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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VR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생태계 이끌겠다”

2019.07.01

“5G 시대 국내 실감미디어 생태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KT가 4K 무선 가상현실(VR) 서비스 ‘KT 슈퍼VR’을 출시하고, VR 플랫폼 사업자로서 포부를 밝혔다. KT 뉴미디어사업단장 김훈배 상무는 콘텐츠 사업을 넘어 플랫폼 사업자, 새로운 미디어 시장 사업자로서 KT의 VR 사업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단순히 VR 기기나 콘텐츠만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 아닌 콘텐츠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접점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4K VR 기기 및 콘텐츠

KT는 7월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 슈퍼VR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6월28일 출시된 슈퍼VR은 기존 VR 단말 서비스 ‘기가라이브TV’의 단말 사양을 개선하고 콘텐츠를 강화한 서비스다. 가장 큰 특징은 4K 고화질 콘텐츠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피코(PICO) G2 4K’를 VR HMD 기기로 활용해 3840×2160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818ppi의 화소 밀집도를 제공한다.

| KT 뉴미디어사업단장 김훈배 상무

KT 슈퍼VR 서비스는 기존 기가라이브TV와 마찬가지로 무선 독립형 HMD 기기로 제공된다. 주로 ‘삼성 기어 VR’을 활용해 스마트폰과 연동한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이동통신사와 달리 KT는 독립형 VR 기기를 내세우고 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김훈배 상무는 착탈식 HMD의 단점을 짚으며 무선 독립형 VR HMD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HMD의 경우 스마트폰 케이스를 벗기고 다시 HMD에 끼우는 과정에서 번거롭고, 액정에 붙인 보호필름, 흠집 등으로 인해 기기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또 전화, 문자 등 각종 스마트폰 알림이 VR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피코와의 협력 이유에 대해서는 ‘가성비’를 꼽았다. 중국 HMD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서 저렴한 가격에 완성도 높은 제품을 제조하며, KT의 맞춤형 주문에 대해 잘 대응해 준다는 점에서 KT는 피코와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역시 4K 화질로 개선됐다. 슈퍼VR은 4K 고화질 콘텐츠 약 450여편을 제공하며 스포츠, 슈팅, 공포, 리듬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15종을 선보인다. KT는 매월 2종씩 신규 게임을 추가하고, 245편의 전용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와이드맥스’ 상영관에는 매월 10편의 최신 영화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레 tv 모바일 앱을 탑재해 100여개 실시간 채널과 18만여편의 VOD도 제공한다.

| KT 슈퍼VR은 기존 기가라이브TV보다 기기·콘텐츠 면에서 개선됐다.

스마트폰과 연동성도 강화된다. 슈퍼VR HMD는 스마트폰의 모바일 데이터 공유(테더링) 기능을 비롯해 상호 화면 공유 기능을 지원한다. KT는 2020년 5G 모듈을 탑재한 HMD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는 와이파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VR 기기 자체적으로 5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얘기다. 정용기 KT 뉴미디어사업단 팀장은 “하반기 이후 오큘러스 플랫폼 등 다른 플랫폼에 탑재되는 형태로 확장하는 걸 생각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조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라며 “가성비 좋은 단말부터 고가의 고성능 단말까지 다양화해서 제품 라인업을 추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실제로 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단말 성능 자체는 기존 기가라이브TV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 서비스가 낮은 단말 사양 탓에 화질이 낮은 뿌연 화면의 콘텐츠를 보여줬다면, 슈퍼VR은 확실히 이전보다 선명한 화질을 자랑했다. VR 서비스로서 기본 토대는 갖춰진 셈이다.

슈퍼VR 서비스는 월 8800원 요금제로 제공된다. 또 4K VR 단말을 6개월 콘텐츠 이용권과 묶어 17% 할인된 가격인 45만원에 판매한다. 슈퍼VR은 전국 KT 대리점 또는 KT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게임 아닌 미디어 사업에 초점

KT는 차세대 미디어 사업으로서 VR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훈배 상무는 “영상미디어 시장은 콘텐츠유통에서 연동의 시대로 진화 중이며, 차세대 미디어로 부상할 실감미디어 시장에서는 통신 인프라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 역할이 확대될 거로 예상된다”라고 짚었다. VR 등 실감미디어가 유통 중심의 OTT 서비스에 뒤이어 콘텐츠와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차세대 미디어로 자리 잡을 거라는 전망이다.

KT는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조사 결과를 인용해 VR·AR 등 전세계 실감미디어 시장이 2018년 9.5조원에서 2022년 117.2조원 규모로 약 12배 성장할 거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같은 기간 0.57조원에서 5.2조원 규모로 약 9배 성장할 거라고 예상했다. KT는 국내 실감미디어 시장 성장 전망치가 해외보다 낮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실감미디어 시장을 이끄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KT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서 오픈형 실감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KT는 게임보다 미디어에 VR 시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VR 사업자가 주로 게임에 집중하는 반면, KT는 영상 미디어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자사 VR 서비스 사용자를 분석해본 결과 전체 사용자 중 80% 이상이 미디어, 20%가 게임을 소비했다고 밝혔다. 또 접근성 높은 미디어로 접근한 결과 10~40대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KT는 실감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자체 VR 플랫폼을 구축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KT VR 플랫폼을 개방할 계획이다. 또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국내에 특화된 VR 콘텐츠를 확보하고, 국내외 신규 VR 단말의 국내 유통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KT는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제휴 계획을 발표했다. 영화 ‘기생충’을 제작한 바른손이앤에이의 관계사 바른손과는 ‘멀티엔딩 VR’ 콘텐츠를 협력·기획했다. 넷플릭스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처럼 VR 영화와 게임을 결합해 사용자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프리카TV와 협력한 e스포츠 멀티뷰 중계, 네이버 브라이브와 협력한 VR 전용 스타 콘텐츠, 이너테인먼트와 협력해 만든 아이돌 VR팬미팅 콘텐츠 등도 소개됐다. 이밖에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기업 민트팟과 협력한 VR 면접훈련 콘텐츠, 청담어학원과 협력한 VR 영어교육 콘텐츠, 헬로앱스와 협력한 VR 코딩교육 콘텐츠 등 교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롯데와 협력해 VR 단말기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감형 스포츠 체험존 및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감미디어를 쉽게 전할 수 있는 KT 직영점 운영, 전용 플랫폼과 고객 선호가 높은 콘텐츠 패키지 유통을 통해 KT 솔루션 적용 매장도 확대 추진한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KT는 오는 8월28일 말레이시아에 KT VR 테마파크를 열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KT는 증강현실(AR) 시장에 대해 “아직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김훈배 상무는 “AR 부문을 뚫어지게 보고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AR 기반 플랫폼의 성공이 쉽지 않다”라며 “AR 기반 렌즈들이 대중화되고 고객 진입장벽이 없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