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협회, “WHO 게임중독 질병 등재에 반대한다”

WHO는 국제질병분류 개정에서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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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 단체들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반대 성명을 냈다. WHO는 오는 5월 예정된 국제질병분류 개정(ICD-11)에서 게임 장애(gaming disorer)를 질병으로 등재할 예정이다. 게임 중독을 정신 건강 장애로 진단하는 내용으로 게임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 등은 2월19일 공동 성명을 내고 “비과학적인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대하며, ICD-11 개정안의 관련 내용 철회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진단할 근거가 빈약하며 게임 산업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게 요지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을 비롯한 66개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가 이번 ICD-11 개정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WHO는 ICD-11 초안에서 게임 장애를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반복하는 게임 행동 패턴으로 정의 내린다. WHO는 게임에 중독된 행동 패턴이 개인, 가족, 사회, 교육, 직업, 기타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았다. 게임 장애 진단 기준은 ▲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 손상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 것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 등이다. 모든 진단 요구 사항이 충족되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게임 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기간이 단축될 수 있지만, 진단을 위해 최소 12개월의 기간 동안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고 IDC-11 초안은 설명한다.

이에 대해 게임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한 자의적 판단에 따라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게임 장애’ 질환을 가진 것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피해와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한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게임 중독의 질병 분류에 대해선 오랜 논쟁이 있었지만 아직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IDC 외에 정신질환 진단에 널리 사용되는 ‘DSM’은 게임 중독을 정신 질환으로 분류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미국 정신의학 협회(APA)가 발간하는 ‘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의 최신판 ‘DSM-5’는 인터넷 게임 장애를 섹션3에 추가했지만 실제 정신 질환으로 분류되기까진 더 많은 연구 및 임상실험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임 중독에 대한 논란은 학계에서 지속돼 왔다. 지난해 12월 WHO가 게임 장애를 ICD에 포함할 거라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논란은 다시 불거졌다. 미국 아이오아주립대 심리학과 더글러스 A. 젠타일 교수는 “게임 장애를 ICD-11에 포함하려면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DSM과 IDC의 게임 장애 분류가 달라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각 단체는 “앞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며, 타 국가 및 관련 산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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