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왓슨’, 로봇 입고 인간의 옆자리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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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인지 소프트웨어 ‘왓슨’이 로봇이라는 외투를 입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알데바란의 소형 로봇 나오(NAO)다. 손발에 음성까지 갖춘 인지로봇 왓슨이 탄생하자 시장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호텔이 움직였고 학교가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인간의 옆자리를 탐하고 있다.

한국IBM이 5월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니넨탈호텔에서 공개한 로봇 ‘나오미’는 실험실 연구 용도는 아니다. IBM의 인지컴퓨팅 기술 왓슨과 클라우드 그리고 하드웨어를 결합해 실제 비즈니스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제작되고 테스트되는 모델이다. IBM의 차기 비즈니스 전략이 담긴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제이슨 레오나르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왓슨 담당 전무가 코그너티브 솔루션을 위한 IBM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제이슨 레오나르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왓슨 담당 총괄이 코그너티브 솔루션을 위한 IBM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IBM)

나오미는 이미 호텔 시장을 파고들었다. 나오미는 올초 힐튼호텔과 협력해 왓슨이 탑재된 나오미를 안내 직원 로봇으로 공급했다. 시리와 같은 육체 없는 인공지능이 질문에 대한 응답을 지도나 음성으로 보여준다면 나오미는 좀더 인간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응대한다. 예를 들면, “가장 가까운 호텔 화장실이 어디인가요?”라고 물으면 시리는 결과값으로 지도를 반환해주지만, 나오미는 손으로 가리키며 친절한 음성으로 위치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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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레오나르드 IBM 왓슨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왓슨은 스마트폰이 갖지 못한 인간적인 측면을 갖게 된다”라며 “이를 확장하면 (왓슨을) 인간 아바타에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인지 시스템인 왓슨이 인공지능과는 다른 개념임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인간을 도와줄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했다.

현재 IBM 쪽은 왓슨의 API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다각도로 확대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쓰임새가 의료 분야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 산업 분야로 적용이 가능한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알데바란의 나오나 소프트뱅크의 ‘페퍼’와 같은 하드웨어와 결합하면 용도는 더 폭넓어진다.

이날 IBM이 열거한 활용 사례는 호텔, 의료, 교육을 넘어 연구, 금융, 일반 기업이 망라돼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패션계에서도 왓슨의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IBM과 협력하고 있는 한 패션 기업은 왓슨의 인지 기능을 이용해 드레스를 디자인하고 있다고 한다. 레오나르드 총괄에 따르면, 왓슨이 다양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분석하고 옷감까지 추천해주면 이를 반영해 드레스를 제작해 판매한다는 것이다.

왓슨이 탐하는 인간의 옆자리는 인간의 일자리?

로봇이라는 하드웨어와 결합된 왓슨은 인간의 옆자리를 고수한다. 호텔 안내데스크의 옆자리, 의사의 옆자리, 패션 디자이너의 옆자리에 있을 때 능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감안한 듯 레오나르드 총괄은 기자간담회 내내 “사람을 보완해준다”는 표현을 여러차례 사용했다. 보완하는 시스템이지 대체하려는 기술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도 왓슨의 핵심 기술은 언어 등 인간 커뮤니케이션 코드의 정확한 인식과 이해 그리고 처리다. 때문에 자연어처리 기술이 왓슨과 IBM 클라우드를 지배할 수밖에 없다. 한국IBM이 SK C&C와 제휴를 통해 얻고 싶어하는 바도 한국어 자연어처리 기술과 노하우다. 당장 한국의 호텔 브랜드에 나오미를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어를 인지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수반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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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자연어처리 기술과 나오와 같은 하드웨어가 결합하면 반복 업무를 산업 현장에서 수행하는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레오나르도 총괄은 “내 생각엔 가능성이 없고 IBM의 목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레오나르드 총괄은 콜센터의 경우 왓슨은 기본적인 수준의 응답뿐 아니라 비교적 심층적인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약학계와 같은 규제가 많은 영역에서는 “사람의 판단을 대체할 수 있는 시대는 한참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인간의 옆에서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고 보조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의 IBM의 판단이다. 왓슨이 진단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IBM 쪽은 왓슨도 오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진단에 따른 근거를 의사에게 제시한다, 의사가 이 과정에서 배제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왓슨은 어디까지나 보조를 위한 기술적 존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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