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가상 줄자, 디지털 레고···애플이 그리는 AR

2018.06.05

2016년 팀 쿡 애플 CEO는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 것처럼 AR(증강현실) 경험은 일상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공언한 대로 지난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개발자를 위한 AR 개발도구 ‘AR키트’를 공개했다.

그리고 올해 열린 WWDC2018에서 애플은 AR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보였다.

‘증강’현실이 현실 속으로

애플 개발자 행사의 막이 올랐다. 이번 WWDC2018에서 애플은 iOS12, 향상된 시리 등을 내놨다. 그중에서도 AR은 발표 시간 중 큰 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애플은 개발자들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AR 앱을 제작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 AR키트를 선보였다. 올해는 지난해 AR키트의 개선판인 ‘AR키트2’를 발표했다.

업데이트된 AR키트2는 다중 사용자 기능이 지원돼, 여럿이서 동시에 동일한 AR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3차원 물체를 추적하는 기능도 한층 더 향상됐다고 애플은 밝혔다.

다중 사용자 지원은 AR 경험 향상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가령 총싸움 게임을 할 경우 동일한 AR화면을 볼 수 있다면 바로 옆에 있는 가상의 벽이 상대방의 총탄에 부서지는 것도 체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경험의 공유’를 강조하며 화면을 통해 두 명의 사용자가 같은 AR 화면을 보며 ‘새총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상의 새총으로 가상의 나무 블럭을 맞추면, 그 모습이 상호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식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

이와 함께 애플은 새로운 AR 파일 포맷 ‘USDZ’를 발표했다.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픽사와 협력해 AR 앱과 디지털 이미지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파일 포맷을 탄생시킨 것이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등에서 해당 포맷을 지원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포토샵에서 AR 이미지를 사용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된 것으로, AR 앱 제작이 한결 손쉬워진 셈이다.

측량 앱, 디지털 레고 놀이 시연… 실용성과 재미 잡은 데모

이날 애플은 AR키트로 제작한 측량 앱 ‘메저(Measure, 측량)’를 선보였다. 이름 그대로 3차원 물체를 측량하는 ‘가상 줄자’ 앱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메저 앱에서 모서리 지점을 선으로 잇는 것만으로 가방의 가로, 세로, 높이 치수를 재 보였다. 새로운 앱은 아니지만 기존 나온 가상 줄자 앱보다 정확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마틴 샌더스 레고 혁신담당이사는 WWDC에서 올해 말 iOS에서 출시될 레고 앱을 선보이며 ‘디지털 레고 놀이’를 시연했다.

레고를 조립하는 ‘손맛’은 없지만,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자. 레고가 살아 움직인다고 상상하며 레고 놀이를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실제로 레고가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엔가젯>은 레고 앱을 소개하는 기사에 “레고가 AR ‘심즈’를 제작하고 있다”는 제목을 달았다.

“레고는 배트맨과 해리포터와 일련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고담시나 호그와트가 추후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지난해 WWDC에서 iOS가 “세계에서 가장 큰 AR 플랫폼”이 될 거라고 말했다. 팀 쿡은 2017년 말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AR을 두고 “스마트폰과 같은 엄청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애플은 AR이 “스마트폰과 같은 엄청난 아이디어”라서 언젠가는 “하루 세 끼” 밥 먹듯 AR을 하게 될 거라 보고 있고, 그 AR의 중심이 되는 “가장 큰 AR 플랫폼”이 되겠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애플은 현재 AR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애플은 AR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했고 이번에는 향상된 AR이 어떤 모습이고, 얼마나 매력적인지 직접 보여줬다. ‘증강’현실은 이미 현실이다.

한편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현지시간으로 6월4일부터 6월8일까지 ‘WWDC 2018’을 개최한다. WWDC는 1987년부터 열린 애플의 개발자 연례행사로, 올해 29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