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족’ 겨냥 IPTV 서비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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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LG유플러스가 IPTV를 품은 일체형 PC를 발표했다. 통신사가 PC를 판매하는 것은 과거 초고속 인터넷과 정보통신부의 인터넷PC 보급 바람이 불 때 이후로 거의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이 PC는 27인치 풀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갖춘 일체형PC다. KT는 ‘올레tv 올인원’이라고 부르고, LG유플러스는 ‘PCTV’라고 부른다. 사실은 같은 제품이고, LG전자가 만드는 P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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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는 인텔의 아톰 N2940 쿼드코어다. 4GB 메모리에 128GB SSD를 품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8.1이다. 고성능 PC는 아니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의 보조 PC로는 충분하다. 두 통신사는 이 PC에 앱 기반의 IPTV 서비스를 얹었다.

LG전자와 이동통신사는 왜 이런 PC를 내놓았을까? 통신사들의 발표를 보면 왜 만들었는지, 그리고 수요층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혼자 사는 싱글족, 나만을 위한 ‘세컨드 TV’를 구매하고자 하는 3인 이상 가구 그리고 가전제품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신혼부부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KT 보도자료

원룸에 사는 싱글족들이 PC와 TV를 따로 둘 필요가 없어 집 안 공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일체형PC 대비 경제적인 가격으로 뜨거운 반응이 예상된다. 그 외에도 아내에게 TV를, 자녀에게 PC를 양보한 중년 남성들이 개인용 PC와 TV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 LG유플러스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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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현실을 반영하곤 한다. 이 PC도 혼자 사는 싱글족, 그리고 개인화되는 TV채널 결정이 녹아 있다. 어찌 보면 씁쓸한 사회의 한 면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수요다. 1인용 세탁기, 냉장고 등 1인가구를 위한 기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IPTV 서비스도 PC 플랫폼을 타고 개인화하는 것이다.

이 일체형 PC는 TV 플랫폼으로서도 괜찮은 접근이다. 방송은 이미 개인화의 방향을 타고 있다. 티빙(tving), 푹(pooq)같은 서비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더불어 필수 가입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고, 이동통신사들 역시 IPTV 서비스를 데이터 상품과 결합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보는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고화질 붙박이 서비스로 리모컨이 달린 일체형 PC는 자연스러운 형태다.

집에도 TV가 한 대가 아니라 거실과 방에 각각 두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현재의 IPTV는 대개 라인 하나에 한 개만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PC는 인증 문제만 해결하면 이미 IPTV의 조건으로 충분하다.

물론 PC 자체로는 썩 매력적이진 않다. 이왕이면 코어 프로세서를 넣어 가정용 PC를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좋을텐데, 이 제품은 보조 PC 정도의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TV 역할에는 충실하겠지만 PC로서는 아쉽다. 보기에 따라 보조 TV로 접근한다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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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기존 IPTV에 비해 공격적이다. 기존 IPTV는 한 집에 셋톱박스 한 대가 기본이고, 추가로 하나를 더 쓰려면 요금을 한번 더 내야 한다. 대개 기본형 IPTV 서비스가 월 1만원 선이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과 IPTV에 결합서비스로 이용하면 서비스와 PC가격까지 월 6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KT는 휴대전화처럼 올레TV 서비스와 PC를 가입하면 PC를 42만9천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셋톱박스와 27인치 TV를 동시에 해결하는 구조라면 나쁘지 않다.

이왕 PC로 서비스를 내는 김에 기존 PC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더하면 어떨까? 집집마다 PC가 있고, 가족 개개인이 노트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새 PC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창구를 늘리는 것도 고민했으면 좋겠다.

한편 이번 제품 발표에도 통신사간의 눈치 전쟁은 이어졌다. KT는 꽤 큼직하게 간담회를 열고 제품을 발표했는데, 그 사이에 LG유플러스가 덥석 제품을 발표했다. 제품 출시는 KT가 10월초, LG유플러스가 9월로 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세부적인 가격 정책을 공개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