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기사 7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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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의 기준을 생각해보면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대관절 어디서 의견을 들었는지 모르는 ‘네티즌’이 몇 번이나 들어갔는지, 기사에 실시간 검색어가 한 기사에 몇 개나 들어갔는지, 아무 상관 없는 연예인의 헐벗은 사진을 올리려고 끝말잇기처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엮었다든지, 간장을 주지 않았다고 귀한 지면에 일기를 끄적인다든지, 뭐 이런 기사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반면 좋은 뉴스를 따지는 기준이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저널리즘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바뀌진 않습니다. 예전에도 ‘좋다’라고 여겨졌던 기사는 여전히 좋은 기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새롭게 등장한 도구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더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경우가 생겨났을 수는 있습니다. 이제부터 꼽아보려는 좋은 기사는 비교적 새로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전달력과 설득력을 높이는 데 유효한 효과를 거뒀던 기사들입니다. 좋은 기사를 꼽아보려는 이유는 부정의 경험보다는 긍정의 경험이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하지 말자’보다는 ‘이런 건 해보자’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으면 합니다.

기사를 고를 때는 기사가 사용한 스토리텔링의 기법이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잘 조화됐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공동체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도 나름 고민해봤습니다. ‘유익하다’는 주관적인만큼, 이 가치가 얼마나 유익한지에 대한 판단 역시 다소 개인적일 수 있음을 고려하고 기사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외에도 좋은 기사가 많습니다. 독자분들이 경험했던 좋은 기사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국의 사례는 제외했습니다. 영상, 인포그래픽, 사진, 만화, 데이터 저널리즘, 인터랙티브, 인터뷰 부문을 하나씩 꼽았습니다. 소개하는 순서는 순위가 아닙니다.

■ 영상 : SBS 익스플레인드(Explained) ‘검찰총장과 친구들’(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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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분야를 잘 알고 있는 담당기자가 직접 출연해서 주제를 설명합니다. 깔끔한 모션그래픽은 기자의 설명을 효과적으로 돕습니다. SBS 뉴스의 ‘익스플레인드’는 동영상이 강조되는 시대에 독특한 포멧과 모션그래픽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3분이 넘는 다소 긴 시간 동안 쉽고 간결하게 시청자를 집중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어폰을 끼지 않아도 자막만으로도 충분히 소비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익스플레인드를 기획한 임찬종 <SBS> 기자는 “모션그래픽으로 설명하는 뉴스는 처음부터 이슈를 따라가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 신문에는 많이 나오지만 사실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는 개념을 설명하자는 취지였다”라며 “기본적인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요즘 유행하는 1인 크리에이터의 영상, 인강 느낌의 동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익스플레인드의 기획 배경을 밝혔습니다. 단순한 현장클립, 스낵 영상 일변도의 동영상 뉴스와 차별화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익스플레인드는 방송사의 강점을 십분 살리면서도 모바일 시대의 트렌드를 잘 접목한 뉴스입니다

인포그래픽 :  누가 대한민국 언론을 지배하는가(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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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효과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좀 더 예쁘게, 좀 더 화려하게 만들어진 인포그래픽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별 것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어떻게 표현하는지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실해집니다.

인포그래픽은 어디까지나 정보를 전달해주기 위한 수단입니다. 글이나 영상보다 그래픽을 활용하는 게 가장 적합할 때 사용해야 합니다. <미디어오늘>의 ‘[인포그래픽]누가 대한민국 언론을 지배하는가’ 기사는 ‘논조’라는 불분명한 실체 대신, 가장 솔직하고 확실한 ‘돈의 점유율’을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면에서는 지면에 맞게, 모바일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보기 쉽게 한 장씩 끊어서 인포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파이차트의 모음이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사진 :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특별기획 뷰엔(View&) –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 도구는 내 삶의 밑천(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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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난로에 알루미늄 호일 깔때기를 만들어 군밤을 굽습니다. 반찬통으로 휴대폰 거치대를 만듭니다. 물품 적재함을 개조한 오토바이도 눈에 띕니다. 사소하지만 생활의 지혜가 녹아든 ‘수제 생계 도구’를 조명하며 서민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의 특별기획인 ‘뷰엔’은 일상에서 지나치며 보고는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뷰엔을 제작하는 박서강 <한국일보> 기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밥 먹으러 갈 때 보는 군밤장수 아저씨, 사무실 왔다갔다하는 퀵서비스 기사님 등 자기만의 맞춤 도구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주목했다”라며 “보통 지면에 실리는 사진은 정형화된 보도나 다큐멘터리 형식이 많지만,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서 스토리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우선으로 한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습니다. 뷰엔의 콘텐츠는 지면에서는 레이아웃을 통해, 온라인에서는 동영상이나 그래픽도 활용해서 기획의도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만화 : 본격 시사인 만화 – 시위이이잉(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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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굽본좌’ 굽시니스트의 만화입니다. 굽시니스트의 만화는 다양한 배경의 ‘드립’들이 섞여 있습니다. ‘무슨 약을 거하게 하셨느냐’라는 말도 거의 매회 나오곤 합니다. 또 안부를 걱정해야 하는 풍자 수위로 건강 걱정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통쾌함은 덤입니다.

