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열쇳말] 라이다(LIDAR)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눈이 되어주는 존재다.

가 +
가 -

자율주행차는 미래가 아닌 현실에 와있다. 이미 국내외 기업들은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고 있고, 지난해 웨이모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탑승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IHS 오토모티브는 2025년부터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된 ‘완전자율주행차’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주위를 살피고 주행하듯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위치인식, 맵핑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3D카메라, 레이더, 음파 장비 그리고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눈이 되어주는 존재다. 특히 라이다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차량 상단 센서 박스에는 전방위 영상 촬영 카메라와, 32채널의 라이다 센서가 있다.

펄스 레이저로 만드는 3차원 지도

우물 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가늠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에 있는 돌멩이를 던져보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언제 들리는지에 따라 우물의 깊이를 대략 추정해볼 수 있을 테다. ‘라이다(LIDAR)’ 기술의 원리도 이와 마찬가지다.

라이다는 ‘Light Detection And Ranging(빛 탐지 및 범위 측정)’ 또는 ‘Laser Imaging, Detection and Ranging(레이저 이미징, 탐지 및 범위 측정)’의 약자로 펄스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하고 빛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및 강도를 측정해 거리, 방향, 속도, 온도, 물질 분포 및 농도 특성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라이다는 작업을 수행한 다음 그 결과를 소위 ‘포인트 클라우드’라 불리는 곳에 수집한다. 클라우드는 실시간으로 현실세계의 3차원 지도처럼 작동한다.

|구글 자율주행차가 주변 상황을 3D 영상으로 모델링한 화면. <출처: IEEE Spectrum 유튜브>

라이다로 구성한 고정밀 지도는 물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어떤 물체인지 식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라이다는 지형 탐사는 물론 비금속 물체, 암석, 비, 구름, 에어로졸, 심지어는 단일 분자까지 맵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라이다를 ‘레이저 레이더’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하고 라이다는 펄스 레이저를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주항공·고고학 분야로 시작해 자율주행차로

현대의 라이다 기술은 1960년대 레이저 발명과 함께 레이다 기술과 결합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초창기에는 대기를 관측하는 용도로 쓰였고 이후 우주 탐사, 항공 지도, 고고학, 농업 등 지형지물 파악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라이다가 핵심 부품으로 탑재되고 있다.

라이다는 2005년 이후로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2005년 열린 로봇자동차 경주대회 ‘그랜드 DARPA 챌린지’에서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은 자동차에 2차원 라이다를 탑재했다. 같은 대회에 출전한 ‘벨로다인’ 창업자 데이비드 홀은 360도 회전하는 회전 짐벌 위에 64개 레이저 스택을 장착한 새로운 종류의 3D 스캔 라이다를 선보였다.

| 2005년 데이비드 홀과 브루스 홀은 ‘DAD’라는 팀을 꾸리고 대회에 출전했다. <출처: Voyage 블로그>

기업들이 자율주행차에 눈을 뜨면서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GM, 포드, 도요타,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호출 기업, 구글에서 분사한 웨이모, 국내의 네이버, 중국 최대 검색엔진기업 바이두 등 IT 업계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라이다 센서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또한 현재 도요타는 라이다 개발 업체 루미나와 협력 중이며, GM은 라이다 센서 개발 스타트업 스트로브를 인수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자회사 크루즈 오토메이션에 통합시킬 예정이다. 바이두는 라이다 제조업체 벨로다인에 1.5억 달러 가량을 투자했고, 포드 역시 벨로다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포드 자회사 자율주행 기업 아르고는 라이다 센서 기업을 인수하는 등 각 기업마다 라이다 센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 시장에서 널리 통용되는 라이다 센서로 꼽히는 ‘벨로다인 HDL-64E’ <출처: Voyage 블로그>

높은 가격 장벽, 기술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높은 가격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는 점이 라이다가 가진 한계로 꼽히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수동 광학 이미지 인식을 훌륭하게 해결해야만 모든 환경, 어떤 조건에서나 (자율주행차가) 움직일 수 있다”라며 “(라이다는) 비싸고 추하며 불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테슬라는 전방 레이더와 초음파, 카메라 개발로 라이다가 수행하는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몇 천만원을 호가하는 라이다의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은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존 크라프시크 웨이모 CEO는 2009년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할 당시 핵심 부품인 라이다를 7만5천 달러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돈 1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지금은 가격이 대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은 수준이다.

| 웨이모 자율주행차 지붕에는 라이다가 달려 있다. <출처: 웨이모>

이 때문에 자율주행차 관련 업체들은 차량용 3D 라이다 가격을 낮추고 소형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웨이모는 아예 라이다, 카메라 센서, 레이더 등을 자체 개발하며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360도 회전형이 아닌, 좀 더 저렴한 형태의 라이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례로 현대차와 라이다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 센싱 공급업체 쿼너지는 고정 형태로 수평시야각 120도를 지원하는 저가형 라이다 센서를 250달러에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IT 전문매체 <아르스테크니카>는 “첨단 기술을 위한 실험적인 소량의 하드웨어는 늘 비쌌다”라며 “라이다 비용을 낮추는 데에는 수많은 어려운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지만 고품질 라이다 비용을 1천 달러 미만, (언젠가는) 100 달러 미만으로 낮추는 데는 장벽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 참고자료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