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내 직업 대체할까?’ 혼란스런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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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내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까.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이상 이 질문에 명쾌한 응답을 내놓는 건 쉽지 않다. ‘딥러닝’으로 상징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잠재력을 파악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인공지능의 구체적인 실현태가 눈앞에 펼쳐지지 않는 한, 대체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 때문인지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시민들이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1년 사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면, 이 같은 사실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월19일부터 22일까지 우리나라 국민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진격하는 로봇: 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위협할까’를 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다’라는 전망에 응답자의 86.6%가 동의했다. ‘향후 30년 내 현재 사람 일자리의 50%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76.8%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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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내 직업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응답이 47.8%를 차지했다. 인공지능이 여러 일자리를 대체하긴 하겠지만 자신은 해당되지 않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태도다.

다소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같은 태도는 기술에 대한 우호적 감정과 본인 직업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여론조사를 보면, 인공지능이 많은 경우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긴 하겠지만 ‘감성, 창의력, 비판력이 요구되는 일은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85.2%가 동의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보다 창조적인 일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도 59.3%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종합해보면 단순 직무 중심의 다른 사람 일자리는 대체되겠지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본인의 업무는 인공지능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기자의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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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모순적 태도는 정보 부족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5년 같은 기관이 일반인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24일부터 8월19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또렷해진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은 로봇 기사가 기자들의 직업 안정성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60%가 동의했다(김영주 등, 2015, 125쪽). 기자와 로봇이 경쟁관계에 놓일 것이라는 예측도 42%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이번 조사에선 기자·작가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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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을 두고 실시한 두 여론조사의 차이는 실제 사례를 보여줬느냐의 여부다. 1년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는 로봇이 작성한 기사를 일반 설문조사 대상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보편적인 설문조사 방식을 택했다. 인공지능 기술력의 체감 정도가 달랐기에 응답이 큰 폭으로 갈린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응답자들이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업군으로 제조업이나 농업, 건설업과 같은 단순 육체 노동을 꼽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IBM의 ‘왓슨’, 애플의 ‘시리’ 등은 육체 노동을 넘어 전문직 직무 대체를 향하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도 이런 견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공지능의 기술적 수준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면서 이 같은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참고 자료 

  • 김영주·오세욱·정재민.(2015). 로봇저널리즘 가능성과 한계. 힌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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