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리얼 8K TV 논쟁’ CES 2020에서 종지부 찍나

2019.11.21

OLED TV와 QLED TV,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일부 사람들은 QLED TV가 OLED TV와 많은 부분이 비슷해 보인다고 하지만, 이 두 기술은 완전히 다르다. 두 기술을 대표하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최근 ‘8K TV 해상도’ 공방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다. OLED TV와 QLED TV는 무엇일까.

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의미하는 OLED TV는 픽셀이 자체 발광한다. 픽셀이 꺼지면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검은색이 기본이다. OLED TV가 무한대 명암비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이자, 검은색이 사실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QLED TV는 사실 LCD TV다. OLED TV와 다르게 픽셀은 측면이나 후면에서 빛(백라이트)를 쏘아야 발광한다. 종이 조각에 빛을 비춰야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QLED TV도 마찬가지다. Q는 짐작할 수 있듯이 양자(퀀텀닷)을 의미한다. 퀀텀닷은 QLED TV를 구성하는 많은 층 중 하나를 형성하는 필름에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시야각을 향상시키는 시트지와 편광판 등을 포함한다. 즉, 현재의 QLED TV는 LCD TV와 비교해 밝기와 색상을 향상시키는 퀀텀닷 층을 추가한 LCD TV다. OLED TV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두껍고 돌돌 말리는 롤러블 형태를 만들기도 어렵다.

| 자체발광하는 8K TV LG전자 ’88OLEDZ9′

| 삼성전자 8K TV ’75Q900RB’, 최대 밝기가 강점이다.

그렇다면, OLED TV보다 QLED TV가 우수한가? OLED TV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가장 밝은 QLED TV만큼 밝지 않다는 점이다. OLED TV는 HDR 콘텐츠를 재생할 때, 콘트라스트를 높여 이미지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지만 QLED TV에는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 8K TV ’75Q900RB’의 최대 밝기는 1500니트이고, LG전자 ’88OLEDZ9’의 경우 719니트다. 그러나 이는 좀 더 선명한 색상을 의미하는 단순히 더 많은 채도일 뿐이다. 또 밝기를 지나치게 높이면 밝은 부분의 빛이 가장자리 부분의 어두운 부분으로 번지는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리얼 8K TV 기준은

가장 좋은 예는 검은색 배경에서의 촛불 불꽃이다. 각 픽셀이 자체의 빛을 생성하기 때문에 OLED TV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QLED TV의 각 픽셀을 통해 빛나는 빛을 제어하기가 어렵다. 검은 우주를 찍은 영상을 QLED TV에서 보면, 마치 TV를 꺼놓은 것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8K TV 해상도 공방이 불거진 지점은 바로 여기다. 8K TV 시장에 OLED를 내세운 LG전자는 지난 9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 “QLED를 쓴 삼성전자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12%로 국제 표준 기준(50% 이상)에 미달하는 가짜 8K”라며 “QLED TV는 후면에서 빛을 쏘아야 하는 LCD TV로 화질 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가 떨어진다”라고 공세를 폈다. 화질 선명도는 디스플레이가 흰색과 검정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값으로, 흰색과 검은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화질 선명도 값이 커진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제시한다.

| LG전자는 화질 선명도 값이 높을수록 정확한 색상 디테일을 구현해 콘텐츠 제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는 1927년 발표된 아날로그 TV 시절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개념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라며 “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화질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50% 이상이어야 한다”라고 정의하면서 LG전자에게 다소 유리하게 흐르는 모양새다. CTA는 9월17일(현지시각) “8K TV의 기술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소비자가 식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8K 인증 기준’을 공개했다. ▲해상도 ▲화질 선명도 ▲프레임 레이트 같은 기준을 제시했고 최소 50%의 화질 선명도 값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LG전자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 8K TV 화질을 비판한 근거였다.

| CES를 주관하는 CTA의 8K TV 인증 프로그램

CTA 인증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순 없다. 왜냐하면 글로벌 기업 2천여 곳을 회원사를 둔 CTA의 위상을 감안할 때 북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베스트바이 등 북미 주요 유통체인에 제품을 공급할 때 CTA 인증이 큰 도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TV 시장에서 CTA 인증 로고가 없으면 주요 유통매장에 입점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며 “북미 최대 유통체인 베스트바이도 통상적으로 신제품이 전시되는 4월부터 ‘CTA 8K UHD’ 인증 로고를 부착한 8K TV를 판매할 예정이다”라며 CTA 인증의 중요성을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8K TV 지역별 판매 비중 전망치(수량기준)’를 보면 북미 지역은 올해 25.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2020년 36.3%, 2021년에는 40.2%까지 확대된다.

CES 2020, 리얼 8K TV 격전장

|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QLED 8K’ 98형을 처음 공개했다.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0’을 CTA가 주관하는 만큼, 이 인증 로고 없이 8K TV를 내세워 전시하는 데 힘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는 한 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트렌드를 알 수 있는 행사다. TV는 CES의 대표 선수 중 하나다. 작년 이 행사에 참여한 주요 TV제조사 대부분은 8K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해 일본 소니, 중국 샤프, 하이얼, 하이센스 등이 8K TV를 전시관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작년에는 8K TV 기술을 평가하는 특별한 기준이 없었다. 제조사가 8K TV라고 주장하면 그만이다. 내년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TV제조사들은 CES에서 신제품을 처음 선보이고, 3-4월 신기술 도입이 빠른 북미 시장에 우선 출시하는 관례에 미뤄 CTA의 ‘8K UHD’ 인증 프로그램은 다양한 ‘8K TV’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는 CES 2020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과 디지털 이미지/사진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 올레드 TV는 CES 2020 혁신상 3관왕에 올랐다.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래드 R’은 지난해 CES 혁신상에 이어 올해 최고혁신상을 연속으로 거머쥐었다. 또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는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과 디지털 이미지·사진 부문에서 각각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도 TV 부문에서 9년 연속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어떤 제품이 수상을 했는지 목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섬전자 관계자는 “신제품은 CES 주최사인 CTA와 함께 엠바고를 걸어서 CES 혁신상 수상 제품이라도 구체적인 제품명을 노출하지 않고, 실제 행사를 진행할 때 공개한다”라고 말했다. 화질 선명도가 최신 디스플레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할지 그렇다면 CES 혁신상 제품의 화질 선명도 값 변화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편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은 8K TV 대중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TV 화질 세대 전환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촉발했다. 일본은 올림픽을 통해 8K 시험 지상파 방송을 추진한다. CES 2020에서의 CTA 8K UHD 인증을 받은 8K TV 경쟁은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사전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 내년 TV업계 격전지는 8K TV가 유력하다.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8K TV 시장 규모는 올해 16만6700대에서 2023년 303만96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aspe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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