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열쇳말]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모르는 이들과 퀴즈 대결하고, 상금도 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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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점심시간이 되면 직장인들은 주섬주섬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꺼내든다. <출처: flickr.CC BY.Hamza Butt>

최근 직장가에는 점심시간만 되면 여기저기서 퀴즈 푸는 소리가 들려온다. 혼자 조용히 스마트폰과 씨름하기도, 식사를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서로 정답을 알려주기도 한다. 퀴즈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옆 테이블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일도 다반사다. 탄식과 환호가 뒤섞이기도 한다. 모두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진행자와 소통하며 즐기는 라이브 퀴즈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에서 라이브 영상으로 진행되는 퀴즈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을 위해 방송을 진행하는 쇼 진행자가 등장한다. 하루에 한두 번, 정해진 시간에 상금을 걸고 진행된다. 퀴즈쇼 참가를 원하는 이용자들은 원하는 앱을 설치하고 시간에 맞춰 접속하기만 된다. 15분 정도의 시간, 그리고 10~12개의 문제를 끝까지 맞히면 우승자들끼리 상금을 나눠 가져가는 방식이다.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는 최근 ‘잼라이브’가 출시 3개월 만에 동시 접속자 수 11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신드롬이 되고 있다. 퀴즈를 푸는 게임이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이토록 열풍이 불게 된 이유로는 가장 먼저 ‘라이브 방송 형식’을 꼽는다.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유사하게 한 사람의 진행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방송을 이끌어가면서, 동시에 참가자들과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다. 진행자는 채팅 내용을 읽거나 참여자 반응에 대응하며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상금은 현실과 모바일 간 연결성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어우러져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의 ‘HQ 트리비아’ 게임 화면 <출처: HQ 트리비아>

미국·중국 인기 타고 2018년 한국 상륙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는 사실 미국과 중국에서 이미 인기를 휩쓴 후 한국에 상륙한 포맷이다. 특히 2017년 8월 출시된 미국의 ‘HQ 트리비아(HQ trivia)’는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와 규모 면에서 가장 먼저 신드롬을 일으켰다. 초기 상금 100달러에서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30만 달러(약 3억 2천만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행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앱 서비스 트랜드에 밝은 중국은 빠르게 여러 개의 퀴즈쇼 앱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중국 생방송 플랫폼 화지아오(花椒)에서 출시한 ‘바이완잉자(百万赢家)’다. 해당 서비스는 동시 접속자 수 400만 명, 상금은 500만 위안(약 8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충징다후이(冲顶大会), 시과스핀(西瓜视频) 등 동영상 라이브 및 SNS 플랫폼 회사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완다그룹의 후계자인 왕쓰총, 진루터우탸오 창업자 장이밍과 같은 유명인들이 라이브 퀴즈쇼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 이용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더욱 높여갔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출시한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잼라이브’ <출처: 잼라이브>

스노우·NHN엔터 등 잇따라 서비스 출시

국내에서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가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는 2018년 2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잼라이브’를 출시한 이후부터다. 잼라이브는 평일 점심 12시 30분, 주말 오후 2시와 8시에 진행되는 퀴즈쇼다. 일반적으로 평일에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말에는 100~300만원의 상금이 걸린다. 참가자들은 시작 시간에 맞춰서 12개의 문제를 풀게 된다. ‘잼아저씨’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김태진 씨를 포함한 총 3명의 라이브쇼 진행자 중 한 명씩 번갈아가며 출연해 문제를 낸다. 문제가 제시된 후 응답 시간은 10초다. 그 안에 3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한 번 고르면 선택을 바꿀 수 없다. 정답을 끝까지 다 맞힌 사람만 최종 우승자에 들 수 있다. 5만원 이상의 상금을 쌓으면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다만 친구 추천 등을 통해 획득한 ‘하트’를 이용해 재생 기회를 얻기도 한다. 잼라이브는 지난 3월 일본 출시에 이어 프랑스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한 현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내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서비스 비교 (자료=페이큐)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불붙었다. 많은 업체들이 진행자, 상금, 시간대, 퀴즈 스타일 등에서 차별화를 내세우며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를 선보인 회사는 잠금화면 앱 캐시슬라이드 운영사인 NBT다. NBT의 ‘더 퀴즈 라이브’는 매일 밤 9시 30분 진행되며 10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연예인 정성호, 박슬기가 퀴즈쇼 진행자로 나선다. 더빙으로 유명해진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콰이(Kwai)’도 최근 ‘렛츠 퀴즈’를 띄웠다. 평일 오후 8시 20분, 주말 낮 12시 12분과 오후 8시 20분에 퀴즈쇼를 진행한다.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뜨겁다.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팟캐스트 앱 ‘팟티’를 통해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 ‘페이큐’를 출시했다. 평일에만 진행되며 낮 12시에 퀴즈쇼를 시작한다. 페이큐는 연예인 유민상, 홍윤화 씨를 퀴즈쇼 진행자로 선정했으며 이용방법은 기타 퀴즈쇼 서비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SK브로드밴드도 2018년 3분기부터 프로야구 관련 퀴즈를 풀고 포인트나 경품을 받는 ‘옥수수 라이브 퀴즈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아주 난이도가 낮은 것에서부터 높은 것까지 다양하다. 가끔은 ‘감’이나 ‘찍기’에 의존해야 하는 수준의 문제도 자주 등장한다.<출처: flickr.CC BY.Veronique Debord-Lazaro>

수익모델 고민 본격화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가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려가며, 수익모델에 대한 궁금증도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 확보를 위해 상금 등 서비스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플랫폼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향후 수익모델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사례를 살펴보면 앱 서비스 내에 직접 광고를 삽입하거나 퀴즈 내용에서 교묘히 간접광고 효과를 도입하는 방법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최신 개봉하는 영화를 퀴즈로 출제하거나, 상품명을 묻는 방식이다. 15분간 이용자들의 눈길을 끊김 없이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은 광고 상품으로서 높은 효율성을 지닌 셈이다.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는 그야말로 기술력의 진화가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어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인터넷 서비스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할 때 출시됐다면 지금처럼 수십만 명의 생방송 동시접속자 수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르는 사람들과 상금을 걸고 함께하는 퀴즈쇼, 한 번쯤 도전해보자.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