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미디어 스타트업, SBS가 찾습니다”

가 +
가 -

지난 2014년 공개된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는 국내 미디어 업계에도 생각거리를 여럿 던져줬다. <뉴욕타임즈>는 혁신보고서에서 디지털 우선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셜미디어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국내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론’이 고개를 들었다. 종이신문은 추락한다. 방송은 도태된다. 누구나 쉽게 혁신을 말하게 됐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매번 그랬다. ‘행동’이 부재한 말뿐인 혁신이 지난 수년 동안 되풀이됐다.

sbs_800

이정애 SBS 보도본부 미래부 차장

“파괴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많은 미디어가 아직 새로운 실험을 주저하고 있어요. 한국은 IT 역량도 강하고, 한류의 중심이라 할 만큼 미디어 능력도 뛰어난 나라인데, 둘 간의 새로운 실험이나 혁신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와 기술이 더해진 혁신의 장을 만들면, SBS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내 미디어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SBS가 미디어와 기술을 아우르는 혁신을 꾀하는 중이다. 오는 11월27일 ‘SDF 넥스트 미디어 챌린지’가 개최된다. 종종 외침에서 끝나고 마는 유약한 혁신론을 실제 행동으로 이끌어보자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부재는 ‘미디어, 기술을 만나다’로 정해졌다. 이정애 SBS 보도본부 미래부 차장은 “실제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발굴하고, 이를 지속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개발자의 ‘해커톤’에서 형식을 빌려온 이번 행사에 경진대회 방식이 혼합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박2일, 혹은 2박3일 동안 진행되는 해커톤도 좋지만, 관심 있는 이들을 한데 모은 후 프로젝트 완성을 돕는 경진대회 형식이 실제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완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정애 차장은 “기존 해커톤처럼 즉석으로 팀을 꾸리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행사도 좋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미디어에 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들을 배치해 프로젝트 완성을 도울 예정”이라며 “재미있는 아이디어에서 그치고 말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읽어보세요!

SDF 미디어 챌린지에는 미디어와 개발 영역에서 여러 전문가가 조력자로 참여한다. SBS에서는 김성준 앵커와 남형석 예능국 PD, 김혁 플랫폼기획팀장이 참여한다. 앱센터에서는 김규호 박사가 도움을 주기로 했고, <블로터>에서도 이희욱 편집장이 행사에 참여한 개발자들과 아이디어 구현 가능성에 관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참가신청 이후 진행되는 첫 미팅에서 개발자들은 미디어 전문가들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미디어 현장에서 구현될지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SBS는 매년 5월 서울디지털포럼(SDF)을 개최하고 있다. SDF가 연사를 중심으로 청중이 모이는 행사라면, 하반기 기획된 이번 SDF 미디어 챌린지는 참가자들의 참여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다. SBS는 SDF 미디어 챌린지를 통해 사람들이 미디어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자 한다. 말하자면,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에 기술이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미디어는 신문이나 TV, 라디오 등 기존의 매체를 넘어 다양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그 중심에 있고, 모바일 기기가 미디어의 형태를 바꾸는 중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디어의 고민도 변화한다.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뿐만 아니라 어떻게 잘 공유되도록 할 것인지도 고민 중 하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제니퍼 홀렛 CBS 방송기자는 지난 2012년 미국 대선 당시 댄 세이걸 MIT 개발자와 함께 스마트폰용 응용프로그램(앱) ‘슈퍼팩(Super PAC)’을 개발했다. 슈퍼팩 앱은 스마트폰에서 마치 음악 소리를 인식해 노래 제목을 찾아주는 앱과 비슷하게 동작한다. 대선 주자들의 TV 광고가 나올 때 앱을 켜고 소리를 들려주면, 광고를 만드는 데 후원한 기업이나 단체, 후원 금액을 보여주는 앱이다. 대선주자의 광고에 어떤 단체가 후원하는지 알게 되면 대선 주자가 주장하는 바를 쉽게 알 수 있다는 데 착안한 서비스다. 당시 제니퍼 홀렛 CBS 기자는 댄 세이걸과 함께 글래시미디어라는 스타트업도 만들었다. 기존 TV 광고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정책’을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당시 슈퍼팩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슈퍼팩은 SBS가 SDF 미디어 챌린지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사례다. 미디어 생태계에서 개발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의 방송이나 지면 신문이 더이상 미래의 매체가 아님이 확실해진 지금, SDF 미디어 챌린지는 미디어 전문가와 개발 전문가들이 모이는 새로운 장이 될 전망이다.

sbs_2_800

“과거에 적합했던 미디어 형식이 지금도 적합할까? 그런 의문이 들어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지금은 과거와 미래의 전환기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 형식의 미디어는 무엇이고, 원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이정애 차장은 “서로 다른 직종 사이에 장벽을 허물어야 하는 시대”라며 “SBS 사내에 머물기보다는 더 큰 판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지닌 미디어와 기술 전문가가 어울릴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격을 별도로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제한은 있다. 우선 다른 행사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서비스는 참여할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접수되길 바란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을 구상 중이거나 이미 스타트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라도 SDF 미디어 챌린지에 도전할 수 있다. 외부 투자를 통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의지가 있는 팀은 특히 환영이다. SBS와 경기도는 이번 행사에서 가능성을 보인 서비스를 대상으로 벤처투자자와의 연계도 고려 중이다.

참가신청은 오는 11월12일까지다. 신청자 중 선별된 이들은 오는 14일 목동 SBS에서 마련될 사전 미팅에 참여할 수 있다. 도움을 약속한 미디어 전문가와 서비스 구현 가능성을 논의하는 중요한 만남이다. 본행사는 27·28일 1박2일 동안 열린다. 사전 미팅에서 본 행사까지 보름여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 된다. 28일 오전 각자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행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될 예정이다.

SDF 미디어 챌린지는 SBS와 경기도, 앱센터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다. <블로터>는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다. 참가신청은 SDF 홈페이지나 앱센터에서 하면 된다.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