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뉴스피드 10년, ‘연결’에 밀려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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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처음 도입했을 때 사용자들의 분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당시 페이스북 사용자 1천만명 가운데 10%인 100만명이 마크 저커버그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15억명 사용자 가운데 1억5천만명이 변경된 서비스 기능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어마어마한 규모인지.

마크 저커버그는 뉴스피드 도입 이튿날인 2006년 9월6일, 결국 사과문을 올리기에 이른다. 당시 사과문에는 사용자들의 비판에 대해 고심한 흔적과 더불어 페이스북 창업 당시의 목표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내가 2년 전 페이스북을 만들었을 때, 나의 목표는 사람들이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난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이 누구와 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제어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내가 이뤄낸 성공은 이런 기본적인 조건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199442_4351781439_9284_n10년 전 그의 사과문에는 정보라는 단어가 6번(사람이라는 단어는 8번 출현했다) 등장할 정도의 정보의 전달이 중요한 소재로 다뤄졌다. 창업에 대한 자신의 소회가 담겨있던 진솔한 사과문에서 정보는 페이스북의 핵심 가치로 여겨질 만큼 비중있게 언급됐다고 평할 수 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6년 6월29일. 뉴스피드 도입 10년을 2~3달 가량 앞두고 페이스북 뉴스룸에는 흥미로운 글이 한 건 게재됐다. 여느 때와 달리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알리는 글에 참고 수준을 의미하는 ‘FYI’라는 단어는 빠져있었다. 작성자도 달랐다. 아담 모제리 부사장이 직접 작성했다. 아담 모제리는 인문, 정보설계학과 전공자로 2008년에 페이스북에 입사해 뉴스피드를 관장해왔던 임원이다.

그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뉴스피드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그들과 가장 밀접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여러분들이 친구나 가족들의 포스트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위해 뉴스피드를 업데이트한다는 사실을 발표한다.”

더 나아가 뉴스피드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 연결하려는 아이디어에서 구축됐다. 이 명제는 여전히 오늘날 뉴스피드를 움직이는 조건이다. 우리의 최우선 사항은 여러분들이 사람들과 장소와 그리고 연결되길 워하는 그 무엇과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뉴스피드의 핵심 가치 10년 전과 10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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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사진 출처 : 페이스북 미디어 갤러리)

10년의 시간은 뉴스피드의 가치를 조금은 변화시켰다. 정보는 사람으로 공유는 연결로 일부 중심축이 이동했다. 2006년만 하더라도 정보는 페이스북을 작동시키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중요한 객체였다. 사과문에서도 읽어낼 수 있듯,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지금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사용자 10%의 저항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가치가 저커버그가 그렇게도 강조한 정보의 자연스러운 흐름(Free Flow of Information on the Internet)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페이스북의 본질, 뉴스피드의 가치는 ‘연결’이 됐다. 정보는 스토리라는 단어로 대체됐다. 사람과 사물, 장소를 연결을 매개하는 장치로서 ‘스토리’는 이제 가장 중요한 위상을 페이스북 안에서 차지하게 됐다.

그렇다고 정보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모제리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3가지 콘텐츠 유형을 설명하면서 정보를 두 번째로 언급했다. 첫 번째가 앞서 언급한 친구와 가족의 ‘스토리’라면 두 번째는 정보(유익한 정보)였고 세 번째는 엔터테인먼트였다고 했다.

모제리는 이 글에서 정보(information)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 ‘inform’과 ‘informative’를 번갈아가며 썼을 뿐이다. 뉴스를 지칭하기보다 유익성이 높은 콘텐츠 전반을 지칭하는 의미로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뉴스와 같은 정보는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최고의 가치를 갖는 콘텐츠 객체는 아닌 것이 확실해졌다.

정보의 위상 추락과 편향성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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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 파크 페이스북 헤드쿼터.(사진 출처 : 페이스북 미디어 갤러리)

최근 페이스북은 편향성 시비에 휘말렸다. 보수적인 뉴스를 트렌딩 토픽에 게시 하는 것을 막았다는 폭로가 터져나오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보수 인사를 페이스북 헤드쿼터로 초청해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해명하는 이벤트를 개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이번 알고리즘 업데이트에도 편향성 시비의 흔적이 묻어난다. “우리는 세상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슈를 짚어내는 것은 우리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이나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환영한다”고 기술한 부분 등이 이를 방증한다. 뉴스라는 정보가 포함하고 있는 정파성으로부터 페이스북은 무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그들이 원하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표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요약하면, 편향성 시비에 벗어나기 위한 장치로 뉴스를 중심으로 한 정보의 노출 비중을 줄이고, 관심사와 연결 중심의 스토리 노출 비중을 높였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전략이 페이스북의 본질에 좀더 다가가는 길이고 모제리의 말대로라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는 선택”인 셈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 쪽은 “사실을 호도하고 선정적이며, 스팸 성격이 있는 스토리는 사람들이 덜 보게 될 것”이라는 의지는 분명히했다.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겠지만 트럼프류의 혐오, 여성비하, 인종차별적 발언 등은 뉴스피드에 노출되지 않도록 어떤 방식으로는 조정하겠다는 얘기다.

소셜미디어에서 소셜네트워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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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모제리는 이런 질문도 던졌다. “매일매일 수천 건의 스토리를 볼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 10개를 꼽는다면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 그 대답이 바로 뉴스피드다.” 뉴스피드가 자연스럽게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며, 특별한 스토리” 중심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한다. 이 과정에서 뉴스라는 건조한 정보는 이전보다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스뿐 아니라 각종 기업들이 페이지에서 쏟아내고 있는 공명하기 어려운 정보들은 서서히 내 뉴스피드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뉴스휩의 리암 코코란은 이럴 때일수록 틈새 수용자를 표적으로 한 콘텐츠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학력 전문가를 대상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파이낸셜타임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폴리티코>처럼, 틈새 타깃이 분명한 정보 생산자들은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누구나 다 관심 있을 것 같은 정보보다 특정 누구는 반드시 관심 있을 만한 좁은 영역을 더 깊이 파고들 때 이번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개편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어째됐든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라는 포괄적 미디어 용어보다 사람들의 연결성을 중시하는 ‘소셜네트워크’라는 수식어가 이제 더 잘 어울리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의 흐름보다 관계의 연결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 말이다. 언론사들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거점으로서 페이스북은 과거가 될지도 모른다. ‘좋아요’를 늘리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부었던 국내 언론사들의 전략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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