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장인] 카와무라 츠토무 “오픈소스 카페에서 차 한잔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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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북카페를 가듯, 오픈소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오픈소스 카페’다. 일본 도쿄에 위치해 있다. 15년 넘게 오픈소스 기술을 다루던 개발자가 만든 이 카페는 운영 된 지 이미 4년이 넘었다. 단순히 차만 마시는 장소는 아니다. 협업도 하고, 도서관 역할도 한다. 오픈소스 카페는 어떤 모습일까? 오픈소스 카페 창업자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에게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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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 홈페이지

커뮤니티를 좋아하던 어느 개발자의 꿈

카와무라 츠토무는 현재 프리랜서 개발자이자 웹디자이너다. 동시에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학교에서 IT와 관련된 수업도 진행한다. 그는 이전부터 커뮤니티를 좋아했다.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만나 토론하는 ‘밋업’도 자주 주최했다. 밋업이 반복되자 그는 “밋업을 좀 더 쉽게 열 수 있는 장소는 없을까”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 생각이 오픈소스 카페라는 아이디어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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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무라 츠토무 오픈소스 카페 대표(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제공)

“거의 매달 오픈소스 밋업을 친구와 함께 주최했어요. 규모는 30-40명였고요. 너무 재밌었는데요. 한편으로 정신이 없었어요. 매달 모임 공간을 예약하고 정리해야 했거든요. 발표자도 섭외하고, 발표자료도 준비해야 했고요. 그게 오랫동안 반복되니깐 조금 힘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저는 밋업 전과 후에 사람들과 계속 얘기하고 싶었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오픈소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떠올리다가 오픈소스 카페까지 만들게 됐죠.”

오픈소스 카페는 그 자체로도 오픈소스다. 다시 말해 오픈소스 카페 한국 지점을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오픈소스 카페 깃허브 계정에 있는 자료도 라이선스 규칙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오픈소스 카페를 시작하는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 부동산을 알아보고 인테리어 공사도 해야 했다.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운이 좋게도 도쿄에서 쓰레기장으로 활용되던 공간을 찾았다. 그리고 그 공간을 카페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 덕분에 초기 비용은 줄일 수 있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오픈소스 카페를 개장한 뒤에 생겼다. 카페를 개장한 지 이틀만에 큰 지진이 난 것이다.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폭발을 일어나게 했던 그 지진이었다. 도리없이 그는 카페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입소문이 많이 퍼져 오픈소스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몇 주 뒤 카페를 재개장을 했고 지금까지 오픈소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별다른 홍보 없이 페이스북으로만 오픈소스 카페를 알리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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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는 원래 쓰레기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이었다.(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슬라이드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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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 공사 작업을 끝낸 모습(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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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 모습(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오픈소스 카페에는 최대 20명 정도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 평균 10명, 한 달 300명 정도가 오픈소스 카페를 방문한다. 가끔씩 40명의 단체 손님이 오기도 하는데, 공간이 작아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오픈소스 관련한 세미나가 정기 혹은 비정기적으로 주최된다. 워드프레스, 코드포재팬, 루비언어와 관련된 커뮤니티 행사가 여기서 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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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카페 내부 모습(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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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카페 내부 모습(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제공)

한 쪽에는 프로그래머들이 읽기 좋은 책들이 비치돼 있다. 이는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가 오픈소스 카페 이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업 ‘라이브라이즈’의 일환이다. 라이브라이즈는 일종의 공유도서관이다. 라이브라이즈는 내 책을 친구에게 빌려주듯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대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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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카페에는 책을 빌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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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카페에는 책을 빌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오픈소스 카페에는 재미있는 이벤트가 종종 열린다. 그 중 하나가 ‘오픈소스 콜라’ 만드는 이벤트다. 인터넷에 ‘오픈소스 콜라’ 혹은 ‘오픈콜라’라고 검색하면 콜라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을 수 있다. 오픈소스 카페는 이를 참조해 방문객과 콜라를 만들고 마셔보는 활동을 열고 있다.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유명 콜라랑 똑같은 맛이 나는 것은 아니만 생각보다 맛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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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에서는 오픈소스 콜라를 만드는 이벤트도 열린다(사진 : 카와무라 츠토무 슬라이드쉐어)

‘PaaS(Platform as a Service) 마츠리’라는 행사도 오픈소스카페에서 열린다. ‘마츠리’는 한국어로 ‘축제’라는 의미를 뜻하는 단어다. 보통 세미나는 한 가지 기술에 대해서 논의하는 편인데, PaaS 마츠리 시간에는 헤로쿠, 아마존 웹서비스, 엔진 야드 등 다양한 PaaS를 이용한 사용자들을 불러 함께 이야기한다.

