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연예 뉴스 댓글 폐지…“공론의 장 해친다고 판단”

이달 안에 다음 연예 뉴스 댓글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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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 관련 검색어를 없애는 내용의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인물에 집중되는 연예 뉴스 특성상 악성 댓글이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친다는 판단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실검 서비스도 폐지가 검토된다.

카카오는 10월25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가 참여해 직접 서비스 개편 방향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이어나갔다.

“악성 댓글이 공론의 장 해친다”

이날 여민수 공동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댓글 서비스의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오래전부터 댓글을 포함하여, 뉴스, 관련 검색어, 실시간 이슈 검색어 등 사회적 여론 형성과 관련된 서비스 전반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 왔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개선 방향의 시작점이 연예 뉴스 댓글과 인물 키워드 관련 검색어 폐지라는 설명이다.

| (왼쪽부터) 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 대표

또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라며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연예 뉴스 댓글은 이달 안에 폐지될 예정이다. 인물 키워드 관련 검색어는 연내에 제공을 중단할 계획이다. 또 카카오톡에서 뉴스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샵’ 탭에 있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25일 오후 1시부터 폐지한다.

연예 뉴스 댓글만 잠정 폐지하는 이유에 대해 두 공동대표는 “사회나 정치 뉴스와 달리 연예 뉴스는 인물 그 자체를 조명하는 면이 강하고, 개인에 대한 악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연예 뉴스의 댓글을 먼저 잠정 폐지하고 그 이후에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순차적 개선을 할 예정”이라며 “연내에 적용하려고 하는 관련 검색어, 검색어 추천 등은 연예 쪽만 타깃팅하는 게 아닌 인물명 전체를 다 커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검 순기능 유지, 구독 기반 뉴스 서비스 개편 진행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과 관련해서는 ‘실검’의 순기능을 살려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여민수 공동 대표는 “재난 등 중요한 사건을 빠르게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이라며 “실시간 서비스에 대해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실시간’이 가져오는 파장이 커 실검을 개편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사용자의 검색어 트렌드를 보여주는 순기능을 유지할 거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 전반의 개편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여민수 공동 대표는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플랫폼 준비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다. “지금은 사용자들이 미디어를 자기 손안에서 재창조하는 시대이며,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블로그나 브런치에 쓰이는 글도 같은 의미로 미디어로 재창조되고 있고,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이 재구성하는 서비스를 생각 중”이라는 게 카카오의 서비스 뉴스 서비스 개편 방안이다.

| 현재 다음 뉴스 서비스는 메인 페이지에서 정해진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지금처럼 ‘다음’ 메인에서 정해진 뉴스를 보여주는 대신 이용자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겠다는 얘기다. 뉴스와 다른 콘텐츠의 구분 없이 이용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에게 언론사 선택 권한을 제공한 네이버보다 더 파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처럼 근본적인 뉴스 서비스 개편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이 최근 이슈로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인의 명예 훼손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최근 사건으로 결단을 내린 게 아닌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바뀌는 타이밍에 서비스 개편 방향을 발표하게 됐으며,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에 포털의 의무가 뭔지 고민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 실질적 효과는?

뉴스의 댓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포털사의 정책이 표현의 자유를 해치진 않을까. 이에 대해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포털 플랫폼이 뉴스 서비스 댓글을 없애는 것은 인터넷 실명제와 달리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선택으로 봐야 한다”라며, “구글이 (인링크 방식의) 직접적인 뉴스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듯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 댓글 폐지는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악플에 대한 판단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담은 비판적 의견을 표현한 것만으로 공론의 장을 해친다는 관점에 동의할 수 없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표현은 규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카카오의 서비스 개편이 미칠 효과는 어떨까. 이에 대해 모 온라인 언론사 어뷰징 담당자는 “다음 검색은 갱신 알고리즘이 너무 느려서 실검에 대응해봤자 트래픽도 안 나오고 1년 반 전부터 다음 실검에 대응을 안 했다”라며 “카카오 혼자 실검과 댓글을 막는다고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네이버는 댓글 서비스 및 실검 개편 방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네이버 관계자는 “(카카오의 발표와 관련해)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뉴스 댓글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사에 선택 권한을 준 상태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오늘 진행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실검 토론회에서 나오는 의견을 살펴 입장을 내놓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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