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엔협회 창립 1년…“이제는 라이브 시대”

가 +
가 -

2015년, CJ E&M이 ‘다이아TV’를 출범하면서부터 MCN 사업은 국내 업계의 큰 화두였다. 때마침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MCN 사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폭발했다. 트레져헌터, 비디오빌리지, 샌드박스 등 주요 MCN 업체들이 생겨났다. 하나의 생태계가 동반 성장하기 위해선 협력과 유대가 필수적이다. 서로에 대한 욕구가 모여 2016년 3월, 사단법인 엠씨엔협회(MCNA)가 설립됐다.

사단법인 엠씨엔협회 로고

사단법인 엠씨엔협회 로고

엠씨엔협회가 창립 1주년을 맞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흥하기도 했고 동시에 시끄럽기도 했다. 많은 관심을 받은 채로 1년을 지내고 보니 ‘MCN’에 대한 반응은 상반된다. 업계 관계자들에게선 단어의 파괴력이 지난해만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일반 대중들은 아직도 잘 모른다. ‘유튜버 알지?’에서부터 설명을 시작해야 한다.

업계와 대중이 속도를 맞추는 것은 본래 어렵다. 게다가 변화에 민감한 미디어업계에 특성상 고초가 더 많았을 것이다. 사단법인 엠씨엔협회는 3월8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창립 1주년 기념 총회 및 봄 정기 세미나’를 열었다. 회원사와 크리에이터,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그간의 시행착오를 되새겨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 배너

행사 배너

행사는 1·2부로 나뉘었다. 1부는 봄 정기 세미나로 두 연사의 강연이 있었다. 송민정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비디오 라이브 시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영상비즈니스 흐름’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서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대표는 ‘중국 사례로 살펴본 비디오 라이브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두 연사는 공통적으로 국내 MCN 사업의 생태계적 마인드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강연에 나선 송민정 교수는 개괄적인 국내 미디어 환경을 정리했다. 국내 동영상 플랫폼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에 MCN 비즈니스는 어떤 진화 양상을 보이는지 설명했다. 최원준 대표는 중국 시장의 사례를 보여줬다. 중국 모바일 동영상 시장 생태계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구조화됐는지 사례 중심으로 제시했다.

1부 송민정 교수의 세션 사진

1부 송민정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의 세션 사진

“어떻게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느냐가 숙제”

송민정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비디오 라이브 시대, 미디어 환경 변화와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세미나 첫 번째 순서를 맡았다. 송민정 교수는 얼마 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 다녀온 이야기로 세션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피부로 느낀 콘텐츠의 중요성은 엄청났다고 한다.

송민정 교수는 “MCN은 하나의 전문 생태계”라며 “기획에서 제작, 유통을 넘어 수익까지 책임져줘야 하는 게 MCN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1인 제작자들은 제작 기술과 끼로 승부하는 사람이다. 이외의 산업적 능력은 다소 부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러 가지 사업적 접근 부분을 도와주고, 서로 상생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MCN의 역할이다.

사진=대도서관 유튜브

사진=대도서관 유튜브

사진=캐리앤토이즈 유튜브

사진=캐리앤토이즈 유튜브

송민정 교수는 유튜브의 파트너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었다. 유튜브의 경우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해 주고 수익을 보장하는 등 제작자를 철저히 사업 파트너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물이 아무리 나와도, 돈은 싸이에게 돌아가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저작권 수입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또, 광고 수익을 분배해 콘텐츠 수입을 보장한다. 국내 MCN 사업자가 특히 고전하고 있는 부분이다.

국내 MCN 활용 마케팅 사례

국내 MCN 활용 마케팅 사례

물론 어린이 1인 방송 캐리소프트가 장난감 매출 상승을 일으키고, 불닭볶음면이 먹방 BJ들로 매출 대박을 낸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는 크리에이터와의 매출 연관성에서 다소 부족하다. 기존의 미디어 광고와 차별화가 필요하다. 송민정 교수는 “주요 수입 모델이 이렇게 한정적이면 앞으로 산업이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라며 “OTT 등 다양한 매체와 크리에이터 간 제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부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대표

1부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대표의 세션 사진

“동영상은 중국인에겐 생활 콘텐츠”

세미나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지사장은 “중국에서 온라인이 얼마나 보편화되고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일단 중국을 이해하고 나면 무슨 일에든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온라인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강조했다.

