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택시 반대에도…우버 ‘흥한’ 호주는 지금

2019.12.05

“호주 정부는 이용자 편익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어요. 다양한 이동수단의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 겁니다.”

미치 쿠퍼 호주·뉴질랜드(ANZ) 대외정책 총괄은 12월4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시드니에 위치한 우버 호주법인에서 열린 우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20여명의 한국과 홍콩, 대만 기자단이 참석한 가운데 ‘도심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정책 변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우버는 택시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버가 호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 과정에 대해 공유했다.

호주는 어떻게 우버를 받아들였나

우버는 2012년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으로 호주에 첫 발을 디뎠다. 이를 발판으로 2014년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유상운송하는 ‘우버엑스(UberX)’를 선보였다. 택시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초기에는 호주 정부도 우버엑스를 제재하려 했지만 적발 자체가 쉽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택시업계가 받을 타격과 더불어 △탄력요금제 △안전 등 승차공유가 호주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에 독립적인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성,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결론적으로 이용자 편익을 위해서는 우버가 필요하다고 봤다. 교통체증 해소 및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다만 택시업계가 우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도 분석했다.

2015년 호주 수도준주(ACT)는 우버를 법제화했다. 이와 함께 기존 택시면허에 부과하던 세금 수준을 낮추는 등 택시 관련 규제를 손질했다.

시드니를 관할하는 뉴사우스웨일즈(NSW)도 같은 해 우버를 제도권 안에 들였다. 2018년부터 우버를 비롯해 택시, 렌터카 등 여객운송사업자들에게 이용 건당 1호주달러를 부담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5년 동안 2억5천만달러 상당의 ‘산업 적응 보조 기금’을 마련, 택시종사자 등에게 쓸 예정이다.

쿠퍼 총괄은 호주 정부가 ‘이용자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이동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퍼 총괄은 “호주 주정부는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라며 “우리와 함께 ‘스마트’한 규제를 같이 논의하고 만들어 나갔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바에 초점을 맞추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교통 관련 규제·관리를 전담하는 ‘P2P 위원회(Point To Point Commission)’가 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포함해 택시와 승차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을 관장하는 일종의 ‘콘트롤 타워’다. 이처럼 규제·관리 관련 창구가 일원화돼 있는 경우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 통일성 있는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마지 오스먼드 호주 관광·교통포럼(TTFA) 최고경영자(CEO)는 “호주는 도시를 쉽게 여행할 수 있다. 이동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고, 유연한 자세로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택시업계는 여전히 우버에 반발하고 있다. 우버로 인해 택시면허 가격이 떨어지고, 수입도 줄었다며 호소한다. 지난 5월에는 택시 및 렌터카 사업자 6천여명이 우버를 상대로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들은 호주가 우버에 진출한 2012년 당국의 승인을 받기 전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불법영업’이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쿠퍼 총괄은 “매번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투명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문제점을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버가 택시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에서 승차공유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로 택시산업도 함께 성장했고, 이를 통해 교통업계의 ‘파이’ 자체를 늘렸다는 것이다. 로이 모건 조사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승차공유 시장 규모는 6.6%에서 21.5%로 증가했고, 택시의 경우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에이미 포트빈 우버 북아시아 대외정책 총괄은 “시장에는 많은 플레이어가 있다. 우버는 경쟁이 있어야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로 인해 호주 택시업계도 자체 앱을 만드는 등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