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반대” 택시노사, 국토부 실무기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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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플랫폼 택시’를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실무기구가 첫 단추를 뀄다. 잡음은 여전하다. 택시업계는 VCNC가 ‘타다’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실무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대규모 항의집회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참석한 단체를 중심으로 실무기구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8월29일 국토부는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회의실에서 실무논의기구 첫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7.17 대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로 플랫폼, 택시업계 등은 물론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등이 고루 참석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VCNC(타다),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스타트업 협의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대표로 선정됐다.

택시업계에서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전국개인택시연합회)만 모습을 비췄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법인택시 관련단체(이하 택시노사)는 불참했다.

월례 회의 약속…타다·택시 대립각 세우기도

이날 회의에서 국토부는 최소 월 1회 이상 정기회의를 열고, 세부사항은 업계별로 별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거나 이해관계가 대립할 만한 사항은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의견을 공유했으나, 이 과정에서 타다와 전국개인택시연합회는 서로 날을 세우기도 했다. 타다 관계자는 택시업계가 타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대목을 비판하며, 여객법에 근거한 합법 서비스임을 강조했다. 이에 전국개인택시연합회 관계자는 상생을 논하려면 타다가 서비스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이견이 적은 안건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국토부는 실무논의기구가 택시제도 개편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임을 지적하며 양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와 택시의 관계를 논할 자리는 아니었기 때문에 국토부의 제재가 있었다”라며 “실무기구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모인 것이지, 특정기업의 사업 허가 여부를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취지였다”라고 설명했다.

“타다 반대” 데자뷰, 전과는 다를까

실무기구에 불참한 택시노사는 이를 갈고 있다. 택시업계가 타다와 한 자리에 앉아 실무를 논한다면, 타다의 ‘불법택시’ 영업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꼴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달 2일 택시노사는 타다를 실무논의기구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입장문을 배포했다. 택시노사는 “국토부가 택시노사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 채 실무논의기구 참여를 강요한다면, 택시노사의 강력한 저항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후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겠다고도 선언했다.

데자뷰가 느껴진다. 지난해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간 갈등이 격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은 택시·카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제안했다. 당시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화의 장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택시기사의 분신이 잇따랐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측 요구를 수용했다.

결과는 카풀의 패배였다. 양측은 카풀은 정해진 시간에만 허용하고, ‘자가용’이 아닌 ‘택시’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이하 플랫폼 택시)’를 만들어 내놓는 데 합의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7.17 대책은 사회적 대타협 합의안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지난 카풀 국면과는 전개가 다를 수 있다. 국토부는 택시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내용을 토대로 7.17 대책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7.17 대책 발표 당시 대다수 언론은 ‘택시의 완승’이라는 평가를 내놨고, 택시업계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환영한다는 뜻을 내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전국개인택시연합회가 실무논의기구에 들어오면서 택시노사의 명분도 약화됐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에는 타다 반대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던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속해 있다.

핵심은 총량과 기여금

실무논의기구는 7.17 대책을 통해 국토부가 제시한 △혁신형 △가맹사업형 △중개형 등 플랫폼 택시를 보다 세밀하게 가다듬기 위해 구성됐다. 타다와 택시단체의 화해를 주선하거나, 새로운 논의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발표한 내용의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이를 토대로 법령을 개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가맹사업형과 중개형은 이미 각각 ‘웨이고 블루’, ‘카카오택시’ 등 택시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두 유형은 규제완화가 중점이다.

혁신형은 택시와는 다른 형태의 운송서비스를 다룬다. 플랫폼 사업자가 차종, 외관, 요금 등을 자유롭게 정해 운송사업을 할 수 있다. 대신 사회적 기여금을 내야 한다. 이 기여금은 기존 택시 면허권 매입, 택시운수종사자 복지 등에 쓰인다. 각 업체별 운영가능대수는 정부가 관리한다. 허가 총량은 이용자 및 택시 감차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택시 감차사업의 일환으로 연간 900대를 감차하고 있는데, 플랫폼 업계에서 내는 기여금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면허권을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타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를 제도권 안으로 들이기 위해 이 같은 유형을 신설했다. 총량과 기여금 납부 방식과 관련된 논의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 논의가 늦어질수록 다른 유형의 규제완화도 늦어질 수 있다. 혁신형 대표 사업자인 타다를 실무논의기구에서 제외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는 법안을 꾸리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 유리한 쪽으로 판을 끌어가기 위해 실무논의기구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참여한 업·단체를 중심으로 실무논의기구 활동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지디넷>에 따르면 실무논의기구 회의 직후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현재 법인택시의 기구 참여를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라며 “만약 최후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 개인택시가 법인택시 의견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택시 단체의 의견만으로도 충분히 플랫폼 택시 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기구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해 법인택시 쪽 의견을 물을 계획이며, 반응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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