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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라이언, 지팡이 짚은 브라운은 없나요?”

2019.08.23

“휠체어 탄 라이언, 지팡이 짚은 브라운은 없나요?”

휠체어 탄 레고, 미국 PBS 방영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자폐아동 ‘줄리아’, 휠체어 탄 마블 수퍼히어로 ‘프로페서X’…. 해외에는 이같이 장애를 반영한 캐릭터를 종종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카카오의 ‘라이언’, 라인의 ‘브라운’ 등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국내 캐릭터에도 장애를 반영해달라는 바람을 담은 캠페인이 열렸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캐릭터의 모습을 보며 이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그만큼 장애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수 있을 거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장애인 이동권증진 콘텐츠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muui)는 지난 7월9일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당초 목표치였던 300개를 넘긴 총 330개의 #휠체어탄라이언챌린지 해시태그를 모았다고 8월23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등 다양한 캐릭터를 휠체어에 앉히거나 장애를 가진 캐릭터와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함께 해줄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휠체어, 목발, 흰지팡이 등 장애보조용구를 사용하는 장애 당사자 20여명이 참여했다.

20여명의 장애아 부모도 뜻을 함께했다. 캐릭터가 휠체어에 탄 모습을 손으로 그린 게시물은 70개에 달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클레이로 휠체어 라이언을 제작하거나 인형에 미니 목발을 끼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자폐아 비단이 아빠로 장애인식개선 만화를 그리는 이정헌 작가, 의족 수영선수인 ‘로봇다리’ 김세진 선수 어머니 양정숙 씨, 춘천지방법원 류영재 판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김원영 변호사, 당뇨 아이를 둔 엔지니어 출신 엄마인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한국 최초 장애인 여성앵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홍서윤 대표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도 캠페인에 참여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은 “(이번 캠페인은) 휠체어 타는 딸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데에서 착안한 것으로,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접한다면 더 포용력을 갖춘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안하게 되었다”라며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밝혔다.

앞서 2015년 영국 장애아 부모들은 ‘토이즈라이크미(Toys Like Me)’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장애 반영 인형이 만들어진 바 있다. 무의는 이번 캠페인 결과를 카카오, 라인 등 캐릭터를 만드는 기업에 전달하고 실제 장애반영 캐릭터 제작을 촉구할 예정이다.

홍 이사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특히 부모와 아이가 서로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가 취지에 공감해 휠체어 탄 캐릭터를 직접 그려 올린 게시물들을 보며 가장 뿌듯했다”라며 “다양한 장애 캐릭터가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 만화나 영화에 더 많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