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보니] 국내 첫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

2018.01.25

국내 첫 애플스토어가 베일을 벗었다. ‘애플 가로수길’은 가로수길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반영해 독특한 외관을 보여주지만, 서비스 면에서는 해외의 애플스토어들과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 제품을 체험·구매할 수 있으며 제품 사용법을 교육받을 수 있다. 또 하드웨어 수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해외 애플스토어처럼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애플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인 셈이다.

 

자연스럽게 발길을 유도하는 설계

애플은 1월25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애플 가로수길 프리뷰’ 행사를 열고 27일 정식으로 열릴 애플 가로수길 내부를 공개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자리잡은 애플 가로수길은 전면이 약 7.6m 높이의 유리 파사드로 설계됐다. 건물 내부에는 문 양옆으로 가로수길을 반영하는 길쭉한 나무가 늘어서 있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거리와 건물 내부의 나무들이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흐린다.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는 부담감 없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이다. 애플스토어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한다. 누구나 편하게 머물면서 애플 제품을 경험할 수 있고 애플 기기로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교육 세션, 비즈니스 상담 등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해외의 웅장한 애플스토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애플 가로수길은 1층과 지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 판매, 교육 세션, 기기 수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지니어스바’ 등 대부분 서비스가 1층에 마련돼 있다. 지하에는 ‘보드룸’이라는 조그마한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애플 기기를 활용해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비즈니스 상담이 이뤄진다. 교육자와 개발자들이 현업에 도움이 되는 조언과 필요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공간 구성에 대해 “가로수길에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정했다”라며 “가로수길에 늘어선 조그마한 가게들과 어우러지도록 높게 짓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상담 등이 이뤄지는 지하 ‘보드룸’

애플 리테일 부문 수석부사장 안젤라 아렌츠는 “활기가 넘치는 도시인 서울에 우리의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며, 한국에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우리의 스토어는 누구든지 편하게 서로를 연결하고, 배우고, 창조할 수 있는 곳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사람들이 함께 만나고 회합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라고 말했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판다

애플 가로수길에 들어서면 정면에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보인다. 이 6K 비디오월 앞에 있는 ‘포럼’이라는 공간에서 각종 교육 행사가 매일 열린다. ‘투데이 앳 애플’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사진, 음악, 예술과 디자인, 코딩 등의 분야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무료 세션을 제공한다. ▲뮤직 메모로 노래 녹음하기 ▲’클립스’로 동영상 스토리텔링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로 코딩 배우기 ▲인물 사진 ▲실전응용 음악 프로젝트 등 애플 기기로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다양한 교육 세션이 마련돼 있다. 창업가들에게 비즈니스 확장이나 연결 노하우를 제공하는 세션, 교사나 아이들을 위한 세션도 있다.

교육 세션이 열리는 ‘포럼’ 공간

매장 양옆에는 애플 기기 액세서리와 음악, 홈, 코딩 등을 위한 서드파티 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마치 거리의 쇼윈도를 보는 것처럼 구성돼 있어 ‘어베뉴'(도시 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이 ‘거리’를 거닐면서 액세서리와 서드파티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매장 가운데엔 애플 기기들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널찍한 탁자들이 놓여있다. 프리스비, 에이샵 등 국내 애플 리테일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형태다. 사실 이들 매장이 애플스토어를 흉내 낸 셈인데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더욱 정교하게 제품이 진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제품 디자인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조명이 배치돼 있으며 제품 사이 사이의 공간이 넓게 배치돼 있어 옆 사람과 부딪힐 일 없이 편하게 애플 기기를 경험할 수 있다. 데니 투자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는 “애플 가로수길에는 110여대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등 다양한 애플 기기들이 준비돼 있고 인터넷에도 접속돼 있어 방문객들이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라며 “질문이 있다면 직원들이 답변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니 투자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

 

기기 경험을 나누는 지니어스바

애플스토어는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로 유명하다. 기기 사용법을 하나하나 교육받을 수 있으며 예약 통해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력에 대한 투자가 필수다. 애플 가로수길은 총 14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직원도 배치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15개 국어를 지원한다. 특히 국내 이용자가 기대하는 서비스는 ‘지니어스바’라고 불리는 기기 수리 서비스다. 그동안 국내 애플 제품 사용자는 애플코리아와 계약을 맺은 공인 서비스 센터를 통해 제품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 국내에서도 지니어스라고 불리는 수리 상담을 해주는 애플 직원들을 통해 체계적인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가로수길에 실제 ‘바’ 형태의 공간은 없지만 빈 탁자에 서서 제품 수리를 상담받을 수 있다. 수리는 매장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진행된다.

해외 애플스토어 근무 경력이 있는 한국 직원도 있다. 이경미 애플 가로수길 리드 지니어스는 애플 후쿠오카에서 지니어스로 7년 정도 일했다. 일본에서 유학 도중 애플스토어를 자주 방문하던 게 계기가 돼서 자연스레 채용까지 이어졌다. 국악과 기술을 접목하는 예술공학을 공부하던 이경미 지니어스는 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애플스토어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애플스토어에서 확장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 기기의 기술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됐다. 애플스토어가 지향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산증인인 셈이다. 이경미 지니어스는 “지니어스바는 바에 가서 이야기하듯이 기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로, 기기 상담이 기본이지만 문제가 있건 없건 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누구나 올 수 있다”라며 “(애플 가로수길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지니어스바를 통해 기술을 이용해서 삶이 더 윤택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경미 애플 가로수길 리드 지니어스, 김수현 애플 가로수길 매니저

김수현 애플 가로수길 매니저도 애플 싱가포르에서 6년 반 동안 아이튠즈와 온라인스토어 쪽 서비스 담당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김수현 매니저는 애플스토어에 대해 “애플 가로수길의 지니어스바는 서서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옆에 서서 문제에 대해 같이 해결안을 찾으며 가깝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라며 “지니어스바뿐만 아니라 ‘투데이 앳 애플’ 등 다른 서비스들도 경험을 중요시하는데, 이런 부분이 애플스토어가 다른 매장들과 다른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