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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왜 ‘슈퍼카’ 맥라렌을 탐내나

2016.09.22

자체 전기차 개발을 추진해왔던 애플이 외부 기업 인수로 전환한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월21일, “애플이 외부 차량 전문 기업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레이싱카 전문 제조 기업이 맥라렌과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맥라렌 쪽이 투자 관련 논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전기 모터사이클 스타트업인 리트모터스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리트모터스는 오토바이 분야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전기차량 분야에서 촉망받는 스타트업이다. 리트모터스가 개발한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한 차량 균형 기술은 이륜 자동차가 외부 차량과 충돌해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최근 애플 자동차 직원 수십명 해고

리트모터스의 이륜 자동차.(사진 출처 : 리트모터스 홈페이지)

리트모터스의 이륜 자동차.(사진 출처 : 리트모터스 홈페이지)

알려졌다시피 애플은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자체 전기차 개발을 추진해왔다. 개발 완료 시점이 2019년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교통 당국과 공식 미팅을 진행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루머가 아닌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애플은 수십명의 타이탄 프로젝트 담당자를 해고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이를 근거로 “전기차 개발 계획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자연스럽게 전기차 자체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새어나왔다.

지난 1월 타이탄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떠난 사실이 다시금 회자되면서 이 같은 불안감은 증폭됐다. 한편으로는 프로젝트 자체를 재설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유력하게 제기됐다.

애플은 후자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전문 기업을 통해 기술과 인재를 수혈함으로써 애초 예정된 완료 시점을 지키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애플은 구글, 우버, 테슬라 등이 자율주행차 도로 테스트를 속속 성공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시장 진입을 더 늦출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에 몰려 있다.

전기차에 더해 자율주행 기능까지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도 더해졌다. 미국 교통부는 9월20일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도모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시장 확대를 앞당기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왜 맥라렌인가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헬스케어 디바이스.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헬스케어 기기.

맥라렌은 애플의 해묵은 고민을 한꺼번에 털어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 가운데 한 곳이다. 그 이유로 <BBC>의 데이브 리 기자는 맥라렌의 계열사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이하 MAT)를 들었다.

맥라렌은 포뮬러1을 운영하면서 개발한 최적화 기술을 레이싱 트랙 외부에 응용하는 비즈니스를 꾸준히 전개해 왔다. 이젠 전체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 한 복판에 MAT가 존재한다.

MAT의 기술은 교통 분야를 비롯해 의료, 에너지, 바이오 분야 등에 걸쳐 있다. 단적인 예로, 영국 히드로 공항의 비행기 지연을 감소시키는 소프트웨어는 MAT가 직접 개발해 납품했다. 데이터센터의 쿨링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디자인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워치’와도 일부 겹치는 분야인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도 이미 진출해 있는 상태다.

MAT

영국 MAT 센터.(사진 : 구글 스트리트뷰)

이렇듯, 애플 입장에서는 결합 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다양하게 보유한 맥라렌에 군침을 쏟을 흘릴 수밖에 없다. 대량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못한 치명적 단점을 품고 있지만, 이는 추가 투자나 파트너십을 통해 보완이 가능한 지점이다.

현재 애플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7월께부터 스티브 잡스 시절 부사장으로 활동했던 밥 맨스필드가 관장하고 있다. 밥 맨스필드는 맥북에어, 아이맥, 아이패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스티브 잡스에 이어 팀 쿡으로부터 신망을 얻었다. 애플워치의 데뷔도 그의 손을 거쳐갔다. 물론 이번 차량 관련 팀 해고도 그가 주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맥라렌은 일단 인수설을 부인했다. 전략적 투자 의향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맥라렌의 잠재력을 탐내온 밥 맨스필드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흥미를 끄는 이유다.

dangun76@gmail.com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입니다. 이메일은 dangun76@mediati.kr 트위터는 @dangun76 을 쓰고 있습니다. '뉴스미디어의 수익모델 비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관련 분야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저서로 '트위터 140자의 매직', '혁신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mediagotosa/)에서 더 많은 얘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