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10에서 살펴본 MS 모바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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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8월7일(현지시간) 열린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갤럭시노트10’을 공개했다. 노트10 시리즈도 갤럭시 워치도, 갤럭시북 S도 이날 주목을 끌었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사티야 나델라 MS CEO의 등장이다. 등장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지만, 향후 MS가 그리는 미래 전략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 ‘깜짝’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가 고동진 사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나델라 CEO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이번 협업이 PC와 모바일 기기 간 경계를 허물며,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사티아 나델라 CEO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전자와 오랜 시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앞으로는 모든 기기로 협력을 넓혀 노트북으로 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사진 등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로 모든 기기 영역 노리는 MS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MS의 성적은 유독 초라하다. 한때 윈도우 모바일로 리서치인모션 블랙베리, 인텔과 삼성의 타이젠, 캐노니컬의 우분투포폰과 함께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싱겁게 게임이 끝났다. 현재 모바일 OS 시장은 안드로이드와 iOS로 양분되어 있다. 새로운 OS가 등장할 조짐도, 지금 움직임이 바뀔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윈도우 OS로 모바일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을 포기했다. 지난 2017년 윈도우10 모바일 버그 수정이나 보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이어, 올해 초 윈도우10 모바일 기술 지원이 오는 12월10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사실상 모바일OS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그렇다고 MS가 모바일OS 시장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PC 못지않게 모바일OS 시장도 중요해지고 있다. 오픈소스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아가며 플랫폼 확대에 나서는 MS가 차세대 먹거리인 모바일OS 시장을 섣불리 포기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부터 PC, 스마트워치까지 라인업을 한번에 발표했다. 그리고 이 모든 기기를 하나로 묶을 요소로 ‘클라우드’를 꺼내들었다.

갤럭시노트10에서 노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어야 한다.  노트 동기화 기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선 백엔드 서비스로 클라우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또 사용자가 PC와 스마트폰을 오가지 않고도 PC에서 갤럭시노트10의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며, 메시지, 알림을 확인하고 바로 답변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10에서 촬영한 최근 사진을 PC로 옮기지 않고 실시간으로 PC에서 확인하고 편집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노트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구글 드라이브 100GB를 일시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선 구글 대신 MS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노트10에서 구글 서비스 대신 MS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원드라이브를 택했다.

MS가 노리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짧게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기기에 접근해 생산성을 높이고, 멀리는 기기 간 통합을 클라우드로 묶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자연스레 각 기기에서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로 운영하겠다는 욕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운영하면서 오픈소스 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윈도우라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집하던 때와 달리 서버, 데이터베이스, 가상머신(VM)과 같은 인프라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리눅스를 껴앉으면서 오픈소스 업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프라·기기·애플리케이션·서비스간 매끄러운 연결성을 클라우드로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거다.

향후 모바일 시장은 얼마나 향상된 하드웨어 성능을 구현하느냐보다는 사용자를 유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기 처리 속도는 정체되어 가는만큼, 이 틈새를 서비스로 잘 메꿀 수 있어야 차세대 모바일 시장 강자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사용자가 사용하는 기기 간 끊김 없는 긴밀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오피스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MS로서는 충분히 협업할 가치가 있는, 뛰어들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인 셈이다.

어쩌면 MS 클라우드로 애플과 같은 PC-태블릿-모바일-이어폰 등을 잇는 차세대 생태계가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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