼 별로라면 진행하지 않는다. 그는 “돈보다 중요한 건 팬들과의 신뢰이며, 효과 없는 제품을 효과 있는 척 리뷰해 주는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도 크리에이터들이 광고 영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유튜브는 크리에이터 브랜딩이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스폰서드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장기적인 수익모델 확보를 위해서는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인디게임 개발사와 같은 중소업체와의 협력 등을 시도하며 적절한 대안을 찾는 중이다.

대도서관은 광고 자체를 무조건 나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가 들어갔다는 건 다르게 말해 산업화가 된 것”이라며 “산업화가 되고 시장이 커져야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지속가능하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진다”라고 말했다.

대도서관 유튜브 채널 '대도서관TV'

대도서관 유튜브 채널 ‘대도서관TV’

대도서관 말처럼 1인 방송을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여긴다면 광고는 큰 수익모델 가운데 하나다. 강정수 대표는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전 광고 등으로 얻는 수익을 제작자에게 배분해준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제작비도 안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말했다. PPL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결국 1인 방송은 방송대로 하고, 생계를 위해선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대도서관은 대신 시청자에게 광고라는 걸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대놓고 광고임을 밝히고 재미있는 영상을 찍는다. 그는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로 생각한다”라며 “그러려면 광고주가 콘텐츠에 관여하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대도서관은 광고 영상 제안 단계에서부터 기획이나 편집에 대한 자율권을 받는 걸 원칙으로 한다.

대도서관은 “유튜브는 구독자 기반으로, 블로그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게임을 검색해 검색 결과로 내 콘텐츠가 나와서 내 방송을 보는 게 아니라, 내 채널의 구독자가 나를 보러 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런 이유로 협찬을 받고 만드는 콘텐츠라고 해도 광고주가 아닌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제작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박진우 트레져헌터 마케팅 이사도 “기존 매체를 바라보던 방향으로 유튜브를 봐선 안 된다”라고 말한다. 그는 과도한 상업성 규제는 자칫 창의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박 이사는 “크리에이터 동영상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광고로 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라며 “트레져헌터의 경우에도 광고를 해도 콘텐츠로서도 재미있는 것 위주로만 한다”고 설명했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대표는 “현행 한국법상으로는 규제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강 대표는 “영상에 대한 신뢰도는 이용자가 판단하면 되고 만약 이슈가 생기면 이에 대한 (방송인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형성돼야 하는데, 그걸 정부가 나서서 규제하려 하는 건 개인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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