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하반기 5G 경쟁이 서막을 올리고 있다. 다음 달 출시될 ‘갤럭시노트10’을 필두로 5G 단말기들이 출격 준비를 마치고 있는 상태에서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마케팅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통신3사는 이미 상반기 한 차례 5G 출혈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보조금 대란으로 5G폰은 통신 품질 논란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급기야 돈을 돌려받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 덕분에 통신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지만 통신3사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불법 보조금 살포 혐의로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신고했다.

적반하장 신고 논란

7월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U+는 지난 24일 방통위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13조에 따른 실태점검과 사실조사를 요청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LGU+는 SKT와 KT가 불법 보조금을 유포한 사례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

LGU+ 관계자는 “경쟁사의 단통법 위반 사례들이 많이 발견돼 신고한 거고 추가로 전달할 입장은 없다. 다른 의도가 있거나 변수를 고려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LGU+는 지난 28일 월 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앞으로도 보조금보다는 요금제 및 서비스 경쟁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LGU+ 역시 불법 보조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 일종의 ‘자폭 신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들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LGU+ 본인들이 제일 경고를 많이 받고 보조금을 가장 많이 뿌렸다”라며 “어닝쇼크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하반기에 쓸 돈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LGU+가 지금까지 단통법 위반을 가장 많이 했고 보조금 위주 시장을 유도한 사업자인데 이번 신고는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불법 보조금은 방통위가 판단하는 부분이지 시장 플레이어가 판단하는 게 아닌데 이례적으로 이번 신고를 한 건 결국 하반기에 쓸 자금이 부족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전했다.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기존 시장이 SKT, KT, LGU+ 순으로 5:3:2 구도였다면, 현재 5G 시장 점유율은 4:3:3 구도로 형성됐다. LGU+ 입장에서는 5G를 통해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보조금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경우 당장의 점유율은 끌어올릴 수 있어도 실적 부담은 지울 수 없다.

규제 당국 개입 요청한 LGU+

보조금 출혈 경쟁은 이동통신사 모두에게 부담이다. 통신 시장은 결국 제로섬 게임이다. 한쪽이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뺏어오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게 되고, 모두가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쏟아붓게 된다.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다. 마케팅 비용은 통신비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5G는 통신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담으로 여겨진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통신3사는 5G 투자로 인한 수익성 부담을 토로했다. 5G 상용화 투자 여파로 통신3사의 설비투자 비용은 급증했다. SKT의 1분기 설비투자는 3천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8% 늘었다. KT 1분기 설비투자는 5521억원으로 133%, LGU+는 2768억원으로 34.8% 증가했다.

당시 이혁주 LGU+ CFO는 “2분기 이후로는 5G 성과 관련 압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과열 경쟁으로 조금 어려울 것”이라며 “무선 쪽에서는 과열 경쟁 구조로 수익 개선이 1-2년 지연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규제 당국인 방통위는 5G 시장이 아직 초기라는 점을 들어 과열 경쟁에 대해 관망해왔다. LGU+의 이번 신고는 규제 당국이 개입해 시장을 안정화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하반기 신규 5G폰 출시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출혈이 큰 만큼 숨을 고르고 가자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셈이다. 또 3위 사업자로서 현재 시장 구도를 깨기 위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쓴 것도 큰 부담이다.

방통위는 이번 신고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률관계와 증거가 충분한지, 현재 시장 상황하고 종합적으로 맞는지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조사 계획을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pirittiger@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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