오픈소스 카페는 차를 마시고 이야기하는 공간인 동시에 코워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오픈소스 카페를 설립하기 전에 코워킹 문화에 큰 매력을 느꼈다”라며 “오픈소스와 코워킹이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코워킹이란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무실을 공유해 함께 일하는 개념입니다. 서로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사하고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프로그래머들은 서로 몰라도 온라인에서 서로 질문을 하면 답변을 주잖아요? 코워킹을 하는 공간에서도 비슷해요. 주변 사람들을 처음엔 잘 모르지만 서로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죠. 오픈소스 문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요. 오픈소스 카페를 아예 코워킹 공간으로 확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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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무라 츠토무

4년째 유지되고 있는 있는 카페를 보면, 이런 궁금증도 생긴다. 하루 매출은 얼마나 될까? 돈은 많이 벌 수 있을까?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수익이 많이 나진 않지만 카페는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수익의 대부분을 카페 유지보수나 새로운 가구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 개인적으로 남는 돈은 없어요. 사실 오픈소스 카페는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많은 개발자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공부하는 장소로 쓰이길 원해요. 그래서 오픈소스 카페에 오시는 분을 ‘손님’이나 ‘고객’이라고 표현하지 않아요. ‘멤버’라고 표현하죠. 카페를 운영하면서 크게 어려움을 느낀적은 없고요. 오히려 지나치게 재밌어서 계속 카페에 있고 싶더라고요(웃음). 사실 저는 프리랜서 개발자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데요. 카페에 있으면 자꾸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싶어서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카페에 있기로 했죠. 나머지는 다른 개발자분들이 돌아가면서 카페를 관리하세요. 그 분들에게 따로 월급을 주는 건 아니고요. 자원봉사 형태로 오픈소스카페를 관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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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카페에서 열리고 있는 밋업들(사진:오픈소스 카페 홈페이지)

“오픈소스는 개발자에게 특색 부여해”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15년 넘게 오픈소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처음에는 오픈소스 기술을 사용하는 데 그쳤지만 7년 전부터는 적극적으로 소스코드에 기여하고 있다. 주로 UI 라이브러리, 걸프, 지오코더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기술도 아니고 왜 오픈소스에 집중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그 자체로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단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어 최근 저는 리액트JS와 비슷한 ‘라이엇JS’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핀란드, 스위스, 중국, 브라질, 일본 등에 거주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함께 만들고 있죠. 또 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개발자에게 특색을 부여한다고 생각해요. 마치 과학자가 자신만의 논문의 출판하는 것처럼 오픈소스에 기여하면 자신의 전문분야가 생각나죠. 개발자에게 ‘넌 어떤 오픈소스 기술에 커밋(기여)하고 있어?’라고 묻고 답을 들으면 그 개발자의 능력, 관심,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죠. 특히 프리랜서 개발자에게 오픈소스는 자신을 표현하기 좋은 수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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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와무라 츠토무가 관심을 두고있는 오픈소스 기술(사진 : 라이엇JS 홈페이지)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처럼 오픈소스 기술에 관심있는 개발자는 일본에 얼마나 있을까?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일본 개발자들도 점점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지만 아직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아주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가장 큰 장벽은 영어”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직접 소스코드를 기여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커뮤니티 자체는 굉장히 커지고 있어요. 워드프레스, PHP, 루비 등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분위기도 좋아요. 번역서가 얼마나 있으냐에 따라 기여수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만약에 해당 커뮤니티에 번역된 문서가 많이 있으면 소스코드를 기여하는 일본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죠. 2년 전에 한국에 방문해 몇몇 개발자분을 만난적이 있는데요. 다들 영어를 잘하셔서 놀랐어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국 개발자의 영어 실력이 일본 개발자들보다 더 좋은 것 같았아요. 물론 일본 개발자의 영어 실력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아직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공부 중이에요(웃음)”

오픈소스 카페는 도쿄 세타카야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 도쿄에 간다면 오픈소스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는 게 어떨까? 참고로 금요일엔 문을 닫고, 카와무라 츠토무 개발자는 수요일에 카페에 머문다고 한다. 다른 요일에도 다양한 프로그래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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