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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서울대-LH, AI 스피커로 치매 예방 나선다

2019.10.01

“이것은 빨간색 과일입니다. 주근깨가 많습니다. 고주망태가 된 사람의 코를 이것에 비유합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딸기.”
“와 척척 잘 맞추시네요.”

SK텔레콤이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인공지능(AI) 스피커 기반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AI 스피커가 특정 단어에 대한 연상 퀴즈를 내고, 해당 단어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식이다. SKT는 해당 프로그램이 적용된 AI 스피커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SKT는 10월1일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AI 스피커 기반 독거노인 치매 예방 서비스 개발·공급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치매 예방 서비스 ‘두뇌톡톡’은 SKT와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했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취약계층 노인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치매를 최대 7년 늦출 수 있는 예방 효과”

두뇌톡톡은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아리아, 두뇌톡톡 시작해”라고 호출하고, “준비되셨으면 화이팅이라고 말씀해주세요”라는 스피커 안내에 따라 “화이팅”을 외치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AI 스피커와 총 12가지 유형의 퀴즈를 풀어가게 되며, 개인별 퀴즈 완료 횟수 및 게임 진행 일자 등이 통계 데이터로 관리된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에 병원에서 사용되는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음성기반 AI 기술로 구현한 서비스다. 기관·병원을 찾아 일대일로 진행해야 했던 훈련 프로그램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셈이다. SKT와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기반한 만큼 검증된 치매 예방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 윤정혜 차의과대 부교수

연구에 참여한 윤정혜 차의과대 부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치매 예방은 치매 발병의 시기를 늦추고, 인지력 감퇴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기존 인지 능력 강화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이미 많이 나와 있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를 5년에서 7년까지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AI 스피커 기반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 속에서 매일 훈련을 제공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지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시연된 두뇌톡톡 서비스는 호출어가 여러 번 반복되고, 긴 문장의 대화가 이어져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을 줬다. 이에 대해 SKT 측은 “대화가 빨라 잘 못 따라가겠다는 어르신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만든 시스템”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답답하고 느리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어르신들이 원하는 속도에 맞춰서 속도를 느리게 했으며 향후에도 피드백을 받아 수정해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지자체·LH를 통해 서비스 확산 계획

AI 스피커를 활용한 SKT의 인공지능 돌봄 특화 서비스에 ‘소식톡톡’과 ‘건강톡톡’도 새롭게 추가됐다. ‘소식톡톡’은 행복커뮤니티 ICT 케어센터 또는 구청, 복지센터, 보건소 등 지자체에서 특정 대상자, 그룹 단위로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지자체는 지역 내 혹은 복지센터 이벤트 소식을 전달하고, 개인 대상으로 복약지도·내원 안내 등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행복 커뮤니티 ICT 케어센터는 스피커 사용 안내, 폭염·장마 등 재난·재해 정보를 제공한다.

‘건강톡톡’은 만성질환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서울대병원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노인들이 주로 관심 두는 고혈압, 관절염, 당뇨 등에 대한 증상·진단·치료 방법과 응급처치·건강검진 관련 유의사항 등을 전해준다. 또 잡지사 ‘좋은생각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줄 예정이다.

SKT는 기존처럼 지자체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이번 LH와 협업을 통해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SKT에 따르면 현재 9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었으며, LH와의 협업을 포함해 총 3600가구에 AI 스피커 기반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설치 및 제공 중이다. 박철홍 LH 주거자산관리처 처장은 “AI 스피커를 통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 노인의 외로움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며 “공동주택 문화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ICT 기술을 활용해 돌봄 사각지대 해소하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이준호 SKT SV 추진그룹장

이날 SKT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자 7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고독감과 우울감은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연세대 바른 ICT 연구소를 통해 추후 논문 및 연구 보고서 형태로 나올 예정이다. 이준호 SKT SV 추진그룹장은 현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추후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준호 그룹장은 “LH의 행복커뮤니티 프로젝트 동참을 계기로 더 많은 기관 및 지방정부와의 협업 관계를 확대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며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독거 어르신에게 맞는 맞춤형 콘텐츠도 지속 개발·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