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말처럼 쉽지 않은” 중고폰 판매 어떻게 해야할까

2019.08.16

직장인 A씨 책상 서랍에는 ‘아직은 쓸만한’ 중고 스마트폰이 두 대나 있다. 하나는 떨어뜨려서 디스플레이에 금이 갔는데 수리 비용이 부담돼 묵혀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렴한 알뜰폰이 나왔길래 갈아타고 남은 폰이다. 이 중고 스마트폰을 되팔면 꽤 짭짤한 용돈이 될 수 있다는 걸 A씨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고폰을 파는 게 귀찮고 성가셔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처럼 중고 스마트폰을 그대로 방치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KI)이 지난 2018년에 발표한 ‘중고 휴대폰(공기계) 보유 현황 보고서’를 보면 개인이 보관하고 있는 중고 스마트폰이 약 900만대에 달한다. 단순히 소장하기 위해 보관하기도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나 낮은 매입가격, 매입처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할 때는 소비자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실제로 중고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중고폰 내 개인정보와 성관계 동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사건도 있었다. 또한 판매 경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관련 지식이 없으면 제값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사기를 당한 사례도 빈번하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일어난 분쟁이 전체 전자거래 분쟁의 25%를 기록했다.

이는 중고 스마트폰 판매에 대한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제값을 받기 위해선 소비자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팔 때, 초기화 가장 중요

그렇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개인정보의 완벽한 삭제 ▲시세 정보 ▲검수 결과 ▲간편한 판매 방법 ▲매입처의 신뢰성이 그 답이다.

첫째, 개인정보의 완벽한 삭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중고 스마트폰의 판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지운다고 지웠는데도 더러는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이런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심을 제거하고 공장초기화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이에 대한 인증서를 제공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런 곳이라면 안심하고 판매해도 된다.

초기화-안드로이드폰

운영체제별 스마트폰 초기화 방법을 보면 우선 안드로이드폰은 ⓵공장 초기화를 먼저 시행하고, ⓶데이터 전용 삭제 앱으로 주요 파일을 삭제, 대용량 데이터를 덮어쓴 다음 ⓷마지막으로 다시 공장 초기화를 하는 게 안전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데이터 저장 영역에 새로운 파일이 덮어 씌워지면서 기존 파일을 복구할 수 없게 된다.

| 파쇄기를 뜻하는 ‘안드로 슈레더’ 앱, 데이터 안전 삭제와 대용량 데이터 덮어쓰기가 동시에 이뤄진다.

두 번째 과정인 데이터 전용 삭제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파쇄기를 뜻하는 앱을 검색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가 ‘안드로 슈레더(Andro Shredder)’다. 이 앱은 정보 폐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술 표준인 ‘DoD 5220.22-M’을 지원한다. 원리는 3번 덮어쓰기 혹은 7번 덮어쓰기를 해 이전 데이터의 복원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를 0값으로 모두 쓰고 다음에 1값으로 다시 쓰고 마지막에 임의의 값으로 쓰는 것을 3번 덮어쓰기라고 한다. 그래서 이 앱만 사용하면 데이터 안전 삭제와 대용량 데이터 덮어쓰기가 동시에 이뤄진다.

초기화-아이폰

아이폰을 타인에게 판매 또는 양도하는 경우 공장 초기화 과정은 안드로이드폰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아이폰은 플래시 메모리를 완전히 삭제하는 기능이 지원돼 폐기 앱을 쓰거나 덮어 쓰는 과정 없이 공장 초기화만 하면 복원 프로그램도 소용이 없다. 대신 초기화 전에 ‘나의 아이폰 찾기’와 ‘아이메시지’ 옵션을 반드시 꺼야 한다.

| ‘설정→아이클라우드’에서 ‘나의 iPhone 찾기’를 해제한다.

아이폰은 분실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기 마련인데 다른 사람이 나의 아이폰을 사용하면 원격으로 잠금 또는 사운드 및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나의 아이폰 찾기’ 옵션이 지원된다. 그래서 만약 이 옵션을 해제하지 않고 양도했을 경우 구입한 사람에게 자신의 애플 계정을 알려줘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설정→아이클라우드’에서 ‘나의 iPhone 찾기’를 해제한다.

| ‘설정→메시지’으로 이동해 ‘iMessage’를 비활성화하자.

아이메시지도 비활성화해야 한다. 아이폰을 되팔거나 문제가 생겨 리퍼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칫 다른 아이폰에서 보낸 문자가 도착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설정→메시지’으로 이동해 ‘iMessage’를 비활성화하자. 마지막은 공장 초기화다. ‘설정→일반→재설정’으로 이동한 다음 ‘모든 콘텐츠 및 설정 지우기’를 누른다. 그러면 암호를 요구하는데 입력하면 자동으로 초기화 작업이 진행된다.

시세 정보와 검수 결과 확인해야

둘째, 시세 정보를 꼼꼼히 체크한 후 판매해야 한다. 사실 중고 스마트폰은 판매 경로나 매입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모델이나 판매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적절한 비용을 받기가 어렵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일일이 제품의 시세를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품을 파는 것이 좋다. 최근엔 투명한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셋째, 검수 결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통 중고 스마트폰의 경우 검수 결과에 따라 비용을 차감하기도 한다. 이때 제대로 된 검수 결과 확인서가 없으면 생각보다 낮게 책정돼도 반박할 수가 없다. 투명한 시세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검수 결과를 확인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넷째, 판매 방법도 고려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다. 직접 대면하는 거래가 가장 확실하긴 하지만 약속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장소나 거리, 이동 시간의 제약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판매자의 편의를 위해 편의점 택배나 퀵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비대면 방식이지만 전문업체에 보내는 거라면 믿을 수 있다.

마지막은 신뢰성이다. 무엇보다 가장 선행해야 하는 것이 신뢰의 문제다. 중고 매매 관련 사이트나 카페에서는 사기를 위한 의도로 접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갖추고 모든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이라면 신뢰해도 된다.

최근 중고 스마트폰 O2O 매입 서비스를 시작한 이수흔 리폰 대표는 “전세계 중고폰 시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2%가량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특별한 사유 없는 단순 보관으로 서랍 속에 묵혀두고 있다”라며 “리폰은 CU 및 KT와 손잡고, 쉽게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고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삭제하는 서비스 인프라를 통해 국내 중고 스마트폰 판매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spen@bloter.net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