중국의 한 쫀드기 회사가 대박을 냈다. 사드 배치 관련 논란이 일자 중국 식품업체 웨이롱은 중국 내 롯데마트에 일체 납품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중국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갔고 업체는 흥행에 성공했다. 하나의 사례지만, 중국에서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파급력을 가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웨이롱 쫀드기

웨이롱 쫀드기

중국인들에게 이제 동영상은 생활 콘텐츠다.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이 되면 젊은이들은 각자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가 그 지역의 춘절 문화와 분위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새해가 되면 스티커나 애니메이션 효과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추가한 짧은 동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화지아오는 춘절 특집 생방송으로 세뱃돈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중국에서 국민남동생이라 불리는 아이돌 그룹 티에프보이즈(TFBOYS)의 한 멤버가 모바일 생방송을 진행하자, 총 812만명이 시청하고 8억6천만명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852만개의 댓글이 달렸다. 중국의 모바일 생방송 수요가 그만큼 엄청나다는 말이다. 수요에 맞게 투자도 엄청나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자본금이 중국 미디어 콘텐츠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모바일 방송화면

다양한 모바일 방송화면

“중국 MCN 시장을 보면, 모바일 생방송에 오락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고, 왕홍이 다루는 콘텐츠나 방송 방식도 한국 크리에이터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중국은 규모에 맞는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 한국과 비교하면 훨씬 산업화됐다. 동영상 플랫폼 업계와 왕홍 간의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왕홍은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사람을 뜻한다. 왕홍 인큐베이션 기획사가 양성, 마케팅, 미용 등을 책임져 왕홍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나 생방송 플랫폼에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유통 뒤에는 이커머스 사업까지도 연결된다.

최원준 지사장이 말한 ‘한국 MCN 시장이 배워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은 급격히 성장한 동영상 시장을 감당해내지 못해 시스템 산업화에 미숙했다. 크리에이터는 크리에이터 대로, 동영상 플랫폼은 동영상 플랫폼 대로 따로 논다. 자연스럽게 수익 전략도 미숙했다.

중국 화지아오 시연 사진

중국 화지아오 시연 사진

“중국 MCN은 한국보다 2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최원준 지사장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직접 자신의 태블릿PC로 화지아오를 시연했다. 화지아오는 중국판 아프리카TV라고 보면 된다. 화지아오는 화면 구성에서부터 진행자에게 돈을 주는 방식, 진행자와 시청자가 소통하는 방식 모두가 모바일 최적화돼 있었다. 최원준 지사장은 아프리카TV를 태블릿PC로 실행해보고 놀랐다고 한다. 메인 화면부터 모바일 특성에 전혀 맞지 않았다. 채널에 들어가려고 하자 로그인 창이 떴고, 회원가입을 하려면 PC로 옮겨가야 했다.

“우리는 과연 중국에 몇 년 앞서 있을까요? 우리는 중국에 몇 년 뒤처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 것을 들고 중국에 나가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중국 것을 들고 한국에 들어오는 게 맞을까요? 한 번 자세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두 가지 책을 추천했다. (좌)관심의 경제학, (우)절대 가치

그는 2가지 책을 추천했다. ‘관심의 경제학'(왼쪽)과 ‘절대 가치’다.

2부 행사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총회가 진행됐다. 이성학 협회장은 기념사에서 “다른 건 몰라도 콘텐츠에 있어서는 확실히 한국이 앞서간다”라며 “여러가지 시행착오 있었지만 이를 발판 삼아 산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대욱 신임 사무총장도 소개됐다. 김대욱 사무총장은 “삼성 영상사업단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돌고 돌아 13년 5개월 만에 방송 사업 쪽으로 돌아왔다”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MCN이 하나의 커다란 사업군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2017년 사업계획 보고가 이어졌다. 엠씨엔협회는 회원사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공통 아젠다 발굴을 제안한다. 콘텐츠 제작, 유통과 관련된 연구 컨소시엄 구성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 관련 규제나 정부 정책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의해 공동 대응하고 모바일 콘텐츠 사업의 안정적인 생태계 지원을 위한 공동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공익적인 사회공헌 캠페인도 구상 중이다.

참가자 기념사진

1, 2부가 끝나고 참가자 기념사진 촬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