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타다는 왜 ‘플랫폼택시법’에 반대하나

2019.09.27

정부가 내달 택시제도 개편안 기반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자, ‘타다’가 반대하고 나섰다.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업계는 타다로 인해 입법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월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 논의기구’ 2차 실무회의를 열고 여객법 개정안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10월 안으로 법안 발의를 요청하고, 나머지 세부사항은 실무기구 참석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 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카카오모빌리티, VCNC(타다),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택시3단체가 참석했다.

|박재욱 VCNC 대표

그러나 이날 오후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 박재욱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임을 강조하며 “구체적 방안을 모두 시행령으로 미룬 채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존 택시사업과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의 상생모델을 만들겠다는 실무기구 논의가 오늘을 포함해 단 두 번 밖에 열리지 않았다”라고 지적하며, “실행 방안을 구체화한 조건에서 법령 개정을 추진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타다는 왜 혁신형을 반대하나

국토부가 마련한 여객법 개정안 가안은 지난 7월17일에 내놓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개편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혁신형 △가맹형 △중개형 등 3가지 유형으로 택시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게 개편안의 골자다.

타다는 혁신형에 속한다. 타다 같은 플랫폼 기업이 제도권 내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신설된 제도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은 정부 허가를 받아 플랫폼운송사업을 할 수 있다. 수익의 일부는 운영대수나 운영횟수에 따라 관리기구에 기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여금을 택시면허 매입 등 감차사업에 쓰고 택시기사 복지에 활용한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혁신형은 택시면허 총량을 큰 틀에서 유지하지만, 플랫폼 기업이 원하는 물량은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다는 △운송사업을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 △다양한 기여금 납부방식 허용 △총량은 사후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무회의에 참석한 김호정 타다 대외협력본부장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것도 아닌데 허가제로 가는 건 과도한 규제다. 기여금은 스타트업을 고사시키는 것이나 다름 없고, 총량제는 각 기업에 배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것”이라며 “이는 택시 수준의 규제다. 이 정도로 (규제)한다면 이건 또 다른 ‘택시’를 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핵심적인 사안을 전부 시행령 논의에서 다루자고 합니다. 갈등이 많이 일어날 요소들을 시행령에서 다루면 잡음은 더 커질 겁니다.”

타다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전국택시조합연합회)가 국토부 안에 동의하지 않았고, 다른 회의 참석자도 더 논의할 시간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택시조합연합회는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타다와 같은 플랫폼 업계에 운송사업자 지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양덕 전국택시조합연합회 상무는 “택시제도 개편안은 3월 사회적 대타협의 후속조치다. 원칙적으로 택시와 플랫폼을 결합시키는 데 합의했다”라며 “그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법 제도화를 통해 타다를 퇴출시킬지, 아예 법안을 인정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왜 이제 와서….” 실무기구 참석자들 불만

이날 실무기구 참석자 대부분은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는 데 합의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타다의 갑작스러운 문제 제기에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실무회의에 참석했던 권오상 KST모빌리티 이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현장에 있던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 타다의 입장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타다를 제외한 타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택시업계까지 여러 논쟁거리를 눈앞에 두고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라며 “사업적 유연성과 임의성은 극대화하고 책임과 규제에서는 무한 자유로운 현재의 운동장에 머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이제 와서 입법이 안 된다고 하면 지연 작전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을 기다리며 양보하고 타협하고 노력하는 다른 많은 주체들의 선한 의지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타다는 ‘합법 서비스’임을 수차례 강조해왔지만 택시단체 고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아직은 합법과 불법 판단이 애매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별도 규제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당장 여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타다에게는 규제가 생긴다. 이전에는 내지 않아도 됐던 기여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전체적인 운영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증차도 지금보다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법이 지연되면 타다는 그 기간 동안 지금처럼 규제 없는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지연 작전’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모빌리티 업체 한 관계자는 “타다야 급할 게 없겠지만, 나머지 스타트업들은 최소한의 규칙이 생겨야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미루는 건 (다른 스타트업들에게) 민폐”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가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예정대로 입법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시행령에서 다룬다는 계획이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실무기구의) 100% 만장일치 합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은 동의하고 있다”라며 “시행령은 앞으로 많은 논의를 통해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