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갤럭시S9’ 만져보니…”카메라, 카메라, 카메라”

2018.03.01

‘갤럭시S9’은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메라, 다시 상상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AR 이모지’, ‘슈퍼 슬로우모션’, ‘듀얼 조리개’ 등의 기능을 앞세워 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 사이에서 차별점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은 사용성이 불편하거나 큰 효용을 주지 못할 경우 신기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기능으로 전락하기 쉽다. 삼성이 내세운 실제 갤럭시S9의 카메라 기능은 어떨까.

2월2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갤럭시S9을 만져볼 수 있었다. 실물로 본 갤럭시S9은 이미 제품이 공개되기 전부터 알려진 대로 ‘갤럭시S8’과 외관상의 차이는 크게 없었다. 베젤 비율을 줄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카메라 오른쪽에 위치해 렌즈에 지문을 묻히게 했던 지문인식 센서는 카메라 아래로 이동해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바뀌었다. 완성도는 올랐지만 갤럭시S8이 줬던 시각적인 충격은 없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카메라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갤럭시S9 공개 체험 행사인 갤럭시 스튜디오 역시 새로운 카메라 기능을 중심으로 부스가 구성됐다.

 

편하지만 예쁘지 않은 AR이모지

가장 관심을 끈 건 AR 이모지 기능이다. AR 이모지는 ‘아이폰X’에 탑재된 ‘애니모티콘’의 대항마다. 갤럭시S9 공개 전 티저 광고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3D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주는 AR 이모지 기능이 알려지면서 아이폰X의 애니모티콘보다 진화한 기능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미리 만들어진 3D 이모티콘에 사용자의 표정을 결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사용자의 얼굴을 이모티콘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마주한 AR 이모지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화면에 구현된 이모티콘이 현실의 나와 귀여운 캐릭터 사이의 어중간한 지점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예쁘고 귀엽지 않았다. 표정을 읽어내는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조금 아쉬웠다. 표정은 실시간으로 반영됐지만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특히 눈 부분이 그렇다. 웃는 눈과 찡그린 눈을 잘 구분해내지 못했다. 내 눈이 작은 탓도 있지만 아이폰X의 애니모티콘에 비해 정교하지 못했다. 이는 기술이 구현되는 방식의 차이에 기인한다. 아이폰X은 각종 센서가 들어간 ‘트루뎁스 카메라’를 통해 얼굴 맵을 만든다. 반면 갤럭시S9은 전면 카메라 외의 하드웨어적인 도움 없이 머신러닝을 사용해 사용자 얼굴의 특징점을 읽는다.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된 AR 이모지는 아직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반면, 사용성은 좋다. 이모티콘은 GIF 형태의 ‘마이 이모지 스티커’로 만들어져 삼성 키보드 안의 이모티콘으로 변환된다. 일일이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한 뒤에 활용해야 하는 아이폰X의 애니모티콘과 달리 GIF 형태로 구현된 이모티콘을 문자와 카카오톡 등의 메시지 앱, SNS에 쉽게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삼성 키보드에 적용되는 ‘AR이모지’

 

사용성 높인 슈퍼 슬로우모션

갤럭시S9에 적용된 슈퍼 슬로우모션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담아낼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기능이다. 아이폰 등에 적용된 초당 240프레임(fps)의 슬로우모션 기능과 달리 총알도 잡아내는 960fps 속도로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다. 활용하기에 따라 일상의 재미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이미 소니가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촬영 도중 수동으로 슬로우모션 버튼을 따로 눌러줘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순간을 담아내기 쉽지 않았다. 반면 갤럭시S9는 영상 촬영 도중 자동으로 물체가 움직이는 순간을 인식해 알아서 슬로우모션을 걸어준다. 훨씬 쉬운 방식으로 원하는 장면에 슬로우 모션을 걸 수 있도록 사용성이 개선됐다. 갤럭시S9의 슈퍼 슬로우모션 영상은 HD 화질로 촬영된다. 이번에 발표된 소니 엑스페리아XZ2가 풀 HD 화질로 슈퍼 슬로우모션 기능을 쓸 수 있는 점과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다.

피사체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슬로우 모션을 걸어준다.

 

밝은 물체를 촬영할 때 유용한 듀얼 조리개

삼성이 갤럭시S9에서 강조했던 기능 중 하나는 주변 조명이 어두운 환경에서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듀얼 조리개 기능이다.다. F1.5/F2.4로 변환되는 듀얼 조리개를 통해 주변 환경의 밝기에 따라 조리개를 자동으로 선택해 적절한 밝기의 사진을 얻게 해주는 기능이다. 삼성은 F1.5렌즈를 통해 전작보다 28% 더 많은 빛을 흡수하고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에 적용된 멀티 프레임 노이즈 저감 기술로 기존 대비 최대 30%의 노이즈를 줄여 저조도 환경에서도 더욱 또렷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스튜디오에 마련된 암실에서 실제 촬영을 해보니 사람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밝은 사진이 찍혔다. 내 아이폰6S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광고에 나온 것처럼 선명하고 노이즈가 없는 사진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기대 이상이었던 부분은 밝은 피사체를 촬영이다. 어두운 환경에서 밝게 빛나는 전구를 촬영했을 때 노출이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전구를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밝기로 담아냈다. 이처럼 듀얼 조리개는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의 사용 조건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해줘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용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