“이 쐐기는 분명한 물리량을 가져야 한다.” 시위의 당위성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번 만화는 평소의 드립과 통쾌함은 다소 부족합니다. 그러나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와 주제의식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의 ‘탄생’(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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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힙’한 데이터 저널리즘은 인포그래픽과 함께 ‘우리 이런 거 한다’는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빅데이터라는 유행어가 뉴스에 접붙여진 형태랄까요. <시사IN>의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의 ‘탄생’’은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부터 질문을 던지며 기사를 끌어나갑니다.

더 읽어보세요!

천관율 <시사IN> 기자는 “이 기사의 경우에는 다른 기사처럼 사례로 풀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천관율 기자는 “여성 혐오의 감수성이 연애시장에서 등장한다는 패턴을 확인하는 것과 어떤 특정인이 연애시장에서 좌절한 이후 여성혐오자가 된 것은 인과가 성립하지 않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이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 데이터부터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했다”라고 데이터를 활용해서 기사를 풀어나간 이유를 밝혔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해서 새롭다거나, 훨씬 뛰어난 객관성을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천관율 기자는 “데이터도 데이터 생산자, 데이터 해석자의 관점이 얼마든지 들어갈 수밖에 없는 – 예를 들어 문항설정 같은 –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객관성 측면에서 새롭다는 건 이해가 잘 안 간다”라며 “주어진 근거자료를 가지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가 중요한데, 취재나 여론조사, 데이터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도달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입니다.

인터랙티브 : 416 세월호 참사 기억 프로젝트 ‘아이들의 방’(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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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떠났지만,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방을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빈방에는 아이들의 사라진 꿈이 머물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아이들의 방’은 빈방에 초점을 맞춰서 사진을 중심으로 짤막한 글이 덧붙여진 인터랙티브 기사입니다. 유성애 <오마이뉴스> 기자는 “세월호를 계속 취재했다. 어떻게 다룰지를 계속 고민했다”라며 “아이들이 남기고 간 방을 그대로 보여주면 부재를 보여줌으로써 존재를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이야기했습니다. 사진에 초점을 두기 위해 인터랙티브 형식을 선택했고, 기자가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기억저장소 측과 협의를 거쳐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개발자들도 협력해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 [HARD] 안수찬, 그가 꿈꾸는 언론(다이버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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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향성 지향 팀블로그 ‘다이버시티’의 인터뷰는 미디어 업계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읽기 난이도에 따라 3가지 버전으로 제공됩니다. 카드뉴스 버전의 간결한 인터뷰, 인터랙티브 형식의 중간 길이 인터뷰, 마지막으로 텍스트로 된 인터뷰 전문 버전입니다. 다이버시티를 운영하는 불량푸우는 “크게 3가지 유형의 독자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다양한 독자 경험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3가지 포맷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가장 빛이 나는 형식은 글과 사진으로만 이뤄진 가장 긴 형태의 하드 버전입니다. 길지만 읽다 보면 끝까지 가게 됩니다. 무엇보다 인터뷰이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깊게 알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불량푸우는 “요약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인터뷰어의 주관이 담기는데, 이걸 좀 걸러내고 싶었다”라며 “길어도 볼 사람은 볼 테니까 사소한 부분까지 넣어주는 건 다른 인터뷰와의 차별성”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