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포인트 “오프라인 결제 시장 문제 ‘블록체인’으로 풀겠다”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도포인트' 운영사 스포카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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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이거나 신세계이거나. 블록체인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다. 신기루라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비트코인 외에는 블록체인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딱히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서는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맥선상에서 나온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있다. 태블릿 기반 적립 서비스 도도포인트 운영사 스포카의 ‘캐리 프로토콜’이다. 캐리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을 몰라도 쉽게 쓸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스포카는 2012년 종이 쿠폰 적립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적립을 돕는 ‘도도포인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도포인트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 1만여곳에 설치돼 있다. 홍대 등 번화가에 위치한 매장 계산대 앞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전화번호만 무려 1734만 개, 매일 도도포인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적립은 12만건 수준이다. 이를 통해 스포카는 연간 2조원 규모의 결제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11월8일 열린 ‘라인 링크데브 2018’ 컨퍼런스에서 스포카와 캐리 프로토콜의 최재승 공동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려 한다”라며 캐리 프로토콜을 만들게 된 계기와 고민한 내용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점주와 고객을 잇는 ‘블록체인’

전 세계 결제 90%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진다. 캐리 백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 규모는 2.7경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내는 아직도 ‘윈도 XP’가 깔린 컴퓨터를 쓰는 매장이 수두룩할 정도로 기술 면에서 낙후돼 있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문제로 ▲상점은 고객 정보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어 고객에 대한 이해가 낮고 ▲거대 기업은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로 수익화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는 자신의 결제 데이터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단지 등 오프라인 상업 광고는 광고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점 등을 꼽았다.

|도도포인트, 이름은 몰라도 어느 매장에선가 이 태블릿을 본 경험은 있지 않은가.

스포카는 도도포인트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상당수 축적했다. 이렇게 모은 결제 데이터를 마케팅 등에 활용하려면 소비자 동의가 필수다. 스포카는 소비자 동의를 받지 못한 채 데이터를 쌓아놓기만 했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서 추가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캐리 프로토콜’이 탄생한 이유기도 합니다.”

최재승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을 넘겨주고, 데이터를 보상으로 돌려줌으로써 효율적이고 투명한 광고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결제하면 방금 결제한 자신이 구매한 내역 정보가 포함된 메시지가 오는데, 여기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추가해 블록체인에 올리고 광고에 동의하면 토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연계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토큰을 실제 화폐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별개로 상점은 로열티 포인트, 쿠폰, 선불 카드 등의 브랜드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매체에 지불하던 비용이 소비자에게 곧바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 광고가 가능하다. 최 대표는 “광고 자체가 브랜드 토큰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빠진 광고매체비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토큰 이코노미다”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블록체인을 쓸 수 있다

혁신적인 기술, 멋들어진 서비스를 만들면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올까. 물론 아니다. 비즈니스는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최 대표는 “(도도포인트) 전에 다른 서비스를 피봇한 경험이 있었다”라고 고백하며 “내가 열심히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사용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쓰게’ 만드는 자체가 챌린지라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가 사용자 중심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까닭이다.

스포카는 이미 1734만명의 도도포인트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캐리 프로토콜은 이를 토대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타깃은 도도포인트 유저처럼 매장에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고 메신저로 적립 현황 등 알림 메시지를 받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다.

핵심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블록체인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사용자는 그저 스마트폰만 잘 쓸 줄 알면 된다. 점주도 마찬가지다. 이미 각 매장에 설치돼 있는 도도포인트용 태블릿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캐리 프로토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캐리 프로토콜은 기존 도도포인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가깝다.

최 대표는 “ICO 투자를 경험한 사람은 극소수다. 크립토 커런시를 이해한 사람들은 좀 있어도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모른다”면서 “사람들이 서비스를 쓸 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지 말자는 것을 지배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토큰 써보라 하면. 누가 쓰겠습니까. 블록체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래서 기술을 숨기기로 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 아무도 관심 없습니다. 어디서 이용자를 끌어올 것인가 고민했을 때, 쓰고 있는 서비스를 활용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캐리는 기술 개발이 목적이 아니고 실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들어진 회사”라며 “우리는 버튼만 누르면 쓸 수 있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자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사람들이 앱을 (새로) 깔라고 하면 안 깔 거 같아서 이미 쓰이는 앱과 제휴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캐리 프로토콜은 시럽, 비트베리, 코인매니저 등 지갑 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 외에도 단말사업자, 정산사업자, 광고사업자 등 다양한 파트너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꾸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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