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내가 제일 잘나가’…통신 3사 5G 품질 경쟁 격화

2019.06.27

LG유플러스, “서울서 속도 가장 빠르다”
KT, “팩트 아냐, 드라이빙 테스트 결과 우리가 최고”
SK텔레콤,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이 정답이다”

이동통신 3사의 5G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는 5G 속도 측정 결과를 놓고 자사의 5G 속도와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5G 품질에 대한 주장이 제각각인 이유는 공인된 제3자가 아닌 자사가 측정한 결과값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커버리지도 제대로 구축하기 전 지나친 5G 속도 마케팅 경쟁이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킬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KT와 SKT는 6월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5G 네트워크에 대한 브리핑을 연달아 열었다. 최근 과열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5G 커버리지 및 속도 비교에 대해 각각 자사의 입장을 내놓기 위해서다. 특히 KT는 5G 속도 비교 마케팅에 불을 붙인 LGU+에 대해 사실과 다른 5G 속도 측정값을 내놓았다며, “의도가 있는 측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5G 속도 비교 마케팅에 불을 붙인 LG유플러스

서울 최고 주장한 LGU+, 사실 아니라는 KT

5G 속도 마케팅에 포문을 연 것은 LGU+다. LGU+는 지난 5월20일 속도 측정 앱 ‘벤치비’로 서울지역 상용망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통신 3사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서울에서 가장 빠른 5G라는 내용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일부 일간지는 ‘애드버토리얼’ 형태의 기사처럼 포장된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에 대해 KT는 “특정 한 지역에서 측정해놓고 품질이 좋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KT는 LGU+가 5G 속도 측정에 벤치비를 활용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제자리에서 고정된 방식으로 측정하는 벤치비보다 이동하면서 측정하는 ‘드라이빙 테스트’가 5G 품질 측정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 KT는 벤치비 측정이 아닌 드라이빙 테스트 측정이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26일 브리핑 발표에 나선 KT 네트워크전략담당 김영인 상무는 “벤치비 측정은 고정 측정에 유리한데 이동할 때 품질이 중요하다”라며, “5G 스마트폰은 LTE와 5G를 동시에 쓰면서 핸드오버가 복잡해졌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동하면서 핸드오버 품질까지 측정해야 제대로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핸드오버(hand over)’는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끊김 없이 되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어서 김영인 상무는 “벤치비는 의도에 따라 정보가 왜곡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주변 환경에 따라 조금만 떨어져도 속도가 많이 변하는데, 한 곳을 측정해서 그 지역 전체 품질이라고 얘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라고 LGU+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LGU+가 자사에 유리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벤치비 측정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또 LGU+가 상대적으로 지역 커버리지가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 KT의 드라이빙 테스트 분석 결과

KT는 이동하면서 5G 품질을 측정하는 드라이빙 테스트를 6월5일~12일 서울 16개 구에서 진행한 결과 자사의 품질이 가장 좋았다고 주장했다. 드라이빙 테스트 분석 결과 LTE가 아닌 5G로 작동하는 5G 동작률에서 69%, 다운로드 속도에서 353Mbps를 기록해 경쟁사보다 앞섰다고 전했다.

KT는 SKT와 LGU+가 적용한 ‘5G-LTE 결합 기술’에 대해서도 “LTE 자원을 끌어쓰면 그 밑에 LTE 고객이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5G 기지국 자원을 우선 할당하는 자사 방식의 비교 우위를 말했다. LTE망이 가득 차 있고, 5G망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5G 서비스는 5G망만 쓰는 게 전체 고객에게 좋다는 설명이다.

고객 체감 품질 강조한 SKT

현재 5G 가입자 수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SKT는 고객 체감 품질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품질 측정이 사용자의 위치, 측정 방법, 단말 종류, 주변 혼잡도 등 다양한 조건의 영향을 받는 만큼 오랜 시간 동안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이 정답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SKT 측은 LTE에서 경쟁사보다 좋은 고객 체감 품질을 보여줬다며, 5G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SKT 류정환 5GX 인프라그룹장

이날 발표를 맡은 SKT 류정환 5GX 인프라그룹장은 “5G망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사람으로서 고객이 생각하는 만큼 품질을 못 올려 죄송하다”라며, “중요한 것은 고객 체감인데 많은 국민들이 저희가 좋다고 생각할 거고, 고객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LGU+의 5G 속도 측정값에 대해 류정환 그룹장은 “엔지니어로서 인정할 수 없다”라며, “세부 데이터를 봐야 하는데 누가 찍었느냐, 어느 시간대에 찍었느냐에 따라 (벤치비 결과값이) 상당히 다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SKT는 최근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받는 5G 커버리지 발표 기준에 대해 ‘장비’와 ‘장치’ 수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8Tx 5G 장비 하나에는 8개의 증폭기와 증폭기별 출력 포트가 붙는데, 이 증폭기 출력 포트 수를 개별 장치 수로 계산해 정부에 개설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커버리지에 대한 내용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KT는 이러한 기준 때문에 장비와 장치 수 사이의 불일치가 가장 크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22일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통신 3사 5G 기지국 및 기지국장치 신고현황에는 KT 개설 신고 장치 수가 6만3041개로 나타났지만, 실제 장비 수와 약 2만개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SKT는 해당 사안에 대해 통신 3사, 정부와 합의해서 기준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외연적 커버리지 확대를 넘어 5G 상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커버리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무선국 수를 넓히는 것보다 한 무선국 안에 여러 대의 장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커버리지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류정환 그룹장은 ‘5G-LTE 결합 기술’이 LTE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KT 측의 주장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LTE에 추적으로 부하 될 트래픽을 계산해 지금도 통신 3사 중 LTE에 대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LGU+는 27일 5G 네트워크 속도품질에 대한 경쟁사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이통 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했다. 또 LGU+가 임의로 주변의 속도를 높이는 등의 행위를 통해 결과값을 왜곡했다는 주장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